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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플러그를 뽑아야 할까 ①] 코로나19시대와 비전력화

성기노 기자 |2021-01-1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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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비전화제품의 창시자는 일본의 후지무라 야스유키 박사다. 그는 오사카 대학에서 기초공학 박사를 받은 뒤 30년 간 1,000여개의 비전화 제품을 발명했으며, 과학기술청 장관상과 발명공로상을 받은 일본 최고의 발명가이다. 천식을 앓는 딸을 위해 공기청정기를 발명한 것을 계기로 어린이의 건강과 환경에 좋은 것을 만드는 발명가로 거듭 났다.

 

그는 에너지와 화학물질을 지나치게 사용해서 발생한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뛰어들었다. 2000년 봄, 전기 사용은 줄이고 행복지수는 높이는 비전력 공방을 설립하여 제품 개발 및 제자 육성에 힘쓰고 있다. 이후 서울시는 그의 아이디어를 한국에도 도입해 은평구 혁신센터 내에 한국형 비전화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20113.11 대지진을 경험한 일본은 원전에 대한 원초적인 두려움이 있다. 석유자원은 고갈되어 가고, 재생에너지 개발은 지지부진하다. 인류가 에너지 문제로 고통을 겪을 날도 멀지 않았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누려온 문명을 포기하고 원시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 후지무라 박사는 이런 에너지 문제를 둘러싼 전 지구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작은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그것이 바로 비전력화 프로젝트.

 

이것은 에너지 위기를 극복할 훌륭한 대안이다. 동시에 자연건강인이 추구하는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가치관과도 잘 맞아 떨어진다. 그가 발명한 비전화제품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자원을 소비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전기 위주의 방식에서, 전기를 배제한 채 자원과 환경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극적인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에너지 위기가 서서히 도래해옴에 따라 후지무라 박사는 에너지 사용을 참는 것은 고육책에 불과하다고 조언한다. ‘참는 것은 결국 오래 가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래 간다 해도 사람들을 불행하게 할 뿐이다. 그래서 후지무라 박사는 행복지수를 높이면서 전력소비량을 반으로 줄이는 방법을 제안했다. 그렇게만 된다면 에너지 사용을 참지 않고도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이것은 자그마한 궁리와 노력만으로도 가능하다. 후지무라 박사는 바로 그 자그마한 궁리를 우리들에게 제시하면서 에너지 위기를 대처하는 지구인의 대안 찾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세기는 전기 문명의 시대였다. 이전까지는 사람의 힘이나 증기 등을 주된 에너지원으로 사용했는데, 전기를 이용하게 되면서 인류의 생활은 급격하게 쾌적하고 편리한 방향으로 바뀌었다. 생활의 거의 모든 분야가 전력화되고 또 자동화된 현대 사회는 전기의 은혜를 가장 많이 누리고 있다. 지금 와서 그런 은혜를 부정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 전기를 부정한다는 건 사실 현실적이지 못하다.

 



후지무라 박사. (사진=비전화공방 서울)



다만, 우리가 쾌적함과 편리함에 너무 길들여져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 여름철만 되면 전기를 아끼자는 캠페인이 텔레비전에 등장할 정도로 우리는 엄청난 전기를 쓰고 있다. 이는 전기에너지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자원의 고갈과 지구온난화는 심각한 문제가 된 지 오래다. 오로지 편리함과 쾌적함만을 위해 에너지를 이렇게 무작정 쓰도 되는지, 다른 길을 찾아보아야 한다는 자각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후지무라 박사는 그 길의 하나가 바로 비전력화라고 생각한다. 20세기에 발달한 것은 전기공학뿐만이 아니다. 19세기 이전에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수많은 기술이 20세기에 탄생했다. 이 기술을 잘 활용한다면, 굳이 전력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편리하고 쾌적한 삶을 지속해나갈 수 있다.

 

빗자루나 압력솥처럼 예로부터 전해오는 지혜로운 물건을 다시 되살려보는 것도 좋다. 쾌적함과 편리함에 있어서는 이 물건들이 전기제품을 따라잡을 수 없다. 몸을 직접 움직여야 하는 게 귀찮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몸을 직접 쓰는 게 더 즐겁고 건강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경우도 많다. 공동으로 작업해야 하는 일이 늘어나서 따뜻한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점이다.

 

전력화와 비전력화, 어느 쪽이 좋고 어느 쪽이 나쁜가?’ 이런 식의 흑백논리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더 즐거운 쪽을 적절히 골라 할 수 있는방식으로 생각의 전환을 해보는 건 어떨까? 후지무라 박사가 말하는 비전력화의 개념은 힘들고 가난했던 옛날 방식으로 되돌아가는 게 아니라, 새로운 풍요로움을 되찾기 위한 선택의 하나로 추천을 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코로나19와 더불어 살아야 하는 세상으로 가고 있다. 코로나19는 그동안 인류가 환경을 파괴하고 생태계를 해치면서 발생한 자연의 역습이다. 이 코로나19 시대를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존의 삶을 연습해야 한다. 비전력화는 후지무라 박사가 거의 20여 년 전 처음 제기한 아이디어이지만 그의 혜안은 놀랍게도 2021년 가장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삶의 방식이 되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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