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친화적이고 역사를 보존한 독일의 첫 슬로시티 '헤스부르크(Hesbruck)'. (사진=국제 슬로시티본부 홈페이지)독일 헤스부르크(Hesbruck)는 독일 최초의 슬로시티로 시골 지역의 정체성과 고유한 전통을 보존하며 환경 친화적인 도시를 지향한다. 슬로시티는 자신이 사는 지역에 자부심을 갖고 얼마나 공동체 삶을 사는지가 기준이 된다. 유럽 선진국임에도 불구하고 세계화를 꿈꾸지 않고 도시 주민들이 경제적, 사회적, 생태적, 문화적 관점을 추구하는 헤스부르크는 살 가치가 있는 마을로 공동체적 삶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마을이다. 2001년 독일 첫 슬로시티로 지정된 헤스부르크는 독일 남부 뉘른베르크에서 30분 거리에 위치한 교외의 작은 마을이다. 헤스부르크는 작은 마을을 중심으로 도자기 장인, 구두 장인, 목공 장인 등 다양한 예술가가 모여살고 뒷골목 산책로 사이사이에 전시된 조각품은 마을 풍경에 예술적인 감각을 더한다. 지역 내 상점에서는 공정무역 제품을 판매하고 매년 열리는 ‘페어트레이드 시티(Fairtrade City)'에서는 지역 제품의 판매와 사용을 권장한다. 먹거리는 채소 위주의 농산물로 해결하며 콜라, 사과주스 등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판매하는 지역 마트가 있다. 친환경 에너지를 공급하는 센터는 숲에서 채취한 산림 부산물로 운영된다. 독일은 농업을 중시하는 국가로 농촌마을에는 마을 고유의 녹색 볼거리와 먹거리 콘텐츠가 풍부하다. 그중에서도 헤스부르크는 목동생활을 해온 장인들이 양털을 깎고 양털 제품을 판매하는 ‘양 축제’와 7월말 8월 초에 열리는 ‘알트슈타트페스트(Alstadtfest)축제’는 음악 연주와 당나귀 경주가 열린다. 또 마을의 특산물인 사과를 기념하는 ‘사과의 날 축제’ 때는 과수원의 모습을 관람하는 등 다양한 주제의 축제가 열린다. 사과는 헤스부르크를 대표하는 농산물로 사과를 기념하는 '사과의 날(Apple day)'축제가 열린다. 이 초원 과수원에서는 총 200종의 사과가 열린다. (사진=국제 슬로시티본부 홈페이지)슬로시티의 기본 철학을 지키는 헤스부르크 마을 모습. (사진=국제 슬로시티본부 홈페이지)독일은 자연치유법을 신뢰하는 국가로 헤스부르크도 마찬가지로 마을 자체가 건강 타운을 표방하고 있다. 마을에는 알레르기와 아토피 환자를 위한 호텔도 있다. 호텔은 친환경 식단을 갖추고 스파에서는 노인을 위한 실버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또 지속 가능한 자연을 위해 친환경 공공 교통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2006년부터 운행을 시작한 천연가스 버스는 연료비를 절감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켜 마을에는 소음이나 매연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전혀 없다. 교통수단을 대신할 자전거와 도시간의 네트워크도 뛰어나, 자전거 여행코스나 자전거 여행객을 위한 편의 프로그램을 갖췄다. 지역 기업은 지속 가능한 산림을 위해 자연 보호 센터프로젝트에서 목재를 관리하는 등 자연 문화 경관을 소중히 보존하고 있다.다양한 축제기 열리는 헤스부르크의 목가적인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이곳을 찾는 방문객은 2만 5000이 넘고 외국인 관광객은 10만명에 달한다. 주민 1만 2500만 명에 그치는 작은 타운 헤스부르크는 자신들이 가진 자원을 활용해 친환경 슬로시티로서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슬로시티의 교과서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우음도의 갈대밭. (사진=유주 기자)가을이 지나 겨울이 점점 짙어지고 있는 12월, 그 어디를 봐도 쓸쓸해지는 요즘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도 있듯,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는 말도 있듯, 쓸쓸해질 때는 그 쓸쓸함의 극강을 느껴보는 것도 좋다. 순도 100%의 쓸쓸함을 느끼고 싶을 때 찾아가면 좋은 곳, 우음도다. 갈대밭을 따라 산책로가 나 있어 한바퀴 둘러보기 좋다. (사진=유주 기자)경기도 화성시에 속한 우음도는 오이도, 형도, 대부도와 함께 시화호를 둘러싸고 있다. 시화방조제로 바닷물이 막히기 전까지는 섬이었던 곳. 시화호 간척지 개발로 이젠 섬이 아닌 육지가 되었다. 우음도의 끄트머리 즈음에 있는 송산그린시티전망대를 향해 달려가다보면, 길 주변으로 끝도 없이 광활한 갈대밭이 펼쳐져 있다. 그 풍경을 마음을 평온하게도, 쓸쓸하게도 만든다. 이곳까지 누가 올까 싶은데도 오가는 차들을 간간이 만나게 된다. 이곳은 사진 찍는 이들에겐 알려진 출사지기도 하다. 특히 해가 질 무렵이면 갈대밭을 배경으로 한 근사한 일몰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곳은 BTS의 뮤직비디오 ‘봄날’의 뮤직비디오 촬영지도로 유명하다.우음도 갈대밭. (사진=유주 기자)해질 무렵의 우음도 풍경. (사진=네이버)우음도의 갈대밭. 띄엄띄엄 나무 한그루씩 있어 운치있는 분위기를 만든다. (사진=트위터/kdiamond)내가 간 날은 날씨가 흐려 진눈깨비까지 내렸음에도, 코로나19가 심각해진 탓인지 이런 외딴 장소를 찾는 이들이 꽤 있었다. 