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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 편집장 칼럼] [작은밥상] 단식의 장단점과 한계 집중분석

성기노 기자 |2019-11-2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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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단식은 인류 역사에서 해독 요법으로서 아주 유용하게 이용됐습니다. 또한 약을 먹는 게 아니라 음식을 끊는자연치료법으로 가장 오래 사용된 것이 바로 단식입니다. 영미권에서는 저녁을 먹고 다음 날 아침까지 단식(fast)한 것을 깬다(break)는 의미로 아침 식사를 ‘breakfast’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사실 음식 먹는 행위를 중단하는 단식은 아주 오래 전부터 정신과 영혼에 낀 찌꺼기를 벗겨내고 자신의 몸을 신성하게 만드는 일종의 의식 같은 것이기도 했습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파라셀수스, 예수 그리스도, 석가모니, 마하트마 간디, 마틴 루터 킹 목사 등 수많은 철학자나 종교 지도자 등이 자신들의 수행을 위해 실천했던 대표적 방법이 바로 단식입니다.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도 질병 치료와 건강 유지를 위해 단식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동물들도 병에 걸리면 자연치유력을 높이기 위해 본능적으로 단식을 한다고 합니다.

 

단식은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는 완전 단식부터 고형 음식은 피하고 과일과 채소를 갈아서 마시는 주스 단식, 허브차를 마시는 단식까지 다양한 방법이 전해져 옵니다. 이 방법 모두 비슷한 해독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흔히 단식을 하면 일시적으로 두통, 피로, 피부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내 사라집니다. 만약 이런 증상이 지속되면 일단 단식을 멈추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단식은 해독 정화기능이 있기는 하지만 저체중인 사람, 만성 피로에 시달리는 사람, 면역력이 낮은 사람, 심장 박동이 약한 사람, 저혈압이나 부정맥이 있는 사람, 추위를 잘 타는 사람, 모유 수유 중인 산모나 임신부, 수술 전후에 해당하는 사람, 암이나 위 십이지장 궤양 등이 있는 사람, 만성 영양소 결핍증에 걸린 사람 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자신의 몸에 평소 이상한 징후가 발견된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특정질병 치료를 위한 단식에 들어가야 합니다.

 

또한 단시간에 살을 뺄 목적으로 하는 단식은 좋지 않다고 합니다. 단기간의 체중 감소는 수분이나 근육량이 줄어든 결과일 뿐 체지방이 빠지는 게 아닙니다. 무리한 단식으로 뺀 살은 나중에 요요 현상으로 다시 찌거나 오히려 처음보다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사실 우리들에게 단식이란 말은 이런 건강 기능적 측면보다 정치적 의미로 먼저 인식됩니다. 엄혹했던 전두환 정권의 독재정치에 항의해 당시 야당 지도자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83518일부터 23일간 단식 투쟁을 벌였습니다. 김 전 대통령 단식은 민주화 투쟁에 불을 불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199010월 김대중 전 대통령(당시 평민당 총재)13일 간의 단식 투쟁으로 지방자치제 실시 약속을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두 야당 지도자의 단식 장면을 보면서 국민들의 머릿속에 단식은 건강기능적인 측면보다 정치적 저항수단으로써 각인되게 되었습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11월 27일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 천막에서

8일째 단식중인 황교안 대표를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



사실 단식은 정치인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투쟁 방식입니다. 최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목숨을 걸고 하겠다고 선언하며 단식에 들어갔다가 8일 만에 응급실로 실려가기도 했습니다. 황 대표의 단식 초입에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선거법 개정이라는 정당의 정략적 이해관계로 단식을 한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황 대표가 실려가면서 어느 정도 지지층의 결집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문제는 단식이 정치판에서 너무 자주 이용되면서 단식의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단식이라는 '정치적 행위'는 외국에서는 거의 보기 드문 저항수단입니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26개월 동안 정치인 단식은 5번이나 있었습니다. 6개월에 한 번 꼴입니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0148월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 씨의 단식 중단을 요구하며 10일 동안 동조 단식을 한 바 있습니다. 김영오 씨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46일 동안 단식을 했습니다. 역대 정치인 중 가장 길게 단식한 사람은 노회찬·심상정 정의당 의원입니다. 두 사람은 지난 2011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30일 동안 같이 단식을 했습니다.

 

이번에 황교안 대표가 단식을 중단했지만, 정미경 신보라 최고위원이 동조 단식에 들어갔습니다. 여차 하면 자유한국당 의원 108명 모두 단식에 나설 판입니다. 절대로 야당 의원들의 단식을 폄훼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단식을 수행으로 여기며 몸과 마음을 신성시하려 했던 정신적 스승들의 초심을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최근의 단식 열풍도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내 몸을 소중히 여기고 몸안에 쌓인 찌꺼기를 걷어내는 과정을 통해 정신의 정화도 함께 하는 것이 단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식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소박한 삶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짧은 기간에 살을 빼겠다는 의미로 접근한다면 일부 정치인들의 정략적 접근과 무슨 차이가 있겠습니까. 비움을 통해 채움을 만들어가는 독자 여러분들의 지혜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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