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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건강인 인터뷰] 김수자 자연닮은치유농장 대표 "2년 뒤엔 빨간 사륜구동 몰거예요"

하연우 기자 |2020-08-2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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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인간극장> 화면)


해발 700m, 구름 위 첫 마을로 불리는 경상북도 군위군 고로면 화산마을. 김수자(63) 씨는 7년 전 이곳 풍경에 반해 무작정 귀촌 생활을 시작했다.


아무런 연고 없이 컨테이너 하나로 농촌 생활을 시작한 수자 씨는 이제 마을을 대표하는 부녀회장이 됐다. 손수 돌을 주워 나르며 담을 쌓고 터를 가꾼 결과 누구나 찾아 쉬어가고 싶은 농가체험장 '자연닮은치유농장'도 운영 중이다.  


수자 씨의 귀촌 이야기는 EBS 한국기행에 이어 최근 KBS 인간극장에까지 소개되면서 화산마을을 '농촌관광지'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는 중이다. 사람이 귀해진 농촌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수자 할매'에게 행복한 귀촌 생활에 관해 물었다.


- 최근 <인간극장> 방영 후 알아보는 분들이 많아졌을 것 같다.

아주 많이 계신다. 조용하던 우리 마을이 주말이면 방문객들로 시끌시끌해졌다. 


- 현재 화산마을에는 몇 가구나 살고 있나

50여가구가 살고 있다. 내가 처음 귀촌왔을 때는 20여가구밖에 없었다. 동네가 워낙 낙후돼 있다보니 읍내 센터에 나가 '화산마을에 산다'고 하면 '하필 그런 힘든 곳에 사느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은 마을 사람들이 합심해서 가꾸고 하다 보니 두 배가 됐다. 


- 5년째 부녀회장을 맡고 있다고 들었다. 여전히 마을에선 젊은 축에 속하는 것인가. 

처음에는 마을 어르신들이 새댁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지금은 젊은 사람들이 마을로 귀촌을 제법 왔다. 공무원 은퇴 후 마을로 오신 분도 계시고. 저보다 젊은 이들이 많아져서 이제는 '수자 할매'로 불린다. 


- 처음 귀촌은 어떻게 결심하게 됐나

젊을 때부터 등산을 좋아했다. 결혼해서는 일하랴 아이들 키우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지만 그래도 틈만 나면 산을 다녔다. 자식들에게도 다 커서 스스로 밥 챙겨 먹을 정도가 되면 '나는 시골에 가서 살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 '엄마는 시골 가서 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 혈혈단신 귀촌한다는 결정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우리 아저씨(남편)는 시골을 안 좋아했다. 벌레도 많고 여러가지로 도시가 편하다고 했는데, 나는 혼자라도 가겠다고 했다. 작은딸까지 결혼하고 더는 미뤄선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왔다.


- 귀촌 후 힘들 때는 언제였는가.

처음 귀촌해서 컨테이너에서 3년을 살았다. 더운 것은 어찌어찌 참겠는데 한겨울 추위는 진짜 참기가 힘들었다. 그렇게 두 해를 지내니 이제 웬만한 일에는 끄떡없다. 물이 안 나올 때도 힘들다. 화산마을이 고지대에 있어 자주 단수된다. 작년에는 몇 달간 안 나온적도 있다. 그럴 때는 이웃집에 가서 신세를 지면 되니 이제는 큰 불편함도 아니다.


- 도시 생활과 비교해 어떨 때 행복함을 느끼나

도시에 있을 때도 출장뷔페를 하며 열심히 살았다. 이곳에서는 순간순간 느껴지는 행복함이 다르다. 화산마을에는 매일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크고 화려하진 않지만 따뜻한 너와집도 2채나 생겼다. 작년에 딸네와 같이 살고 있는데 다 함께 밥먹는 시간이 그렇게 감사할 수가 없다.



(사진=KBS <인간극장> 화면)


군위 화산마을은 지난해 농식품부가 주관한 제6회 행복마을 만들기 콘테스트에서 금상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군위군은 화산마을을 대상으로 '숲속 비탈 화전밭 농경체험 치유마을 육성' 사업을 진행하는 등 농촌관광의 또 하나의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이러한 성과 역시 수자 할매의 역할이 컸다. 


- 화산마을에서의 하루 일과가 궁금하다.

보통 아침 5시에 시작한다. 천연염색도 하고, 집에 돌담도 쌓고, 토마토 농장도 가꾼다. 오래전부터 블로그도 하고 있다. 처음에는 휴대폰으로 사진 하나 올리고 글 하나 쓰는데 서너 시간씩 걸렸다. 지금은 컴퓨터를 배워서 제법 능숙해졌다. 간절하니 다 되더라. 



수자 씨의 천연염색 스카프와 자연밥상(사진=자연닮은치유농장 네이버 블로그)


- 운영 중인 '자연닮은치유농장'은 어떤 곳인가

농가체험장이다. 천연염색을 체험하거나 마을에서 나는 각종 산나물과 재료를 이용해 자연밥상도 대접한다. 마을에서 수확한 것들은 로컬푸드직판장에 팔면서 돈벌이도 한다.


- 최근 TV나 SNS를 통해 찾아오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어떻게 알고 오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젊은 직장인들이 쉼이 필요해 우리 마을을 찾는다고 한다. 우리 체험장도 처음에는 5060세대를 겨냥해서 꾸렸는데, 이제 컨셉을 2030세대 위주로 바꿔서 운영하고 있다. 


- 인스타그램(@8855suja)으로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예전부터 어르신보다 젊은이들이랑 이야기가 잘 통했다. 젊은 사람들과 더 잘 어울리려고 요즘 커피도 배우고 있다. 앞으로 마을 사람들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것을 많이 만들 생각이다. 


- 귀촌 전에는 여행을 많이 다니셨다고 하셨는데, 화산마을 말고 또 반했던 곳이 있었나.

귀촌지를 결정할 때 후보지가 4군데 정도 더 있었다. 김천 무흘마을, 강원도 정선, 경남 양산 원동계곡, 거창 수승대였다. 다들 해발 400m 이상 고지대에 시야가 탁 트인 전망을 지닌 아름다운 곳이다.



자연닮은치유농장 (사진=하연우 기자)


- 부녀회장으로서 계획이나 목표가 있는가.

5년간 부녀회장을 했다. 이제 다른 적당한 사람에게 맡겨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어디서 보니 65세부터 노인이라고 하는데 아직은 열심히 움직일 때다. 65세가 되는 2년 뒤에는 농장일은 자식네에 맡기고 빨간색 사륜구동차 몰면서 여유롭게 살고 싶다. 


- 정말 하루하루 열심히 사시는 것 같다.

아이고 감사해라. 마을 사람들과 일하다 보면 하루 24시간이 너무 짧다. 나에게만 하루 2시간 더 있었으면 할 때가 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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