직접 가보니 코로나19 시기에 적격인 나들이 장소였다. 누군가는 우음도를 아무 생각 없이 멍때리고 있다가 오기 좋은 장소라고 말했는데, 그 말이 적격인듯했다. 이토록 황량한 갈대밭을 바람이 매섭지 않은 날을 골라 다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우음도에서 촬영된 BTS '봄날' 뮤직비디오 장면. (사진=뮤직비디오 캡쳐)우음도에 가면 공룡알 화석이 발견된 화석산지도 볼 수 있다. 시화호 개발로 바다 아래의 육지가 드러나면서 발견하게 된 곳이다. 이곳은 중생대 백악기에 공룡이 이곳에서 집단으로 서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공룡알 둥지 화석 30여 점, 200여 개의 알 화석이 발견되었는데, 이렇게 많은 수의 공룡알 화석이 발견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한다.우음도 공룡알 화석산지는 천연기념물 제414호로 지정돼 있다. (사진=유주 기자)화성시 송산면 고정리의 공룡알 화석산지는 천연기념물 제414호로 지정돼 있다. 공룡알 화석산지를 둘러보는 길 주변 역시 온통 갈대밭이다. 천천히 사진을 찍으며 걷기에 좋은 곳이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공룡알화석지방문자센터도 입장료가 무료이니 들러보면 좋다. 화성에서 처음 발견된 한반도 최초의 뿔공룡인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Koreaceratops hwaseongensis)’의 화석이 전시되어 있다.공룡알화석방문자센터에 전시돼 있는 공룡화석. (사진=유주 기자)공룡알화석방문자센터. (사진=유주 기자)안타깝게도 우음도는 앞으로 차츰 사라지게 될 운명에 처해있다. 송산그린시티라는 이름으로 2030년까지 개발될 예정이기 때문. 그때가 되면 넓디넓은 갈대밭은 모두 아파트가 들어선 신도시로 변모하게 될 것이다. 산이 많은 한반도 지형은 넓은 대지를 만나기 어렵다. 조만간 이 멋진 풍광이 없어지게 될 것을 예상하니 마음이 조금 더 쓸쓸해졌다. 평온이 필요할 때 자주 읽는 오쇼 라즈니쉬의 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사회와 자연이 충돌하면, 어떤 대가를 치르든 항상 자연의 편에 서라. 언제나 승리할 것이다.'
21번 버스에서 내려서 국립수목원으로 향하는 '광릉 숲길'. (사진=박지현 기자)국립 수목원으로 들어가는 입구. 야외여도 발열체크와 손소독은 필수다. (사진=박지현 기자)수목원으로 들어가는 초입에 위치한 테마형 코스 정보. (사진=박지현 기자)국립수목원은 광릉숲에 위치한 국내 최대의 산림보고다. 광릉숲 수목원은 설악산, 제주도, 신안 다도해를 뒤이어 2010년 6월 2일에 4번째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선정됐고 다른 곳에 비해 수도권 근교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고있다.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선정된 이후 수목원은 다양한 산림 식생물을 조사·수집·증식·보존에 힘쓰고 있다. 생물권보전지역은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지구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자연과 인간을 포함한 생물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 능력 배양을 목적으로 유네스코에서 추진하는 정부 간 프로그램이다. 식물원 내부는 식물의 특징과 기능에 따라 테마로 나뉜 각 코스와 산림박물관, 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 산림생물표본관이 식물의 이해를 높이고 전문전시원은 관상 가치가 높은 관상수원, 화목원, 습지식물원, 약용 식물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국립수목원을 비롯한 광릉숲 주변지역 면적은 총 24.465헥타르(ha)로 축구장 250개를 합친 규모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규모가 큰 수목원으로 전체를 둘러보려면 온전히 하루를 써야한다. 곧게 뻗은 천연활엽수림과 다양한 정원 테마형 산책코스를 둘러보다보면 거리두기로 답답했던 마음이 해소되고 자연이 내는 천연 asmr로 심신이 정화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 긴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게 느껴진다. 국립수목원은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당시에도 큰 재해 없이 540년간 보존되어 왔고 신갈나무, 전나무, 소나무, 갈참나무 등 각종 활엽수림이 자연스럽게 우거져있다. 뿐만아니라 865군의 식물과 조류 175종과 곤충류는 3,925종에 이르는 등 생물다양성이 높아 어른아이 할 것없이 전 연령을 위한 학습의 장이 된다. 이를 미루어봤을 때, 국립수목원은 단순한 수목원이 아닌 국내 임업의 산실이자 산림생물종 연구의 중심지로 볼 수 있다.국립 수목원으로 향하는 초입 길. 연이어지는 영하의 기온과 겨울 바람으로 나뭇잎이 대부분 떨어진 상태다. (사진=박지현 기자)한적한 전나무길. 