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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교수 ‘해심소’] 엄마를 울렸습니다

관리자 |2020-12-0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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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Q:

엄마를 울렸습니다. 25살 아들인데 대학도 못 나오고 인문계 고졸에 생활비 버느라 경비업 일하면서 날밤도 새고 그러는데.. 엄마는 항상 주변 분들에게 좋은 아들이니 효자니 이런 말 하시는 게 솔직히 조금 부담됩니다.. 그리고 집에 오면 엄마한테 매일 의존하는 게 많아서 이대로 살다간 내가 발전이 없겠다 싶어서 엄마에게 나중 되면 독립하고 싶다. 엄마에게 의존하는 아들보단 혼자 크고 싶다하니깐 갑자기 우시네요.. 당황해서 왜 우시냐고.. 그러지 말라니깐 엄마가 '미안하다'면서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네요.. .. 오늘 엄마 가슴에 대못을 박았습니다.

 

A: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많은 아드님이세요. 엄마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 애써 온 자녀인 것 같아요. 어머니가 아들에게 의지하고 도움을 받으시는 부분이 큰 것 같고 더 나아가 아들이 어머니의 기대와 요청에 부응하시면서 살기 때문에 그 덕분에 어머니의 삶에서 큰 보람이 되고 있어 보입니다. 한편 언젠가는 누구나 부모의 곁을 떠나서 정서적으로 심리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독립하여 삶을 사는 것이 순리인 것 같습니다.

 

인간의 심리사회적 발달단계로 잘 알려진 에릭슨(Erikson)에 의하면 25세 연령대 사람들은 대인관계에서 친밀감을 확장하는 발달 과제를 가지는데 가족 뿐 아니라 타인들 예를 들어 직장, 지역사회, 종교 공동체, 학교 등에서 대인관계를 넓히면서 가치관, 인생관, 미래의 삶의 계획을 보다 구체적으로 가지게 됩니다. 많은 경우 이 시기를 전후하여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거나 직업을 가지고 경력을 쌓아가면서 사회적 정체성을 만듭니다. ‘친밀감형성 과제를 잘 성취하지 못하고 나이가 들면 자기 삶이 고립되어 있다고 느끼며 우울을 경험하는 결과를 맛보게 된다고 합니다.

 

가족치료로 잘 알려진 정신과의사 보웬(Bowen)에 의하면 원가족(부모, 형제자매 포함)과 친밀한 관계를 잘 유지하는 동시에 자신의 독립성을 잘 유지하는 것이 모두의 정신건강에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가족 구성원들이 정서적 문제에 덜 휩쓸리면서 동시에 친밀한 관계에서 감정적으로 충돌하지 않고 상호 교류하는 것을 강조합니다. 과도한 감정적 연결은 자녀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지요.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것은 원가족에 대한 정서적 의존으로부터 벗어나서 심리적으로 독립하여 가족 갈등과 관련된 감정을 잘 조절하는 것을 말합니다.

 

자기분화또는 가족분화라고 하는 용어가 있는데 개인이 원가족으로부터 심리적으로 정서적으로 독립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 생애를 걸쳐서 이러한 심리적 정서적 독립을 이루어 가는데 자기분화가 잘 된 사람은 주어진 상황에서 충분히 생각하고 자기가 믿는 바에 따라서 결정을 하기 때문에 어떤 문제에서든지 분명하게 자신의 입장을 말할 수 있습니다. 한편 분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자주적인 정체감이 부족해서 주변사람들에게 순종 또는 반항으로 반응을 보이면서 충돌하며 충동적으로 반응한다고 합니다. 자기분화는 성인이 되어서 이러한 감정 조절 기능에 지속적으로 도움이 되지요. 주변 사람들의 강렬한 감정에 끌려들지 않을 뿐 아니라 친밀한 관계에서도 자기 감정을 잘 조절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선생님은 어머니로부터 심리적, 정서적으로 독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어머니는 아직까지 준비가 안 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어머니 말씀으로는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라고 하시는데 슬픔과 후회감이 많아 보이세요. ‘성장 통증은 청소년 뿐 아니라 성인기로 접어든 자녀들도 경험하고, 동시에 심리적으로 자녀를 떠나보내는 부모들도 경험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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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조성희교수

백석대 상담학 교수. 상담심리전문가이자 임상심리전문가로서 중독 문제 등에 변화동기 증진을 위한 동기면담을 적용하고 있는 심리상담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 도박 중독, 인터넷 관련 중독 등 정부에서 말하는 4개 중독 퇴치를 위해선 사람을 만나고 변화하도록 조력하는 중독 상담 실무자들의 육성에 힘쓰고 있다. <중독된 뇌 살릴 수 있다> 등 역저서가 다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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