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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자유 찾아 떠난 '오도재 토굴집' 사나이

박민정 기자 |2020-10-1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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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BS 한국기행)


경남 함양군 마천면 의탄리에서 구룡리로 이어지는 도로에 구불구불한 고갯길이 자리하고 있다. 함양 쪽에서는 '오도재'라고 부르고 다른 지역에서는 '지안재'로 부른다. 과거 내륙 사람들이 남해 사람들과 물물교환을 하기 위해 지리산 장터목으로 가는 길, 반드시 넘어야 했던 고개다.


험한 고갯길은 시간이 흐르며 사람들이 발길이 끊겼는데 최근 이곳이 인기 여행지로 떠올랐다. 사진 찍는 사람들에게 야간 차량궤적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면서 '인생샷'을 남기려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오르기도 했다.


오도재를 찾은 이들은 해발 760m에 자리한 전망대도 잊지 않고 찾는다. 발 아래로 펼쳐진 지리산 풍경을 눈에 담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런 산골짜끼에 자리를 잡은 이가 있다. 5년 전 나홀로 오도재에 토굴집을 짓고 살아가는 곽중식 씨(48)가 주인공이다.


(사진-EBS 한국기행)


곽 씨의 집은 산비탈에 푹 안겨 있는 모습으로 누가봐도 독특한 외관을 자랑한다. 오로지 산에서 나온 재료인 돌과 나무, 황토만 가지고 곽 씨가 직접 지은 집으로 투박하지만 그의 정성이 가득 들어있다.


건축비를 아끼기 위해 땅을 파고 반토굴식으로 집을 지었는데 관련된 기술은 전혀 없다고 한다. 남들과 다른 집을 갖고 싶다는 바람을 품은 채 곁눈길로 보고 배운 실력으로 하나하나 쌓아 올려 그만의 지상낙원을 건설했다.


'오도재 토굴집'의 하이라이트는 지리산 주능선을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통창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다른 풍경을 선물하는 통창을 바라보고 있으면 세상 모든 시름과 걱정이 사라지는 기분이다. 


사실 곽 씨는 오도재로 오기 전 도시에서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았다. 20대 때부터 군대에서 배운 정비 기술을 이용해 카센터를 운영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가정도 꾸렸다. 하지만 가족들과 함께 할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바쁜 삶을 살았고 결국 시련이 찾아왔다.


(사진-EBS 한국기행)


조금씩 관계가 소원해진 아내와 이혼을 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고향 땅에 있던 산의 품에 안겼다. 이곳에서 마음이 시키는 대로 자유롭게 생활하던 곽 씨는 마음의 위안을 얻고 도시로 돌아가지 않았다.


오도재 토굴집에서는 도시와 다른 하루를 보낸다. 분재와 분경을 취미로 하고 원할 때마다 산행을 즐긴다. 산도라지, 산더덕을 캐고 산양삼을 기르며 건강 밥상을 차려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뒷산에 자신만의 농법으로 키운 표고버섯은 가을 밥상을 풍요롭게 한다. 지리산 절경을 눈에 담은 채 갓 따온 표고버섯으로 지은 솥밥을 먹으며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밥상을 즐기는 곽 씨.


살면서 한 번쯤은 내 맘대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현실의 높은 벽에 현실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곽 씨는 그 모든 벽을 허물고 자연의 품으로 돌아와 자신만의 '산중낙원'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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