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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교수 ‘해심소’] "고학력 자녀들이 엄마를 무시합니다"

관리자 |2020-11-2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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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Q:

70대 여성입니다. 젊은 시절에 사회의 분위기와 가정 형편 등으로 학업을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그 한을 자녀 교육을 통해서 풀고자 온갖 정성으로 아이들을 길렀고 이제는 아이들이 고학력에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번번이 저의 무지함을 들먹이며 무시를 할 때는 정말 야속하고 화가 나고 이 나이 들어 이런 대우를 받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소외감과 우울감이 느껴지고 지난 세월이 한탄스럽습니다.

 

A:

자녀 교육을 위해서 얼마나 애쓰시고 염려하며 지내 오셨는지 잘 알 것 같아요. 어머니의 애쓰신 보람이 자녀들로 하여금 지금 훌륭한 결과를 누리게 하고 있네요. 장하신 어머니이십니다. 자녀를 위해 온갖 정성으로 키우셨는데 기대하지 않았던 대우로 인해서 매우 서운하고 화가 나시겠어요. 이런 마음을 누군가와 터놓고 말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이렇게 마음을 털어놓으신 것을 보면 정말 속상하고 힘들어 보이십니다.

 

자녀를 양육하고 이들이 성공적으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보면서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는 부모로서 나이가 들어가면 이에 대해서 물질적인 보상은 아니더라도, 마음으로, 그리고 한 마디 말로써 감사와 인정을 받고자 하는 것이 당연한 바램이겠습니다.


그동안 아이들이 학교에서, 사회에서 인정받고 또 성장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를 간절히 바라는 어머니의 심정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장성한 아이들로부터 감사와 인정 보다는 무시함을 느꼈을 때 절망과 실패한 삶으로 느껴질 수 있겠습니다.

 

칠십 세는 노년기에 속하고 노년기에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공통적인 사항들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공통 사항들이 마음을 약하게 하는 것들이기는 합니다. 그동안 건강했던 신체가 노화되면서 힘이 빠지고 활동량이 저하되고 밤에 숙면을 하지 못하면서 피로감을 느끼게 됩니다. 수면이 줄면 마음도 약해집니다. 아이들이 떠난 자리는 빈 둥지가 되어 허전함과 외로움, 그리움, 고독이 자리를 틀기 시작하지요. 간혹 전화해주고 찾아주는 아이들이 빈 둥지를 채워주기는 하지만 그것도 잠시잠간인 듯합니다. 어떤 분은 자녀들이 출가하고 나서 마음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라고 하시며 힘들었던 젊은 시절을 보상하고자 자신만을 위한 시간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고 하십니다. 사실 보상을 받던 또는 보상을 받지 않던 간에 자녀들이 어떻게 대해주는가에 따라 마음이 서운해지기도 하고 마냥 행복해지기도 하는 것이 나이든 부모 마음인 것 같습니다.

 

에릭슨(Erikson)이라고 하는 심리학자는 인생의 발달 단계를 설명하였는데 60세 이후를 노년기라고 명명하면서 이 시기에 주요 과업은 자아통합이라고 말합니다. 자아통합이라는 뜻은 전 생애를 통해서 겪었던 삶을 회고하고 정리할 때 인생에 대한 의미를 온전히 수용하고 긍정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성숙해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최선을 다해서 살아온 삶에 대해 만족해하고, 지나온 삶이 주었던 즐거움에 감사하고 오늘 하루도 좋은 생각을 많이 하면서 지내는 것이지요. 내 삶의 주인은 나 자신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녀나 이웃이나 타인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지 않습니다.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대신에 능동적으로 여생을 살아갑니다.

 

따라서 자녀가 무시한다고 느껴질 때 그 느낌에 압도당하지 않습니다. 나 자신을 비참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나의 지난 삶은 내가 최선을 다해 후회 없이 살았던 시간들이기 때문입니다. 누가 뭐라 해도 엄마로서 자녀에게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해주었던 역량 있는 여성으로 사셨습니다. 여생도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 잘 살아가실 것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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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조성희교수

백석대 상담학 교수. 상담심리전문가이자 임상심리전문가로서 중독 문제 등에 변화동기 증진을 위한 동기면담을 적용하고 있는 심리상담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 도박 중독, 인터넷 관련 중독 등 정부에서 말하는 4개 중독 퇴치를 위해선 사람을 만나고 변화하도록 조력하는 중독 상담 실무자들의 육성에 힘쓰고 있다. <중독된 뇌 살릴 수 있다> 등 역저서가 다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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