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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자살예방] "죽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성기노 기자 |2019-10-2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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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건강in에서는 [연중기획/자살예방] "죽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를 시작합니다. 우리나라의 자살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한 개인의 극단적 선택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큰 사회적 문제들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자살은 이제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함께 풀어가야 할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공통질병입니다.

 

먼저 우리가 처한 상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한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의 숫자가 얼마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일단 다른 사망이유와 한번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질병 외에 우리가 흔히 접하는 사망 원인 가운데 교통사고가 있습니다. 교통사고 사망자 숫자는 19753800명에서 19785천명, 19847천명, 19881만명을 넘어섰고, 199113429명으로 역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그 뒤 19981만명, 20028천명, 20145천명, 20184천명 이하로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2019년은 올해 말까지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3259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매일 10여명씩 교통사고로 숨져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살자 수는 얼마나 될까요? 지난해인 2018년 자살사망자는 13670명으로 2017년보다 9.7% 늘었습니다. 하루 평균 37.5명이 매일 극단적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교통사고로 명운을 달리하는 사람이 10명 미만인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많은 숫자입니다. 40여분마다 한 사람씩 매일 자살을 하고 있는 나라가 한국입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오명을 오랫동안 쓰고 있습니다. 한국은 2003년 이후 2016년까지 13년째 자살률 1위 국가였습니다. 그러다 지난 2017년 리투아니아가 OECD에 가입하면서 2위로 내려갔습니다. 리투아니아의 2017년 자살률은 24.4명으로 한국(23.0)보다 높았습니다. 리투아니아의 지난해 자살률이 집계되지 않은 현재 시점 기준으로 한국은 다시 1위 국가로 올랐습니다. 치욕스럽기까지 합니다.

 

지난 2015년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메르스 사태를 아실 겁니다. 2015520일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1224일 상황 종료될 때까지 메르스에 감염돼 사망한 사람은 38명이었습니다. 7개월동안 전염병에 노출돼 사망한 숫자가 매일 자살하는 사람 37명과 거의 동일합니다. 물론 누구나 감염돼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점에서 자살의 극단적 선택과 비교는 무리이지만, 국가 입장에서 보면 국민들의 사망이유의 하나로써 계산됩니다. 어떻게든 한 사람 한 사람의 아까운 목숨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내년 자살예방 예산은 289억원에 불과하다. 한해 1만3670명이 죽어나가는 질병에 대한 대처 치고는 너무도 열악한 예산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동물의 전염병 예방을 주목적으로 하는 농림축산검역본부의 한해 예산은 1934억(2020)입니다. 그렇다면 자살예방을 위한 보건복지부의 예산은 내년 한해 얼마나 될까요? 289억입니다. 이마저도 201799억에서 조금씩 늘어난 것입니다. 메르스같은 동물 전염병 예방에 쓰이는 예산이 2000억에 육박하는데, 그 희생자는 38명이었습니다. 작은 숫자는 아니지만, 한해 13670, 하루 37.5명이 죽어나가는 자살에 대한 예방예산이 289억에 불과합니다. 일본의 한해 자살예방 예산 7508(2017년 기준)과 비교하기도 민망한 수준입니다. 일본은 과감한 예산투입 덕분에 200632155명에서 201524025명으로 자살 사망자가 크게 줄었습니다.

 

바로 이것이 현재 국가가 자살을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정부는 지난 10월에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자살예방정책위원회를 신설해 첫 회의를 가졌습니다. 그 동안의 희생자수에 비하면 만시지탄의 위원회 신설입니다. 회의 결과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응급실 확대와 자살위험지역 선정등 자살예방 정책을 발표하였습니다. 현재의 자살자 수가 많은 것도 문제이지만 잠재적인 자살위험군도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자해와 자살시도로 응급실을 방문한 수가 201325,012명에서 201833,451명으로 최근 6년간 33%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한해 자살 시도를 하는 사람이 34만명에 이릅니다. 이렇게 급증하는 자살 시도자들은 죽음의 문턱에 더 가까이 있는 것입니다. 한국의 자살예방 정책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말해줍니다. 그래서 자살률이 높고 자살시도자의 방문이 많은 병원의 경우 지역 거점 자살예방 컨트롤타워 응급실로 지정하여 사후관리에 전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제 자살은 개인의 극단적 선택이 아닌 사회구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한국에서의 자살 상황은 이미 심각한 수준을 넘어선, 국가적 재난 상태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살자 수는 지난해보다 9.7% 늘었습니다. 앞서 살펴본 대로 내년에 자살자 수가 더 증가할 수도 있습니다. 자살 시도자가 해마다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래도 자살예방 예산은 동물전염병 예방 예산의 101 수준입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살의 원인 가운데 90%에 해당하는 이유가 우울증 등 정신질환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제 자살은 한 개인이 잘못된 선택을 하는 개념이 아니라 국가적으로 문제가 되는 국민 정신질병인 것입니다. 국가가 이 질병의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입니다.

 

최근에는 사회의학이라는 분야의 연구가 활발하다고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질병과 건강 관련 문제를 생물학적 기전을 넘어 사회적 현상의 하나로 파악하고자 학문입니다. 이제 자살문제는 단지 개개인의 극단적 선택이라는 차원을 넘어서 한국 사회가 처해진 사회구조적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그 관련요인을 규명해야 합니다. 최근 일본의 자살예방은 예산규모도 늘어나고 있지만 자살예방대책의 기본 가치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합니다. 2007년~2016년까지 10년 동안 일본의 자살예방대책은 "개인 대상 위기 대응모델"에 기반하였다면, 2017년부터는 명시적으로 "사회적 대책 마련을 통해 자살을 예방하겠다는 포괄적 지원모델"에 기반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제 우리 모두는 서로의 생명 지킴이가 돼야 합니다. 무엇보다, 자살은 예방 가능한 건강문제라는 사회적 인식의 확산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를 위해서는 우리 사회에서 생명의 가치와 존중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성찰과 각성이 필요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사회 각 영역에서 자살위기로 내몰리는 이들을 파악해 적절하게 지원할 수 있는 촘촘한 사회적 안전망과 연결망을 위한 지지체계도 마련돼야 합니다. 누가 합니까? 정부가 이제 신발끈 질끈 동여매고 자살시도자들을 벼랑 끝에서 구해와야 합니다.

 

자연건강in은 앞으로 이 자살문제를 연중기획으로 삼아 집중적으로 다루겠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숨이 소중합니다. 그들이 자살이라는 사회적 타살에 내몰리지 않게 자연건강in도 함께 하겠습니다.

 

그 누구도, 죽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자료=한국자살예방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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