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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교수 ‘해심소’] “선배가 언어폭력으로 괴롭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관리자 |2020-10-1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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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총은 불법 무기, 입은 합법 무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입으로 쏘아대는 욕이나 은어, 비속어 등이 상대방의 뇌리에 박히고 오랫동안 상처로 남습니다. 총알이라면 수술이라도 해서 제거하고 덧살이 나오면 완치되는데, 마음과 뇌에 박힌 폭력 단어들은 빼낼 수도 없어서 두고두고 후유증을 갖게 하지요. 말의 힘, 언어의 힘,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무기를 몸에 달고 일상을 살고 있는데 상대방으로부터 일방적으로 거침없이 공격을 당하기만 한다면 무척이나 위협적이지요. 더 나아가 언어폭력으로 인한 고통으로 인해서 우울해지거나 화가 나는데 뚜렷하게 치유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끙끙대다가 분노와 원망감을 엉뚱한 상대에게 쏟아내는 등의 방식으로 악순환이 되지요. 매일 학교에서 보아야 하는 선배의 언어폭력은 정말 진퇴양난입니다. 선배 또는 선배들이 졸업할 때까지 참고 견뎌야 하는 건지 아님 무슨 방도를 찾아야 하는 건지 말이지요.

 

심리학 연구에서 보면 뇌가 특정 단어의 자극에 노출되면 그 단어의 의미에 따라서 뇌가 움직인다고 합니다. 자기가 사용하는 말이나 주변에서 듣는 말에 의해서 뇌는 무의식적으로 반응하고 자기 자신을 만들어 간다고 합니다. 언어가 가진 영향력이 지대하다는 걸 의미하지요. 뇌에는 전두엽이라는 부분이 있는데 전두엽이 잘 발달하기까지 아동이나 청소년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와 행동을 잘 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감정에 민감하고 감정에 의해 행동이 촉발되기가 쉽습니다. 따라서 욕설로 가득 찬 뇌는 흥분하고 분노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촉발하지요. 감정을 잘 다독거려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으로 성장하여야 하는데 이 때 긍정적 단어를 많이 사용하여 뇌에 노출시키는 것이 매우 필요합니다.

 

그런데 상대방의 행동을 바꾸도록 하는 것이 쉽지 않지요. 더군다나 상대가 선배라면 학교라는 환경과 유교적 위계질서 등으로 볼 때 직접적으로 대응하여 행동을 바꾸게 한다는 것이 거의 비현실적으로 들리겠지요. ‘투쟁 또는 회피라고 하는 대응법 중에서 회피하는 것이 차선이 되겠는데 그렇다고 만족스러운 건 아닐 거예요.


선배가 언어폭력으로 괴롭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고 하는 질문을 올린 분은 주어진 위협적인 환경 조건에 무조건적으로 순응하기 보다는 무언가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는 걸 인지하고 있고, 생각의 전환을 제안하면 실천할 의지와 용기도 있을 것 같아 보여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지요.


우선 학교 분위기에 선한 영향력을 만들어 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어떤 인적 자원이 있을까요?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학우들이 분명 있을 거예요. 그 친구들과의 협업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지지적인 선생님을 찾을 수 있습니다. 내 생각에 동감하면서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친구들과 교사가 있으면 됩니다. 접점은? 학급 회의, 학급 밴드, 동아리, 소모임 등이 만남의 장이 되겠습니다. 무엇을 할까요? 규칙 만들기, 캠페인 하기 등이 있습니다.


어떤 내용이면 될까요? ‘교실에서 긍정 단어 사용하기’ ‘서로 칭찬하고 격려하기’ ‘게시판, 벽보에 고운 말 문장 써서 붙이기등이 시작일 수 있습니다.


선한 영향력을 시작할 의지와 함께 실천할 용기가 필요합니다. 일제 강점기에 위협과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독립의사들이 용기를 보여준 것 기억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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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조성희교수

백석대 상담학 교수. 상담심리전문가이자 임상심리전문가로서 중독 문제 등에 변화동기 증진을 위한 동기면담을 적용하고 있는 심리상담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 도박 중독, 인터넷 관련 중독 등 정부에서 말하는 4개 중독 퇴치를 위해선 사람을 만나고 변화하도록 조력하는 중독 상담 실무자들의 육성에 힘쓰고 있다. <중독된 뇌 살릴 수 있다> 등 역저서가 다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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