평소에는 평일과 주말 방문객수가 기본 2,000명을 넘기지만 코로나 19의 재유행으로 관람객이 많이 줄어든 상태다. (사진=박지현 기자) 숲 틈으로 쏟아지는 햇살. 숲은 햇볕과 향기, 소리 등 다양한 요소로 세로토닌 분비를 활성화시키고 우울증을 치료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사진=박지현 기자)국립 수목원은 4계절의 변화가 뚜렷해 평일과 주말 내내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 19 여파로 방문객이 많이 줄었고, 취재진이 인터넷을 통해 확인한 결과 사전 예약자는 30명뿐이었다. 수목원의 규모가 크기도 하지만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돼 수목원에서 방문객과 마주치는 일은 적었다. 관광객들 끼리도 철저하게 거리두기를 지키는 듯 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21번 버스에서 내려 국립수목원을 향해 걸어간 '광릉 숲길'은 봉선사부터 조선의 7대 왕 세조가 묻힌 광릉을 지나 국립수목원까지 이어지는 숲길이다. 비록 차도를 따라 조성돼 조용한 산책은 어려웠지만 보행자의 편의를 고려한 부분이 엿보였다. 수목원 정문을 지나 시작되는 테마형 산책길은 사랑이 샘솟는 ‘러빙 연리목길’, 건강을 위한 ‘힐링 전나무 숲길’, 식물 공부를 위한 ‘희귀 약용길’, 아이들과 식물탐구를 위한 ‘식물 진화 탐구길’, 새소리와 바람소리를 들으며 혼자 조용히 걷고 싶은 ‘오솔길 따라 소소한 행복길’이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원하는 코스로 발걸음을 옮겨 자연을 만끽하고 있었다.자연건강인 취재진은 코로나 19 시국에 맞게 건강을 위한 ‘힐링 전나무 숲길’과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혼자 걷고 싶은 ‘소소한 행복길’을 선택했다. 힐링 전나무 숲길은 4.5km 길이, 1시간 30분이 소요되는 길로 걸음 수는 7,000보 총 400kcal가 소모되는 건강증진을 위한 숲길이다. 정문에서 어린이 정원을 지나 숲사이 오솔길을 지나면 전나무 숲길에 도착한다. 전나무 숲길 쉼 의자 앞에 설치된 푯말. (사진=박지현 기자)전나무 숲길의 쉼 의자에 누워서 바라본 하늘. (사진=박지현 기자)수목원 방문객의 휴식을 위해 설치된 쉼 의자. (사진=박지현 기자)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휴식중인 수목원 방문객들. (사진=박지현 기자)한적한 전나무 숲길 . (사진=박지현 기자)일부 구간은 통제되고 있다. (사진=박지현 기자)전나무는 추운 날씨로 나뭇잎이 떨어진 다른 나무들에 비해 여전히 푸릇한 생기를 간직하고 있었고 길을 걷는 내내 은은한 향을 뿜어냈다. 계속해서 걷다보면 고요한 분위기의 육림호(호수)가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전나무 숲 ‘쉼의자’는 숲속에서 방문객에게 휴식을 권한다. 쉼 의자가 있는 구간에서는 몇몇의 관광객을 볼 수 있었지만 야외임에도 모두 철저한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취재진도 쉼 의자에 잠시 누워 높게 뻗은 활엽수림과 자연의 소리를 감상하며 휴식을 취했다. 약용식물원으로 빠지며 코스를 마무리하려 했지만 통행이 제한된 상태라 온 길로 발걸음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방문한 날은 햇살이 좋아 전나무 숲 틈으로 햇살이 쏟아져 내렸고 겨울임에도 따뜻한 분위기를 풍겼다. ‘숲 틈’은 숲에서 숲 지붕을 이루는 나무들이 사라지며 생긴 구멍으로 햇빛이 들어오며 수분환경을 바꾸는 공간이다. 또한 숲 틈은 숲의 생물다양성과 생물종 공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숲을 유지시키는 기본과정에 속한다. 방문한 날은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숲속 공기는 청명했다. 숲의 나무는 미세하고 복잡한 표면을 가진 나뭇잎이 미세먼지를 흡착, 흡수하며 숲 내부의 낮은 기온과 높은 습도 효과로 미세먼지가 침강하는 효과를 낸다. 도심 대로변에 큰 침염수립을 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더불어 숲은 햇볕으로 비타민 D 합성을 촉진해 세로토닌 분비를 높이고, 우울증을 치료하는 미생물(미코 박테리움 바카이, Mycobacterium vaccae)을 함유해 사람의 면역체계를 자극함으로서 우울증을 치료한다. 다양한 종의 나무가 우거진 관상수원. (사진=박지현 기자)소소한 행복길 관상수원에 조성된 산책로. (사진=박지현 기자)소소한 행복길 관상수원에 조성된 산책로. (사진=박지현 기자)힐링 전나무 숲길에서 나와 향한 소소한 행복길은 2.3km의 짧은 산책길로 관상수원과 난대식물이 한데모인 온실, 산림 식생물 종류와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산림박물관으로 구성돼있다. 길에 들어서자마자 곳곳에서 지저귀는 새소리는 숲에 들어왔음을 실감케 했고, 겨울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 소리는 천연 ASMR이 돼 심신을 편안하게 했다.관상수원에는 잣나무를 비롯한 회양목, 단풍나무, 소나무가 우거져 숲을 이루고 있었다. 나무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는 연인이나 가족 또는 혼자 방문해 여유롭게 걸으며 다양한 나무의 매력을 만끽하기에 제격이었다. 