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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깔린 붉은 융단, 이번 주말 '꽃무릇' 구경 어떠세요?

하연우 기자 |2020-09-18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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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초가을에 접어들면서 유달리 아름다움을 뽐내는 것이 있다. 전국 산사에 빨갛게 꽃대를 피워낸 꽃무릇이다. 이 아찔한 풍경을 다시 보려면 꼬박 1년을 기다려야 하는 만큼 이번 주말은 꽃무릇 군락지를 찾아 길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 '상사화'와 헷갈리지 마세요


꽃무릇은 수선화과 다년초로 9월 중순에서 10월 초순경 1개월 정도 꽃을 피운다. 국내에서는 비늘줄기가 돌 틈에서 삐져나온 마늘종을 닮았다고 해서 '석산'이라고도 부르고, 영어권에서는 수술이 밖으로 길게 나온 모양이 거미를 연상시킨다는 뜻에서 'Red Spider Lily'라고 부른다. 일본에서는 주로 '피안화'라고 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꽃무릇은 흔히 상사화로 오해받기도 한다. 개화 시기나 모양이 비슷하기 때문인데 둘은 엄연히 다른  식물이다. 상사화의 경우 꽃은 분홍빛을 띠고 잎 → 꽃 순서로 피는 반면 꽃무릇은 붉은빛을 띠고 꽃 → 잎 순서로 핀다. 두 식물 모두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해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상징한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여름에는 흔적도 없다가 다른 식물들이 서서히 지기 시작하는 가을에 꽃을 피우고 겨울에 잎을 피워내는 꽃무릇을 보다 보면 지나가 버린 청춘이 시작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 국내 3대 '꽃무릇 군락지' 어디?


이맘때면 전국 사찰은 꽃무릇을 구경하기 위한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고창 선운사,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는 국내 3대 꽃무릇 군락지다. 해마다 이곳 절은 앞 다퉈 꽃무릇 축제를 열어 방문객을 반기지만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부분 취소됐다.


함평 용천사 꽃무릇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절에서 꽃무릇을 즐겨심는 데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꽃무릇 뿌리에는 방부제 성분이 함유돼 있어 이를 이용해 풀을 쑨 다음 탱화를 그리면 좀이 슬지 않고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다고 한다. 꽃무릇 뿌리와 줄기에는 독성이 함유돼 있어 잘못 먹을 경우 구역질이나 설사, 심하면 중추신경 마비와 같은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방에서는 해열, 거담, 통증완화제 등 약재로도 사용했다.  


고창 선운사 꽃무릇(사진=클립아트코리아)


특히 불교인들은 꽃무릇을 '만수사화'라 부르며 귀하게 여긴다. 수도를 하는 스님이 불공을 드리러 온 어느 여인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고통스러워하다 죽은 자리에 피를 토하듯 꽃무릇이 피어났다는 전설마저 전해질 정도다.


■ 알고 보면 우리 주변에도 깔려 있다


꼭 시간을 내서 사찰을 찾지 않더라도 꽃무릇은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난 수 있다. 탁월한 풍경에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꽃무릇을 식재해 놓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파트 화단에 핀 한 무더기 꽃무릇은 지나가던 발길을 멈추게 하기에 충분하다.


서울 길상사 꽃무릇(사진=클립아트코리아)


수도권에서 꽃무릇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는 서울 길상사와 서울숲, 성남 분당중앙공원, 신구대식물원 등이 있다. 그밖에도 대구 서구 중리체육공원, 울산 대왕암공원, 천리포수목원에도 꽃무릇이 꽃망울을 활짝 터뜨려 붉은 융단이 깔린 듯한 장관을 이룬다.



대구 서구 중리체육공원 핀 꽃무릇(사진=연합뉴스)


꽃무릇은 국내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슬픈 추억, 죽음 등 부정적인 의미가 주로 이용되지만, 일본에서는 열정과 독립, 재회와 같은 긍정적인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인간이 붙인 의미가 어찌되었든 꽃무릇이 지닌 고유한 아름다움이 퇴색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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