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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③] 자살시도자 중 절반이 음주 상태, 술은 자살 충동을 불러온다

유주 기자 |2021-01-28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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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을 방문한 자살시도 및 자살사망 환자의 약 44%가 음주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과도한 음주는 인간의 이성과 자제력을 잃게 한다이는 자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음주 후 자살 충동을 더욱 크게 느끼고 실행에 옮기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중앙자살예방센터에 따르면, 2019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참여병원에 자살시도로 내원한 환자 21545명에 대한 분석결과 음주 여부가 파악된 대상자 중 절반이 음주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의 응급실 손상환자 표본 심층조사에 따르면 응급실을 방문한 자살시도 및 자살사망 환자의 약 44%가 음주상태였다고 한다. 미국 질병관리본부의 사망률보고서에서도 자살자 중 혈중알코올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사람이 33.2%에 달했다.


독일에서는 음주와 자살시도의 연관성에 대해 좀 더 면밀한 조사가 이뤄졌었다. 독일 뉘렌베르그 지역에서 5년 동안 자살시도자 1921명의 자료를 수집했고, 이 자료를 토대로 자살 시도 시점에서 술을 마셨는지(술은 마신 직후인지), 알코올 중독 장애가 있는지를 각각 분리해서 보았다. 1921명 중 자살 시도 시점에서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은 1299, 마신 사람은 622명이었다.

자살시도 당시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 중 알코올 중독 장애가 없는 사람은 1211, 알코올 중독 장애가 있는 사람은 88명이었다. 자살시도 당시 술을 마셨으나 알코롱 중독 장애가 없는 사람은 379, 알코올 중독 장애가 있는 사람은 243명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살 시도 당시의 음주 여부와 상관없이, 자살 시도자 1921명 중 알코올 중독 장애가 있는 사람은 331(17%)으로 나타났다. 알코올 중독 장애가 없는 자살 시도자는 1590명이었으며, 그 중 자살 시도 당시 술을 마신 사람은 23.8%에 달했다.

연구자는 이 분석을 통해 알코올 중독 장애가 있는 사람이 술을 사는 행위 자체가 매우 빈번하기 때문에, 구입 행위 중 어느 때가 자살 시도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지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들의 알코올 구매를 막기 위한 수단을 찾기 보다는 술 절제 프로그램을 통해 자살시도를 예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알코올은 뇌의 이마엽과 변연계를 자극해 이성적이기보다 충동적이고 감정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로 인해 술이 충동적인 자살 위험성을 높이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음주 상태의 자살에 대해서는 재해 혹은 상해사망 보험금 지급 여부를 두고 보험사와 유족들 사이에 분쟁을 벌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끊는 일, 즉 자살은 보험사에서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한 사망사고로 보아 사망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무조건 자살이라고 해 사망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것을 아니며, 보험약관규정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자살이라 하더라도 사망보험금이 지급되는 경우가 있다.

생명보험에서 지급되는 일반사망보험금은 보험가입 후 2년이 지난 자살사고의 경우, 자살 여부와 관계없이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재해사망보험금 또는 상해사망보험금은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 즉 고의성이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만 보험금을 지급한다.



  (출처=손해사정포유)


이렇듯 원칙적으로는 보상대상에서 제외되지만 사고발생 당시, 사망자가 과도한 음주 또는 정신질환 등으로 인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 자살사고라 하더라도 재해(상해)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한 사망자의 경우 음주 후 9층 높이의 자택에서 추락해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었고, 유족은 보험사에 사망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에서는 단지 자살사고라는 이유로 지급을 거절했다. 과거 병원 치료사실 등을 확인한 결과 사망자는 생전에 우울증과 알코올의존증 등으로 병원치료를 받은 사실이 있었고, 사망자의 주거지 내에서 술병이 발견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사망자는 사고 당시 심신상실로 인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것을 입증하는 근거자료를 제시했고, 보험사에서는 최종적으로 상해사망보험금 1억원을 지급했다고 한다. 그러나 대다수 자살 사망자의 유가족들은 죄책감 등의 감정으로 인해 적극적으로 사망보험급 청구에 나서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자살시도자들 중에 음주 상태에 있는 경우가 많은 이유는, 이들 상당수가 정신건강에 장애를 앓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다. 국내 심리 부검에서 밝혀진 바로는, 자살자의 약 88%는 우울증 등의 정신 장애가 있었고, 이중 적절한 치료를 받은 경우는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알코올 중독 환자의 자살에는 높은 우울감이나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질환과 관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알코올 중독 환자가 다른 정신질환이 있다면 빨리 발견해 대처해야 할 것이다. 마인드힐 심리치유센터 오동열 원장은 우울증이 심각한 경우 더 많은 음주를 일으키고 자살생각도 더 많아질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 대처능력을 향상시키고 음주 상황에서도 술을 절제할 수 있도록 인지재활과 자기애, 자존감 향상 등을 치료를 통해 도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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