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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에서 나와 산으로 간 스님 "자비와 사랑은 자연에 있어"

박민정 기자 |2020-09-1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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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BS '한국기행')


예부터 복스러운 땅이라고 불리던 경북 안동시 도산면 왕모산의 깊은 골짜기에 작은 암자 하나가 자리하고 있다. 운산스님은 내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은 이곳에서 벌써 10년째 동물 친구들과 살고 있다.


편안한 옷차림에 다 떨어진 밀짚모자를 쓴 모습이 유난히 잘 어울리는 운산스님. 그는 "내 한 몸 부지런하면 산골에 살아도 풍족하다"고 말한다.


운산스님도 처음에는 절에서 수행하며 깨달음을 얻고자 했다. 하지만 자연 속에서 흙일(농사)를 짓고 동물과 교감하며 사는 것이 진정한 수행이라 생각해 절에서 나와 왕모산에 터전을 잡았다.


(사진-유튜브 '백구와 산스님')

강산이 변할 만큼의 시간이 흘렀지만 자연의 품에 안겼을 그때 그 마음 그대로 제 손으로 농사를 짓고 살고 있다. 농약도, 화학비료도 없는 텃밭이지만 계절에 따라 각기 다른 다양한 작물들이 자라고 있다. 


30년 묵은 잔대가 발견되기도 하고 토끼와 나눠먹는 고수도 남다른 향을 자랑한다. 건강한 식재료를 맛있는 요리로 재탄생 시키는 것 역시 운산스님의 몫이다. 딱 먹을만큼만 심은 고추를 따고 직접 담근 김치도 꺼내놓는다. 산에서 딴 상황버섯 삶은 물로 김치를 담궈 건강한 맛을 낸다.


그런데 운산스님이 최근 푹 빠진 일이 하나 있다. 바로 개인방송이다. 운산스님은 '백구와 산스님' 채널을 운영하며 산골의 일상을 영상으로 담아낸다.


(사진-유튜브 '백구와 산스님')


운산스님의 개인방송에 가장 많이 출연하는 것은 '동물'이다. 동물들이 잘 먹고 잘 자랄 때 가장 행복하다는 운산스님의 생각이 그대로 담겨있다. 그는 "자비와 사랑은 자연에 있고 작은 것들과의 눈맞춤에 있다"고 말한다.


산골살이 동반자 4마리의 개들은 물론 산 고양이, 새, 멧돼지, 올챙이 등 온갖 '작은 생명체'들이 출연한다. 개똥 치우기, 새들 둥지 만들어주기, 올챙이에게 사료 주기 등 어디서도 보지 못한 콘텐츠가 눈길을 끈다. 구독자들은 운산스님과 동물들의 꾸밈없는 생활을 보며 웃음과, 위로와, 휴식을 얻는다. 


또 하나 운산스님의 독특한 수행법이 있다. 바로 기타 만들기다. 찬바람이 불고 겨울이 찾아오면 농기구를 잠시 손에서 놓고 24시간 중 절반 이상을 기타 공방에서 보낸다. 운산스님은 수제 기타 만들기가 "꿈에 그리던 일"이라며 한 달 동안 배운 솜씨로 뚝딱뚝딱 기타를 만들어 낸다.


온 정신을 집중해 나무를 깎으며 마음도 함께 가다듬는 다는 운산스님. 그는 "보편적으로 참선은 앉아서 하는 좌선을 말한다. 그런데 수면에 빠지기도 하고 하는데 나처럼 칼을 들고 나무를 다듬으면 잠에 빠지겠냐"며 미소 짓는다.


(사진-EBS 한국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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