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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 편집장 칼럼] 나도 자연인이 될 수 있을까?

성기노 기자 |2019-12-2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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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트클립코리아)


 

최근 들은 얘기 중에 충격적인 것이 있다

 

빌거또는 빌거지빌라 사는 거지. “월거지월세 사는 거지. 오래전에는 휴거란 말이 중고생들 사이에 유행해 화제가 됐다고 한다. “휴거는 주택공사의 임대아파트 브랜드인 휴먼시아에 사는 거지. “이백충도 있다. 월수입 200만원인 사람을 비하하는 말이다. 200만원 정도는 벌어봐야 '벌레'일 뿐이라는 다분히 차별적이고 모멸적인 감정이 녹아들어 있다.

 

우리 시대의 가난은 더 이상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흙수저로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천형이 돼 버렸다.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 못한다고 했지만, 빈부격차는 빠르게 우리 사회에 자리잡아가고 있다. 개천에서 용이 나던 시대는 지났고, 개천에는 이제 미꾸라지들만 우글거린다. 용이 나는 자리는 서울 시내 목 좋은 곳에 선민들이 진을 치고 있다.

 

돈이 없으면 사람대접도 못 받는 세상이다. 벌금형을 선고받고 벌금을 낼 형편이 못돼 교도소에 갇히는 사람이 해마다 4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죄질이 나쁘거나 재범의 우려가 있는 사람들이 벌을 받는 곳이 교도소다. 그런데 벌금 낼 돈이 없는 사람들은 가벼운 죄를 짓고도 범죄학교로 불리는 교도소로 내몰리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이 더 불행하다는 통계지표는 우리나라에서는 차고 넘친다. ‘소득 최하위계층의 자살률이 평균보다 최대 2.73배 높다고 한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8 자살실태조사결과를 보면 ‘2017년 기준 국내 평균자살률이 인구 10만 명당 66.4명으로 의료급여대상 계층의 자살률이 평균 자살률보다 2,7배 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난을 견디지 못해 죽음을 택한 사람들이 해마다 늘어나는 것이다. 가난 때문에 목숨까지 놓아야 하는, 불안정한 환경에 처해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빈곤이라는 단어는 인간이 물질문명의 발달과 함께 만들어낸 말이다. 자급자족 사회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물질적으로는 어려웠지만 그것을 고통으로 여기지 않았고 삶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물질적으로 어려웠으니 빈곤이라 할 수 있겠지만, 이 빈곤의 개념은 상대적인 것이었기 때문에 모두가 그렇게 가난하다고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근대화와 물질문명이 인류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면서, 혹은 좀 먹으면서 에 대한 절대평가가 이뤄졌고 이것이 개인의 행복과 불행을 판단하는 잣대가 돼 버렸다.

 

우리가 인식하는 풍요 또한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물질의 풍요를 누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희소성을 둘러싼 정신없이 빠른 경쟁 세계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난해 한 통계를 보면 자신이 상류층이라고 생각한 응답자는 0.3%에 불과했다. 자신이 중산층에 속한다고 보는 사람은 10명 중 3(29.9%)도 채 되지 않았다고 한다. 반면 하류층이라고 답한 사람은 43%로 더 많았다. 한번 가난해지면 평생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고 대답한 사람은 10명 중 6(58.1%)이었다.

 


우리가 바라는 풍요로움은 과연 무엇일까. 원시시대의 자급자족 시대로 되돌아가자는 말이 아니다. 물질의 부족함을 넘어서는 마음의 풍요로움을 되찾자고 한번쯤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요즘 TV에서는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원래 MBN에서 제작해 1주일에 한 번 방영하는 것이지만, 여러 케이블TV에서 이 프로그램을 사들여 시도 때도 재방송을 내보내고 있지만 그래도 엄청난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을 즐겨본다고 한다2012년 8월 첫 방송된 '나는 자연인이다'는 야생 체험을 통해 삶의 의미를 깨닫는다는 모토로대자연 속 힐링 여정을 담아내며 '착한 교양열풍을 불러 일으켰다방송은 자연으로 회귀하고 싶어하는 현대인들의 로망을 진솔하게 풀어내며 '국민 힐링 교양'이자 아재 최애 프로로 자리매김했다.

  


중장년, 특히 남성 시청층의 꾸준한 호응과 함께 10, 20대 유저들이 대부분인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계정에서도 일명 '레전드(Legend) 자연인 짤'이 재생산, 확산되며 소위 '먹히는' 프로그램으로 통한다미국 등 해외 교포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물질문명의 풍요로움 속에서 허덕이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동경하는 것이 바로 자연인이다. 그 자연의 갈증을 이제는 텔레비전에서만이 아니라 각자의 삶 속에서 똑같은 프로그램을 하나씩 만들어보는 것으로 풀어보면 어떨까. 자연건강in이 조연출을 담당해 열심히 뛰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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