이어지는 소리정원은 복개하천을 생태적으로 복원해 개울과 도랑을 조성한 곳으로 잔잔히 흐르는 물소리와 새소리, 바람에 스치는 나뭇잎 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수목원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서 ‘자연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역시 정설임을 깨달았다. 코로나 19의 재유행으로 외출이 조심스러운 요즘이다. 하지만 거리두기로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고 싶다면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해 국립수목원을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자차를 이용하고 수목원 내 식사 공간에서 가볍게 배를 채우며 외부 산책길을 따라 걷다보면 코로나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단번에 해소됨을 느낄 수 있다. 국립수목원은 화~일요일 운영되며 하절기(4~10월)에는 9시부터 6시까지 운영된다. 현재는 동절기(11~3월)로 9시부터 5시까지 운영되며 마감 1시간 전에 입장해야한다. 입장은 인터넷 예약이나 매표소에서 가능하고 차량을 소지한 경우에는 인터넷 사전 예약이 필수다. 일일 제한인원 (5,000명)이 초과될 경우에는 입장이 제한되니 방문하기 2~3일 전에 미리 예약해두는 것이 좋다. 또 수목원 내에서는 간단한 간식(물, 김밥) 섭취만 가능하고 취사, 음주, 흡연은 불가능하다. 입장료는 성인 1,000원 청소년은 700원 어린이는 500원이며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로 입장료는 무료다. 전나무 숲길 ASMR. (촬영=박지현 기자)*기자가 걸은 산책길소소한 행복길. (사진=국립 수목원 홈페이지)전나무 숲길. (사진=국립 수목원)
제주 한림의 새별오름 나홀로나무. 최근 유명해진 포토 스팟이다. (사진=유주 기자)제주에는 셔터만 누르면 화보처럼 찍히는 포토 스팟이 많다. 최근에 급부상한 한 곳은 새별오름 나홀로나무다. 나홀로집에도 아닌 ‘나홀로나무’라니. 이름도 고독한 그곳은 가보니 정말 너른 대지 위에 나무 한 그루가 홀로 서 있었다. 인생샷 한 장을 더하고 싶다면 제주여행길에 이곳을 들러보자. 새별오름 나홀로나무에 가려면 네비게이션에 ‘새별오름’이 아닌 ‘새별오름 나홀로나무’를 치고 가면 된다. 최근 이곳이 유명해지면서 네비게이션에서도 검색된다. 새별오름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나무 한 그루 외에는 주변이 모두 평평한 대지라 어느 각도에서 찍어도 멋진 사진이 찍힌다. 애월에서 한림 방향으로 남서쪽으로 난 1135번 도로를 달리다가 편도 1차선의 갓길로 들어서 조금만 들어가면 오른편으로 나홀로나무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나홀로나무 주변은 광활한 벌판이어서 어느 각도에서 찍어도 멋진 사진을 담을 수 있다. (사진=유주 기자)주차장은 따로 없다. 도로 한편 갓길에 차를 세우고 나무까지 잠깐만 걸어가면 된다. 사람이 많을 때는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걱정이었지만, 막상 가보니 한 가족이 막 사진을 찍고 나오는 길이었다. 덕분에 여유롭게 마음껏 사진을 담을 수 있었다. 다소 차가웠던 바람도 사진을 찍는 데는 오히려 강풍기처럼 멋진 흩날림을 만들어주었다.이곳만 가기 아쉽다면, 새별오름과 근처의 성이시돌목장을 하나로 묶어 둘러보면 좋다. 새별오름은 특히 가을에 가면 억새가 장관이다. 해발 519m의 새별오름은 정상까지 천천히 걸어도 30분이면 오를 수 있다. 경사가 조금 가파르기 때문에 편한 신발은 필수다. 새별오름은 주차비와 입장료가 무료인 것이 장점이다. 길이 양 갈래로 나 있는데 오른쪽으로 억새가 더 많기 때문에 오른쪽으로 올라가며 사진을 찍으면 더 멋진 사진을 건질 수 있다.새별오름을 걷고 난 후에는 근처의 새빌카페를 들러 커피 한잔을 해도 좋다. 리조트호텔을 리모델링 해 카페로 만든 이곳은 큰 창으로 새별오름을 한눈에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늦가을까지 넓은 핑크 뮬리밭도 펼쳐져 있어 또다른 뷰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억새가 가득한 새별오름. (사진=네이버)새별오름 나홀로나무 근처에 있는 성이시돌 목장. (사진=네이버)성이시돌 목장은 새별오름 나홀로나무에서 차로 3분 거리다. 이곳 역시 웨딩 화보 촬영장소로 유명한 곳으로 입장료가 없다. 이곳 내부의 테쉬폰(Cteshphon)은 이라크에서 기원한 아치형의 서양식 건축물로 매우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준다. 국내에는 이런 양식의 건물이 이곳밖에 없다고 한다. 앞에서 찍어도, 옆면에서 찍어도 예쁜 사진을 담을 수 있는 곳이다. 성이시돌 목장의 테쉬폰. 독특한 아치형의 건축물로 이국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유주 기자)성이시돌 목장도 웨딩화보 촬영장소로 유명하다. (사진=유주 기자)*새별오름 나홀로나무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산30-8 *새별오름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산59-8 *성이시돌 목장제주시 한림읍 산록남로 53영업시간-10:00~17:00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의 다산길 2코스 연꽃마을. 