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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여행] 70여 년 헌책방의 역사가 남아있는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

유주 기자 |2020-11-2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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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동 책방의 모습을 담은 사진. (사진=유주 기자)


옛 정취가 그대로 남아있는 보수동 책방골목. (사진=연합)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서점 여행을 자신만의 여행 테마로 갖고 있을 것이다. 십수 년 넘게 글쟁이로 일했던 나 역시 마찬가지다. 어느 지역을 여행하던 그곳의 도서관과 서점은 눈에 띈다. 한 시골 마을에 취재 갔다가 시간이 비어 그 동네 도서관을 찾은 적이 있었다.


현지 주민만 출입이 가능한 곳이어서 들어가지 못하고 서성이는데 한 직원이 베푼 친절함으로 1시간 정도 한켠에서 책을 읽다가 나온 경험이 있었다. 그 정다움이 내겐 그 마을에 대한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여행도 역시 사람에 대한 기억이 남는 것이라는 진리를 다시 깨달았더랬다.


 

 보수동 책방골목 입구. (사진=구글)


종이책의 아날로그한 감성을 좋아한다면 부산의 보수동 책방골목을 들러보길 권한다. 이곳은 전국에 몇 남아있지 않은 헌책방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헌책이 풍기는 약간은 퀘퀘하고 큼큼한 냄새, 먼지가 묻어나는 책장과 종잇장, 그 느낌이 주는 감성은 그곳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대체 불가한 것이다.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의 역사는 70여 년 전인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6·25 전쟁 이후 부산이 임시수도였을 당시 수많은 피난민들이 내려와 부산에 정착했고, 학생들은 천막을 치고 그 안에서 수업을 했다. 전쟁 후여서 헌책조차 구하기 어려웠던 시절이다. 그 무렵 보수동 골목을 주변으로 노점 헌책방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며 지금의 책방 골목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마치 영혼이 서린 듯한 낡은 고서. (사진=보수동책방골목 홈페이지)



끝도 없이 쌓여있는 헌책들. 한권 한권에 얼마나 많은 글들과 생각들이 담겨 있을까. (사진=연합)


지금의 보수동의 모습은 그때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책방들 사이에 생긴 책방골목 사진관이 레트로 감성을 담은 사진으로 인기를 끄는 것도 골목이 당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이곳은 tvn<알쓸신잡>에서 유시민 작가와 유희열 작곡가가 흑백사진을 찍으면서 더 유명해졌다. 낡은 모습을 간직한 보수동 계단은 사진 촬영의 명소가 되었다. 내가 찾아갔을 때도 한 포토그래퍼가 커플 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헌책방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책방골목 사진관. (사진=유주 기자)



tvn<알쓸신잡>에 등장했던 책방골목 사진관. (사진=방송장면)



사진촬영 명소 보수동 계단. (사진=보수동 책방골목 홈페이지)


보수동 책방골목이 방송을 타며 더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이곳 상인들 입장에서는 단순 관광객들이 늘어나는 것은 달가운 일만은 아니다. 책을 사거나 팔거나 읽는 것으로 인한 실질적인 수익이 발생하진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방 내부 촬영은 책 구입후에 가능하도록 한 곳이 많다. 책방골목의 명맥을 유지해 가기 위한 궁여지책이기도 하다. 이곳을 방문한다면 단지 구경만 하지 말고 책 한 권 구입해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보수동 책방골목을 가려면 지하철 자갈치역에서 내려 국제시장 3번 출구로 나와 조금 더 걸어가면 책방 거리가 보인다. 국제시장, 깡통시장과 가까워서 이곳을 구경하는 길에 들러보면 좋다. 시장 풍경과는 또 다른 빈티지한 풍경을 만날 수 있어서 재미있다. 잠시동안 학창 시절의 나로 돌아갈 수 있는 추억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보수동 책방골목

부산광역시 중구 보수동1가 책방골목길

021-244-9668

http://www.bosubook.co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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