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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교수 ‘해심소’] 발표 울렁증, 도망가고 싶어요

관리자 |2021-01-20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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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Q:

안녕하세요. 친구들과 놀 때는 자신감 넘치고 활발한데 저는 큰 문제가 있어요. 울렁증인데 그래서 사회에서는 소극적이 되네요. 자신도 없어지고요. 직업이 영상 제작하는 일이라 클라이언트 만나서 아이디어 보고 회의가 많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대학교 때는 남들 앞에서 말을 잘 못하고 발표는 너무 떨려서 목소리가 덜덜 떨렸어요. 그걸 너무 고치고 싶었고, 창피해서 숨고 싶었고 발표 전날에는 잠도 못자고 당일 날에는 발표 전까지 우울하고... 그래서 대인 관계로 쉽게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분명 저들은 날 속으로 무시하겠지  하며 말입니다. 근데 꼭 이걸 이겨내고 싶었습니다. 맨날 바보 같아 보여서요. 인생 별거 있어? 라는 생각으로 어떻게든 노력하고 싶었어요.


직장을 잡고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이 울렁증을 고치려고 무지 노력했어요. 길거리 헌팅도 일부러 막 시도 해보고 회의 할 때도 주축이 되어 얘기하려 하고... 물론 떨려도 어떻게든 당당하게 잘 해보려고 했습니다. 그 덕분인지, 한동안 정말 제가 언제 그랬냐는 듯, 떨리지도 않고 정말 멀쩡히 회의를 하게 되었어요.


근데... 한 달 전부터 회의를 시작하는데 갑자기 고등학교 때처럼 사시나무 떨듯이 떨렸어요. 숨이 막히고... 죄송하다 양해 구하고 심호흡 한번 하고 다시 했는데 그 뒤론 잘 마쳤습니다.


그 뒤로 2~3번 클라이언트 회의를 했는데 회의 초반에 숨이 턱 막히고 숨이 안 쉬어지고 아무 말도 못 했어요. 이거 무슨 무기력증 같은 걸까요? 요즘 더욱 더 일에 자신이 없고 아무리 노력해도 잘 안 되는 거 같고 실제로 결과도 그런데 그래서 더 위축되어서 회의 때마다 이런 거 같아요. 최근에 연달아 3개의 PT가 떨어져서 그런 건지 더욱 더 자신이 없어지네요.


이제까진 일부러 회의 시작 전에 사적인 얘기를 시작하고 분위기를 차분하게 하고 회의를 시작하려 합니다. 그러면 안 떨리더라고요, 근데 지금은 이렇게 해도 회의를 딱 시작하면 숨이 가빠지고 떨리네요. 일이 두려워지고... 자신이 없어지고... 목소리는 떨리고... 다시 뭔가 아무 생각도 안 나고 도망치고만 싶어져요. 어떤 조언이라도 감사하게 듣겠습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A:

울렁증을 그동안 잘 컨트롤해오셨는데 한 달 전부터 불안 증상이 다시 시작되면서 고민이 커지셨군요. 학창 시절에 울렁증으로 힘들었던 때가 있었는데 스스로 생각을 바꾸면서 잘 대처했던 것 같아요. 대학생 중에 수업 시간에 해야 하는 구두 발표로 인해서 불안이 매우 심한 학생들을 만나곤 합니다. 선생님도 그런 경험을 했군요. 한편 불안 증상을 극복하려고 스스로 노력을 많이 하면서 담대하게 대처했던 것 같습니다. 


직장인이 되어서도 많은 노력을 해오셨네요. 길거리 헌팅 등 실제 행동 연습도 하고 스스로를 당당한 사람이라고 되새기면서 불안 증상을 극복하셨군요. 노력한 만큼 성과도 있어서 “떨리지도 않고 멀쩡히 회의를 하게” 되었고요. 회의 시작하기 전에 “사적인 얘기를 시작하고 분위기를 차분하게 하고” 회의를 시작하는 대처 방법을 효과적으로 사용해오셨네요.


그런데 이 방법이 지난달부터 효과를 내지 못하고 회의 초반에 “갑자기” 불안 증상이 나타나면서 떨리고 숨이 막히고 두려움과 함께 도망치고 싶은 충동이 생기면서 자신감 저하와 위축감을 느끼는 거군요.


지난 10년간 선생님은 직장에서 맡은 업무를 잘 해 온 덕분에 회사에서 인정받고 리더의 역할을 하면서 클라이언트와의 회의를 주도하고 사람들 앞에서 발표할 일이 자주 생기신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기대하는 업무의 질이나 양이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겠군요.


우선 한 달 전에 선생님에게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탐색할 필요가 있어요. 혹시 사회적, 환경적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감당하기 어려운 변화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겠어요. 예를 들어 클라이언트와의 관계 변화, 그들의 요구 변화, 동료와의 관계, 업무량의 변화, 또는 사적인 관계 변화나 요구 등. 이로 인해 발생한 불안한 생각이 신체 증상을 악화시키곤 하지요.


어떠한 불안한 생각이 존재하는지 찾아볼까요? 예를 들어 ‘내가 실수하면 그동안의 성과가 무산될 거야’ ‘기대한 만큼 잘해야만 해. 그렇지 않으면 인생 실패야’ ‘심호흡을 해도 소용이 없을 거야’ 등.


조언을 드리면, 최근에 사회 환경적 변화가 있었다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감당할 만큼의 업무나 관계에서 ‘한계(경계) 설정’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습니다. 자기주장이나 욕구 표현을 해야 할 때입니다. 더불어 불안한 생각을 긍정적 생각으로 바꾸는 연습과 함께 평소에 복식호흡과 이완 연습을 권합니다. 그럼에도 증상이 감소하지 않으면 전문가와 상의할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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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조성희교수

백석대 상담학 교수. 상담심리전문가이자 임상심리전문가로서 중독 문제 등에 변화동기 증진을 위한 동기면담을 적용하고 있는 심리상담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 도박 중독, 인터넷 관련 중독 등 정부에서 말하는 4개 중독 퇴치를 위해선 사람을 만나고 변화하도록 조력하는 중독 상담 실무자들의 육성에 힘쓰고 있다. <중독된 뇌 살릴 수 있다> 등 역저서가 다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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