황포돛배가 물 위에 떠있는 여유로운 풍경. (사진=슬로시티조안 홈페이지)슬로시티는 환경, 자연, 계절, 시간을 존중하며 일반적인 속도보다 조금 더 느리게 흘러가는 마을을 의미한다.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은 수도권 근교에서 최초로 지정된 슬로시티로 지명은 ‘새가 편안히 깃든다’는 의미를 지녔다. 맑은 공기와 배산임수 지형을 이루는 남양주는 도심 근교에서도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길게 펼쳐진 운길산 자락이 비추는 북한강변과 넓은 팔당호의 수려한 자연경관은 드라이브 코스로도 제격이다. 지방도 아닌 도심 근교 지역이 슬로시티로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연보호에 심혈을 기울이고 지역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며 이웃 간의 소통, 화합하는 슬로시티 고유의 모습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삼봉농악(논밭메기 품앗이를 할 때 논밭길을 돌며 흥을 돋우는 것)과 나전칠기와 같은 전통공예, 문화가 여전히 보존되어 내려오고 청정지역에서만 사는 반딧불이도 만나볼 수 있다. 또 수도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유기농 작물이 재배되는 등 과거와 현재의 유산이 고스란히 보존돼 슬로시티로 지정될 수 있는 요소를 모두 갖췄다. 두물머리에 위치한 물의 정원. 포토스팟이 설치돼 있다. (사진=한국슬로시티본부 홈페이지)다산길 1코스에 조성된 자전거길. 자전거길을 따라 보이는 강변풍경이 고요하고 아름답다. (사진=슬로시티 조안 홈페이지) 남양주시 조안면은 2014년 6월 슬로시티로 선정된 이후부터 조안면슬로시티협의회를 구성해 ‘운길산 보호 캠페인’을 벌이고 지역 향토음식을 발굴하며 슬로푸드 연구동아리 활동을 활발히 펼쳤다. 또한 전통 짚풀공예와 공동체 활동 활성을 통한 동아리 활동을 장려하며, 고유의 슬로라이프 문화를 타 지역 주민에게 전파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사업에도 힘썼다.매월 둘째 주 토요일에는 조안면 지역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모여 ‘조안 슬로장터’를 준비하고 각 마을(능내리, 조안리, 진중리, 시우리, 송촌리, 삼봉리)에서 생산되는 청정 유기농산물을 선보여 방문객들에게 먹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휴식공간으로 조성한 ‘물의정원’은 아름다운 북한강변을 따라 조성됐으며 자연과 소통하며 심신을 정화하고 치유할 수 있는 조안면의 새로운 명소다. 자전거도로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주말, 주중 구별 없이 많은 라이더들과 시민들이 찾아 자연을 만끽한다. 남양주시 조안면에서 생산되는 유기농산물 종류. (사진=슬로시티 조안 홈페이지)2014년에 열린 조안슬로장터 현장 모습. (사진=슬로시티 조안 홈페이지)슬로시티로 지정된 2014년에는 ‘시민이 함께하는 슬로푸드, 슬로시티, 슬로라이프’를 주제로 3일간 슬로라이프 대회를 열어 다양한 체험과 요리경연대회, 먹거리장터,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선보이며 조안슬로시티 경제 활성화에 문을 열었다. 능내리에는 다산 정약용의 업적을 기린 실학박물관과 다산 유적지가 자리해있으며, 교육사업과 각종 행사를 통해 정약용의 가르침을 미래세대에 전달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외에도 영화와 드라마 촬영 소재지였던 남양주 종합촬영소와 오랜 커피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왈츠&닥터만 커피박물관, 딸기체험농장, 연꽃마을 등 다양한 볼거리가 방문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조안면은 전국 지자체에서 유일하게 ‘슬로라이프과’를 신설했고 남양주형 슬로라이프를 앞세우며 전국에서도 모범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조안면 주민들은 마을 공동체 전부가 슬로라이프에 걸맞는 생활방식을 실천함으로서 이를 타지역과 공유하길 원하고 “조안에서 전국으로 슬로시티 정신을 전파해 각 지역 문화와 융합된 행복한 삶을 살기를 소망한다”고 말한다.조안 관광지도. (사진=슬로시티 조안 홈페이지)
