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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어른도 '멍 때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연우 기자 |2020-09-03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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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EBS에 이상한 프로그램이 등장해 시청자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가만히 10분 멍 tv>라는 제목의 이 프로그램은 사람의 목소리나 자막, 장면 전환 없이 고양이가 창가에서 쉬고 있거나, 폭포수가 쏟아지는 화면을 10분간 보여주고 끝난다.


<가만히 10분 멍 tv>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친 시청자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만들어졌다. 단 10분이라도 하던 일을 멈추고 '멍 때리는 시간을 가지라'는 것이다.


■ 24시간 쉬지 못하는 인간의 뇌


'멍 때리기'는 아무 생각없이 멍하니 있는 상태를 뜻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낭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우리 뇌를 쉬게 하는 중요한 시간이다. 



(사진=EBS <가만히 10분 멍 TV> 화면 캡처)


현대인은 아침에 눈을 떠 저녁에 눈을 감는 순간까지 스마트폰과 TV, 인터넷 등 각종 디지털 기기에서 쏟아내는 정보에 노출돼 있다. 이로 인해 우리 뇌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쉴 틈이 없다.


사람의 뇌는 몸무게의 3% 정도에 불과하지만, 몸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약 20%가량을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뇌가 계속해서 정보를 받기만 한다면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고 스트레스가 쌓여 신체적 정신적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 멍 때리는 순간, 활성화되는 DMN


2001년 미국의 신경과학자 마커스 라이클 박사는 사람이 멍 때리기 상태에 있을 때 뇌의 특정 부위가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라이클 박사는 이 부위를 'DMN(Default Mode Network)'이라고 이름 붙였고, 이후 전 세계 과학계에서 DMN에 대한 연구가 이어졌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멍 때리기는 DMN을 활성화시켜 기억력은 물론 학습력과 창의력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다. 실제 알츠하이머를 앓는 환자는 DMN 활동이 거의 없고,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청소년들도 DMN 활동이 활발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우리 뇌는 자극을 받아 할 일이 생기면 DMN의 활동을 억제하고 필요한 뇌 부위를 활성화한다. 의도적인 멍 때림으로 뇌에 자극을 멈추지 않으면 DMN가 작동할 틈이 없어 뇌의 효율성은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


■ 하루 15분, 시청각 정보를 차단하라


뇌를 쉬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시각 정보를 차단하는 것이다. 시각 정보는 뇌가 처리하는 정보의 70%에서 많게는 90%까지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종일 쥐고 있던 스마트폰을 꺼 시각적 정보만 차단해도 그 즉시 우리 뇌는 활동을 멈추고 휴식에 돌입하게 되는 셈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청각 정보를 차단하는 것도 멍 때리기의 좋은 방법이다. 청각으로 흘러들어오는 정보 역시 뇌를 자극해 일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때는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대신 바람소리, 풀벌레소리, 물소리 등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자연의 소리는 귀와 뇌를 덜 피로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몸의 긴장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신경정신과 전문가들은 하루 1~2회, 15분 정도 모든 자극 요소가 사라진 공간에서 멍 때리는 시간을 가질 것을 권한다. 특히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은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디지털 기기를 통해 뇌가 활성화된 채 잠들면 멜라토닌이 억제돼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갑자기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것이 힘들다면 책을 읽다 잠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각종 자극에 노출된 현대인들에게 '멍 때리기'는 꼭 필요한 시간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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