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입안에 침을 모아 삼키기’는 요가의 회진법이나 도교의 연진법 이외에 인진법(咽津法)이라고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침을 금진옥액(金津玉液)이라 한다. 금이나 옥과 같은 귀한 진액(津液)이라는 것이다. 침은 땀, 콧물, 눈물, 정액 등과 함께 체내의 기(氣)를 바끙로 빠져나가게 하는 것인데, 인진법은 침이 밖으로 배출되는 것을 막는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침은 음양(陰陽)이 만나면서 생기는 음양조화의 산물이라고 설명한다. 혀가 입천장에 닿은 것은 인체 앞쪽의 임맥(任脈)과 뒤쪽의 독맥(督脈)이 만나는 것인데, 이때 음양이 만나면서 생기는 것이 바로 침이라는 것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침은 정(精)의 새싹인데, 입에서 모이게 되면 정의 열매가 된다’고 표현했다. 사람의 정기는 신(腎)에 저장되어 있는데, 이 정기가 마치 수증기처럼 뒤쪽의 독맥을 타고 올라가 입에 모여 앞쪽의 임맥을 만나게 되면 마치 빗방울처럼 정의 결정(結晶)이 된다는 뜻이다.
침은 수승화강(水昇火降)이 되게 한다고 한다. 사람이 화가 났을 때 ‘심화(心火)가 치민다’고 하는 것처럼, 한의학에서는 정신적으로 긴장되고 피곤한 것을 심화(心火)라고 한다. 이 불(火)을 끄기 위해서는 바로 물(水)이 필요한데, 이 물을 신수(腎水)라고 한다. 침은 수분이다. 침은 불이 아니라 물이다. 따라서 이럴 때 침을 많이 삼키고 마시면 수화(水火)가 기제(旣濟)되어 정신이 바로 서게 된다고 한다.
인진법은 단전호흡을 하게 한다고도 한다. 인진법을 하게 되면 아랫배로 기운이 모아지게 되는데, 이 모아진 기운, 즉 단(丹)을 충실히 하면 할수록 점점 더 깊은 호흡, 즉 단전호흡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인진법은 오장(五藏)을 좋게 한다고 한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오장, 곧 감 심 비 폐 신의 도인법(導引法)에는 이 인진법이 등장한다. 예컨대 이를 일곱 번 부딪치고 침을 세 번 삼키면 신장에 좋고, 이를 아홉 번 부딪치고 침을 세 번 삼키면 심장에 좋다고 하는 식이다.
인진법은 생침의 분비를 활성화시켜 기혈순환, 신진대사, 피부회복, 노화방지 등을 통해 무병장수하게 해주는 좋은 방법이 된다고 설명한다. 다른 어떤 보약이나 건강식품에 못지않다는 것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인진법도 집신법과 같이 아침에 일어나거나 밤에 잠들기 전에 습관적으로 할 것을 권고한다. 그 횟수에 관하여는 다양한 주장들이 있으나, 그 숫자 자체에는 크게 의미가 없어 보인다. 혀로 입안을 핥을 때 이 안쪽과 이 바깥쪽을 기준으로 안팎이 구분되는데, 이 안쪽보다는 이 바깥쪽, 즉 이와 입술 사이를 핥아주는 것이 더 많은 침을 분비하게 한다고 한다.
고치법이나 집신법, 그리고 회진법이나 연진법, 인진법을 따로따로 설명하기도 하지만 대체로는 함께 실행하라고 권고하는 경우가 많다. 동의보감은 한나라 괴경을 소개하면서 그가 정(精)을 단련하기 위해 매일 아침마다 침을 삼키고 이를 쪼는 수행을 통해 120살이 되도록 기력이 좋았다고 설명한다.
또 동의보감 제 1권 내경편 ‘양생의 중요한 비결’(攝養要訣)은 이렇게 권고한다.
“황정경에서는 ‘사람이 오래 살려면 곤륜(崑崙)을 닦아야 한다’고 하였다. 이 말은 곧 머리를 많이 빗고, 손으로 얼굴을 자주 문지르고, 이를 자주 마주치고, 침을 늘 삼키고, 기를 정밀하게 닦아야 한다는 것이다.”
양생법(養生法)에는 단금법(段錦法)이라는 것이 있는데, 8 단금법, 12 단금법 등으로 불린다. 무식(武式) 팔단금과 문식(文式) 팔단금이 있고, 입식(立式) 팔단금과 좌식(坐式) 팔단금이 있다. 또 좌식 팔단금이 12 단금법, 16 단금법 등 여러 종류가 전해진다.
아침에 일어나서 하는 대표적 양생법의 하나인 ‘12 단금법’ 중에 치아를 두드리고 혀로 입천장을 쓸어 흐릿한 정신을 일깨우게 하는 방법이 있다. 요령은 똑같다. 아침에 일어나 가부좌 자세로 앉는다. 윗니와 아랫니를 36회 세게 부딪친다. 혀로 윗니의 뿌리부터 입천장을 24번 쓸어준다. 이때 생기는 침을 세 번에 나누어서 마신다. 횟수는 다양하다.
사람이 잠을 자는 동안에는 모든 신체의 조직이 이완되었다가 기침을 하면 다시 긴장을 하고 활동을 하게 된다. 이때에 윗니와 아랫니를 부딪치고 생침을 만들어내면 이완된 조직들이 더욱 탄력을 가지게 되고 정신이 집중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원리를 활용해 우리 선조들은 다양한 방법들을 실행해 온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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