편백나무가 우거진 순천 조계산.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편백나무 풍경이 웅장하다. (사진=연합)조계산 선암사 초입에 우거진 편백나무와 소나무 숲. (사진=순천시청)지역 유행이 급속히 전파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에서 조금 더 강화된 ‘2+α’방역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감염 위험이 높은 스포츠시설 이용 금지는 물론 불필요한 외출도 자제돼 출퇴근 외의 움직임은 조심스러워지는 요즘이다.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한 매칭 사이트에서 코로나 19 발생 이후, 성인의 피로감을 조사한 결과 성인 10명 중 8명은 ‘피로감을 느낀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각 지역은 국민의 피로감 해소와 심신 기능 회복을 위해 자연휴양림, 수목원, 치유의 숲 등 기존의 자연환경을 활용해 심신 치유공간으로 새롭게 조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숲속 활동은 식물에서 나오는 항균 물질로 신체 면역력을 강화시키고 스트레스, 우울증 해소 효과가 뛰어나다. 또 항암물질인 피톤치드는 천연물질로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심폐기능을 강화시켜 기관지, 천식, 폐결핵 등을 완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톤치드는 유해균을 제거하고 곤충을 회피시키며, 감기 균과 폐렴균을 억제하는데 효과를 보인다. 이처럼 건강에 유익한 피톤치드를 다량 함유한 편백나무는 전남 지역에만 60% 정도가 분포해있으며, 주로 군락지를 이루고 있는 곳이 많다. 전라남도는 이를 활용해 코로나 19 시국에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한 편백나무 숲길을 조성했다. 산림청 주관하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수상한 순천 조계산은 해발 887.3m 호남의 명산으로 197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유려한 산세로 계절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고 등산코스도 완만한 편이어서 호남 필수 관광코스 중 한 곳으로 손꼽힌다. 동쪽 기슭에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선암사가 있고, 서쪽 기슭에 위치 송광사는 조계종 사찰이자 법정스님의 무소유가 집필된 곳이다. 유명한 절을 2개나 품은 조계산은 본래‘송광산’으로 불렸으나, 고려 희종 때 조계산으로 이름이 바뀐 역사를 갖고 있다. 따뜻한 기후로 단풍이 늦게 드는 편이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 매년 관광객과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사진=순천시청)조계산의 굴목재 길을 따라 걷는 관광객들. (사진=KBS 1TV)기후가 따뜻한 남쪽지방이어서 단풍은 10월 중순부터 11월까지 피고 이때 가장 많은 관광객이 조계산을 찾는다. 호남 정맥 끝부분에 위치해 장군봉을 중심으로 산줄기가 ‘ㄷ’자 형을 이루며, 여름이면 수량이 풍부한 비룡폭포를 보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또 수림의 종류가 다양해, 전라남도 채종림(우량목 종자를 생산·공급 목적으로 조성된 산림)으로 지정될 정도로 울창한 숲을 자랑한다. 산행길은 대부분 완만하고 평탄해 편백나무가 펼쳐진 풍경을 감상하며 걷기 좋은 산으로 잘 알려져 있다. 조계산 초입부터 곧고 힘차게 뻗은 편백나무 숲은 바이러스로 지친 심신을 단숨에 치유할 수 있을만큼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두 사찰의 스님들이 왕래하며 만들어낸 ‘굴목재’도 빼놓을 수 없다. 신선한 공기를 내뿜는 편백나무 길과 반복되는 완만한 오르막길, 내리막길을 지나 만나는 굴목재는 고요하고 향기로운 편백나무 향에 취해 짐시나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게 한다.
차이나타운의 경관을 내려다볼 수 있는 아키라 커피 옥상. (사진=유주 기자)인천 차이나타운은 서울 근교에 사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나들이 가기 좋은 곳이다. 코로나 19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요즘, 차이나 감성을 살짝 느끼기에도 좋다. 자장면 맛집에서 배를 채우는 것도 덤일 터. 근처에 있는 월미도 가는 길에 들러 구경해도 좋다. 특히 이번 나들이에서는 요즘 SNS에서 핫한 카페 ‘아키라 커피’에 들러봤다.아키라 커피는 차이나타운 초입의 골목 안쪽에 자리잡고 있다. 화려하고 다소 번잡해 보이는 차이나타운 안에 아키라 커피는 다른 감수성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곳. 골목에 들어서자 저 멀리 막다른 길 끝에 아키라 커피라고 쓰인 벽이 보였다. 아키라 커피는 골목의 맨 안쪽에 자리잡고 있다. (사진=유주 기자)원래 있던 주택 그대로를 살려 카페로 만든 것이어서, 카페로 들어서는 입구의 돌계단도 낡은 모습 그대로였다. 입구에 들어서면 ‘우와~’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화려한 색감으로 가득한 차이나타운을 누비다가 이곳에 들어서니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정문으로 들어서면 예쁜 마당이 눈에 들어온다. (사진=유주 기자)카페 마당은 어느 곳에서나 찍어도 예쁜 사진을 담을 수 있다. 이미 여러 커플과 친구들이 서로 사진 찍어주느라 정신없었다. 사진 찍기 딱 좋은 위치에 아예 의자가 놓여 있었다. 