HOME > 칼럼 > 칼럼

[성기노 편집장 칼럼] 마스크 쓰는 아이들

성기노 기자 |2020-01-02 18:52

카카오톡 공유하기 이미지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이미지 네이버 공유하기 이미지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초등학생인 딸아이는 요즘 외출 할 때면 으레 마스크부터 찾는다. 심지어 집안에서도 마스크를 쓰려고 한다. 일본인 엄마가 어릴 때부터 마스크를 쓰라고 해서인지 그냥 버릇처럼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일본인들은 봄철 꽃가루 때문에 마스크 쓰는 것이 거의 일상적일 만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한다.

 

최근 들어 한국에서도 마스크를 쓰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면서 착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마스크 착용을 어색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가끔 답답하다며 내가 타박을 해도 딸아이는 이제 마스크는 내 몸의 일부에요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그럴 때면 한편으로 서글퍼진다. 아이들이 공기와 자연을 마음껏 호흡하지 못하고 마스크로 자연과 자신을 차단하려는 것은 아닌지.

 

무엇보다 아이들의 '암울한' 미래가 머릿속에 떠올라 마음이 더 무겁다. 우리 세대에서야 그런 환경재앙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지금의 아이들이 어른이 됐을 때 어쩌면 '방독면' 쓰는 것이 일상적으로 받아들여 질 만큼 세상이 온통 잿빛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자연을 깊이 들여다보라. 그러면 모든 것을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지만, 이제 그 말은 더 이상 우리 삶에 유효한 조언이 아닌 것처럼 들린다. “자연과 가까워지면 병과 멀어지고 자연과 멀어지면 병과 가까워진다는 옛말이 점점 무거운 현실로 다가온다.

 

지금 어른들 세대는 흙을 밟고 자랐지만 요즘 아이들은 그럴 기회가 거의 없다. 딸아이가 어릴 때 고궁에 데리고 갔더니 마당에서 하루종일 흙만 만지고 장난치던 장면이 떠오른다. 그만큼 요즘 아이들은 자연을 그리워한다. 인간은 본래 자연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일종의 자연 회귀본능이 아이들을 자연스럽게 흙장난으로 이끌었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대인들이 자연에서 멀어지게 되면서 가장 피해를 가장 많이 입게 된 연령층이 바로 어린이들이라고 지적한다. 소아청소년 우울증, ADHD, 왕따, SNS 중독 등회색빛 도시에서 태어나 시멘트로 된 사각형의 보금자리를 삶의 터전으로 성장하는 요즘의 아이들에게 각종 정신과적인 문제들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어떻게 보면 자연이 결핍된 데 따르는 후유증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미국의 아동교육 전문가 리처드 루브는 <자연에서 멀어진 아이들>이라는 책에서 이 같은 현상을 자연결핍장애(NDD, Nature Deficit Disorder)’라고 명명했다.

 

자연을 가까이 하는 것만으로도 인간에게는 최고의 힐링이자 건강보약이다. 가벼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도 자연을 가까이하는 것만으로도 상태가 얼마든지 호전될 수 있다고 한다. 세로토닌이 뿜어져 나오는 햇빛을 쬘 수 있고, 사시사철 나무들이 발산해내는 피톤치드를 마음껏 마실 수 있고, 오감을 자극하는 흙을 만지고 디딜 수 있는 자연은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이다.


답답한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흙과 함께 자연을 마음껏 호흡하는 아이들이 많아지도록, 어른들부터 자연으로 돌아가도록 노력해보자. 


저작권자 ⓒ건강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작성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