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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순서요법 ④] 채소→반찬→밥 다음은 꼭꼭 씹기

성기노 기자 |2021-01-2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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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한 회사 사원 식당의 식단을 소개한 책이 주목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 사원 식당의 메뉴를 파는 식당이 오피스 가에 문을 열었는데, 그곳에는 테이블마다 타이머가 놓여 있어 밥을 먹을 때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 재어볼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시간을 재서 식사를 하다 보면, 자신의 식습관 패턴을 잘 알 수 있다. 그리고 먹는 시간을 의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 수 있다.

 

식사순서요법을 실천한 사람들 가운데 배운 대로 식사순서를 지켰지만 혈당치는 변함이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들의 식사패턴을 전문가들이 상세히 관찰해봤다고 한다. 그리고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모두 밥을 급하게 먹고 있었던 것이다. 매일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짧은 점심 시간 동안 밥을 물마시듯 빨리 먹는다. 빨리 먹고 일터로 돌아가는 것이 마치 일을 잘하는 사람들의 특성인양 생각하는 풍조도 여기에 한몫하고 있다. 실제로 식사순서를 지키는 것보다 식사 조절 시간이 더 어렵다고 말하는 체험자들이 많다.

 

오랫동안 몸에 익은 습관은 서서히 고쳐가는 수밖에 없다. 타이머까지는 못 챙기더라도 식사 시작 시간과 다 먹은 시간을 체크해서 한 끼를 먹는 데 총 얼마나 걸렸는지를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채소 메뉴를 먹기 시작한 시각에서 적어도 10분이 지난 후에 밥을 먹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목표치이므로 처음에는 어제보다 조금 더 천천히 먹는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다.

 

집에서 밥을 먹을 때는 채소를 전부 다 먹고, 주요리를 반쯤 먹은 후 밥공기에 밥을 담자. 처음 식사할 때부터 밥공기에 밥이 담겨 있으면 그것도 유혹이 될 수 있으니 아예 중간쯤에 밥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시간을 꽤 늘릴 수 있다. 그리고 의식적으로 꼽꼽 씹으려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천천히 먹게 된다. 꼭꼭 씹는 습관은 건강의 여러 가지 측면에서도 좋다.

 

5분 이상 꼭꼭 씹기를 하면 혈당치의 급상승을 막을 수 있다. 당뇨병 신약으로 인크레틴이 주목받고 있다. 인크레틴은 소화관에서 분비되는 혈당치에 작용하는 호르몬을 총칭하는 것으로 췌장의 베타 세포에 작용하여 인슐린 분비를 촉진한다. 또 인크레틴의 일종인 GLP-1은 혈당을 상승시키는 호르몬(글루카곤)의 분비를 억제하여 혈당치를 저하시키고, 포만감을 느끼게 하여 식욕을 억제하는 등 식후 혈당치의 급상승을 막는 작용을 한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음식을 꼭꼭 씹어 먹을수록 GLP-1의 분비가 촉진된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일본의 오우대학 의학부 부속병원 내과의 에토 마사아키 교수는 2010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개최된한 학회에서 다음과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평균 연령 37±2세인 남성 11, 여성 11명을 대상으로 음식 한 입을 5회씩 씹어서 20분간 식사한 결과, 한 입을 30회씩 씹어서 20분간 식사한 날 각각의 식전.식사 1시간 후의 GLP-1 농도를 측정했다. 식전의 GLP-1 농도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식사 1시간 후의 농도는 5회씩 씹은 날에 비해 30회씩 씹은 날이 약 30% 더 높았고, 중성지방은 30회씩 씹은 날이 5회씩 씹은 날보다 약 14% 낮았다고 한다. 많이 씹을수록 식후 혈당치와 중성지방 수치가 덜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이다.

 

5분 이상 꼭꼭 씹기를 하면 치매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음식을 꼭꼭 씹으면 치매 예방이라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치매는 뇌경색이나 뇌출혈에 의한 뇌혈관계 치매를 말한다. 나이를 먹으면 누구나 조금씩 뇌경색이 일어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뇌세포에 상처가 나 치매에 걸리기도 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꼭꼭 씹기가 뇌혈관의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이런 뇌혈관계 치매는 뇌혈관의 동맥경화로 유발된다. 음식을 많이 씹으면 턱 주변 근육을 많이 쓰게 되고 뇌로 가는 혈류의 순환을 돕는다.

 

결과적으로 뇌의 동맥경화 증상을 완화하고 치매도 예방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음식을 씹는 행동이 뇌를 자극한다는 주장도 있다. 음식을 많이 씹으면 침이 다량 분비되는데 침은 충치와 치주질환을 예방하고, 소화를 도와 위의 부담을 덜어주며, 구취를 예방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음식을 꼭꼭 씹으면 이 모든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밖에 과식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이는 꼭꼭 씹는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전이다. 천천히 오래 씹다 보면 많이 먹기도 전에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 자연히 음식 섭취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씹는 횟수는 식욕과도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밥을 먹으면 혈당치가 올라간다. 위장에 음식이 들어가면 소화 호르몬이 분비되어 포만감을 느끼게 되는데 음식을 먹는다고 곧장 혈당치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음식이 장까지 도착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음식을 너무 빨리 먹은 나머지 배부름을 느끼기 전에 이미 빵빵하게 부푼 배를 부여잡고 괴로워하거나, 속쓰림과 더부룩함 때문에 괴로워한 적이 있을 것이다. 천천히 먹으면 이런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

 

비만에 관한 한 연구에서 식욕과 뇌 속 히스타민과의 관계가 밝혀졌다. 히스타민의 농도가 짙어지면 식사량이 줄어들고 농도가 옅여지면 식사량이 많아진다는 내용이다. 히스타민은 뇌의 중추신경을 자극해 배부르다는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사카타 도시이에 일본 오이타 의과대학 명예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음식을 꼭꼭 씹을수록 히스타민이 많이 분비된다고 한다.

 

사타카 교수는 비만 치료를 위해 한 입 먹을 때마다 30회씩 씹도록 권장한다. 많이 씹으면 음식에 포함되어 있는 효과가 높아질 거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이 씹으면 음식에 함유되어 있는 영양소가 파괴되니 30회 정도가 적당한 횟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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