이곳에서 찍힌 사진들이 이들의 SNS를 장식할 터. 오른쪽 별채 쪽에도 감성 넘치는 좌식용 자리가 방마다 마련되어 있었다. 친구끼리, 연인끼리 노닥거리기 좋은 자리였다.오래된 주택의 모습을 그대로 남겨두어 아날로그적 감성이 풍긴다. (사진=유주 기자)따뜻한 커피를 주문해두고 나도 여기저기를 둘러봤다. 그런데 어딘가 눈에 익은 느낌이 들었다. 알고 보니, 얼마 전 이곳에서 이정재가 화보 촬영을 했던 것. 에 이정재의 화보 촬영 장면이 등장했었다. 우연히 들른 곳이었는데 바로 얼마 전 TV에서 보았던 그 카페여서 더 반가웠다. 사람만 많지 않다면 이정재처럼 포즈를 취해봐도 좋을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카페 내부에는 이정재의 TV 속 촬영 장면이 붙어 있었다. 단출하지만 미니멀리즘한 감성이 담긴 카페 내부. (사진=유주 기자)이정재가 최근 화보 촬영차 이곳에 다녀갔다. (사진=유주 기자)이곳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자리는 루프탑이 있는 옥상이었다. 커피를 받아들고 나는 좁은 계단을 올라 옥상으로 향했다. 옥상에 올라서니 주변 경관이 한눈에 보였다. 오래된 주택가의 모습들이 카페의 배경을 장식했다. 낡은 지붕과 굴뚝, 창문들이 빈티지한 감성을 더하고 있었다. 아키라커피는 10월 송도점도 새로 문을 열었는데, 송도점은 일본식 정원 테라스 카페로 차이나타운 점과는 또다른 느낌이다.이곳에서 나는 살랑살랑 부는 바람을 맞으며 한껏 여유롭게 커피를 즐겼다. 한주치의 스트레스를 바람에 날려 보내기 딱 좋은 곳이었다.*아키라커피인천광역시 중구 차이나타운로 44번길 16-24자그마한 카페 별채 공간. (사진=유주 기자)
무인도에서 꿈꾸던 삶을 살아가는 자연인 박종인씨. (사진=MBN 나는 자연인이다 홈페이지)아무 연고 없는 무인도에 뛰어든 사나이가 있다. 자연인 박종인씨는 자칫 잘못하면 고립돼 생존 위험이 우려되는 무인도에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짙은 물빛의 바다를 건너야만 만날 수 있는 무인도 한가운데는 자연인의 보금자리만이 자리해있다. 박씨의 자가용인 ‘뻘배’는 발만 디디면 쑥쑥 빠지는 갯벌에서 편한 이동수단이 되어준다. 15분이면 전부 돌아볼 수 있는 외로운 작은 섬에서 자연과 살아가는 그의 수줍은 미소는 어딘가 모르게 섬소년같은 이미지를 풍긴다. 너른 바다를 앞마당 삼아 지어진 자연인의 보금자리에는 그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물이 귀해 지붕에 떨어지는 빗물을 담아 허드렛물로 쓰고 텐트 생활을 하다 작은 배로 6톤의 자재를 나르며 직접 지은 목조식 조립주택은 고립된 섬에서 그를 따스하게 품어준다. 그리고 바다 풍경이 훤히 보이는 문 없는 화장실까지. 집 곳곳에서는 박씨의 자유분방한 성격이 엿보인다. 방안은 예상외로 깨끗하고 소박한 분위기를 풍긴다. 집 안은 소박하면서도 정겹고 자연인의 생존 의지가 엿보이는 물건들로 가득하다. 즉석식품과 미제 서바이벌 키트는 섬 생활에서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물건 중 하나이며 담금술을 즐겨 방 한켠에 가득 담긴 누룩에서는 그의 취향이 드러난다. 자연인이 미국에서 구입한 생존키트. 고립된 섬생활에서 유일하게 의지하는 물건이라고 한다. (사진=MBN 나는 자연인이다 홈페이지)산골 오지에서 태어난 박종인씨는 소에게 풀을 먹이고 민물고기를 잡으며 멱도 감고 산 소년처럼 유년 시절을 보냈다.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시끌벅적 도시로 올라가서 치열한 IT 업계에만 근무한지만 30년. 하고 싶은 일이 워낙 많아 ‘하고재비’로 불렸던 그는 다른 사람과 달리 작은 마찰에도 상처를 받는 천성 탓에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기를 꿈꿨다. 후에 그는 정년 5년을 앞두고 은퇴 후의 삶은 원하는 것들로 가득 채우리라는 계획을 세웠다. 술을 즐겨 전통주 제조법을 배우고 자연치유에 관심을 두며 요양보호사 1급 자격증까지 취득한 박씨는 하루하루 행복한 노후만을 그리며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시골에 계신 어머니가 아프다는 소식에 늦은 지금에라도 장남 노릇을 제대로 하기 위해 다시 고향살이를 시작하게 된 자연인. 어머니를 극진히 살피며 고향에서 마음 편히 살아가던 어느 날, 박씨는 지인의 소개로 지금의 무인도를 알게 됐다. 섬에 들어온 것은 계획에 없던 일이지만 각자의 삶을 존중하는 아내의 이해 덕분에 고향 땅과 가까운 곳에서 어머니를 살뜰히 챙기고 나름대로 자연을 즐기며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가고 있다. 기체조로 건강을 관리하는 자연인 박종인씨와 mc윤택. (사진=MBN 나는 자연인이다 홈페이지)집에서 내려오면 바로 닿는 해안가에는 노란 열매가 나는 팽나무가 우거져 있고 파도가 잔잔한 날에는 직접 낚시에 나서 물고기를 잡는다. 갯벌에서 잡히는 갯가재와 간재미도 충분한 저녁거리가 된다. 자연치유에 관심이 많은 자연인은 과거에 입었던 허리 부상을 회복하기 위해 나름대로 동작을 엮어 다양한 스트레칭을 아침 루틴으로 실시한다. 바쁘게 돌아가던 육지에서의 삶을 멈추고 사람 하나 없는 자연의 품 안에 스스로 들어간 자연인 박종인씨는 은퇴 후 꿈꾸던 파라다이스를 비로소 이뤄, 그의 얼굴에는 행복하고 여유로운 미소가 넘쳐 흐른다.
역과의 접근성이 좋고 여유로운 강변을 따라 유유자적 걸을 수 있는 양평 물소리길. 남한강과 북한강이 이어지는 산책길로 코스마다 다양한 테마가 있어 걷기가 주는 즐거움에 빠져들 수 있다. (사진=물소리길 홈페이지)밀집된 공간 내의 활동이 어려워지자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야외운동이나 산책, 도보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운동이나 답답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강변을 따라 달리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 국내 수많은 산책길 중, 서울 근교에서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양평 물소리 길은 양서면에서 용문면에 이르는 강변 산책길로 프로 산책러들에게 인기가 많다. 물소리길을 구성하는 각 산책코스는 중앙선 전철역과 접근성이 좋아 방문객들이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물소리 길은 6개의 코스로 총 길이는 57km에 달한다. 산책길은 계절마다 색색의 옷을 갈아입고 각각의 테마가 있어 단순한 걷기 여행에 재미와 볼거리를 더한다. 각코스에는 방향을 안내하는 방향표시와 리본, 도보인증대가 있어 산책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천변과 산을 끼고 걸을 수 있는 문화유적길. (사진=물소리길 홈페이지)양수면에서 시작되는 문화유적길은 총 길이 8.3km에 3시간이 소요되며, 여운형 생가를 비롯해 이덕형(조선 중기의 문신) 신도비, 정창손(조선 전기 정치가) 묘를 거친다. 유유히 흐르는 하천과 초록이 짙은 산 풍경이 어우러져 역사와 자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코스다. 코스에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가 있고 인근 역으로는 양수역과 신원역이 있다. 자전거와 사람이 함께 하는 터널이 있는 기찻길. (사진=물소리길 홈페이지)2코스는 터널이 있는 기찻길로 남한강 공원과 자전거 길을 연결한 터널길이다. 이 길은 사람과 자전거가 함께 하는 공유 산책길로 총 길이는 9.8km, 3시간이 소요된다. 코스에 위치한 원복터널과 기곡터널은 여름과 가을철 눈부시게 쏟아지는 햇살을 피할 수 있는 휴식처가 돼주고, 걷는 내내 남한강 변의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인근역은 신원역, 국수역, 아산역이 있다. 시골 풍경을 끼고 걷는 고요한 강변이야기길. (사진=물소리길 홈페이지) 3코스는 아신역에서 양평역으로 이어지는 강변이야기 길이다. 10.2km 길이로 3시간 30분이 소요되는 이 산책길은 나무가 우거진 산길과 마을 길이 번갈아 가며 나타나고 유유자적 걸을 수 있는 최적의 도보여행 길이다. 도보 여행객들은 물소리길 인증대에서 스탬프로 기록을 남길 수 있고, 천주교 양근성지와 안개가 낮게깔린 물안개 공원을 지난다. 최근 2020년에 양근섬과 부교 부근이 새 코스로 단장을 마쳐 양평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뷰 스팟으로 거듭났다. 벚꽃이 만개한 버드나무나루께 길. (사진=물소리길 홈페이지) 4코스 버드나무나루께길은 양평에서 출발해 벚꽃나무와 버드나무가 우거진 갈산공원을 지나고 맛집이 즐비한 양평 해장국 거리를 지나 원덕역에 도착하는 코스다. 버드나무나루께길은 도심 풍경에서 자연으로 빠져들 수 있는 코스로 만물이 피어나는 봄은 벚꽃이 만개해 산책길에 낭만을 더한다. 인근역으로는 양평역과 원덕역이 있고 최근 양평 해장국 거리 부근은 양평 대명리조트 뒷길로 일부 코스가 변경됐다. 바뀐 코스는 물소리길에 표시된 리본을 따라 이동하면 된다. 물 빛깔이 검은 흑천길. 강과 산이 어우러진 자연친화적 풍경이 인상깊다. (사진=물소리길 홈페이지)5코스는 원덕역에서 용문역에 이르는 흑천길이다. 총 7.2km로 2시간 가량이 소요되는 단코스다. 길이가 짧은 만큼,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산책코스다. 흑천은 하천 바닥에 검은 돌멩이가 모여있는 탓에 물 색깔이 검게 보인다 해서 흑천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수질이 좋아 매년 4~6월에는 낚시하는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들고, 일곱 개의 읍이 내려다 보이는 칠읍산은 강변을 따라 곡선 형태로 펼쳐져 있다. 인근 볼거리로는 5일, 10일마다 용문 천년 전통시장이 있으며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로 방문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가을 빛이 물씬 풍기는 용문산 은행나무길. 물소리길의 마지막 여정인 6코스는 용문산관광지까지 이어진다. (사진=물소리길 홈페이지)물소리길의 최종 코스 용문산 은행나무길은 남한강으로 흘러가는 흑천에서 용문산관광지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코스 끝에는 높이 42m에 1100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천연기념물 30호 은행나무를 만나 볼 수 있는데 이는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가 심은 나무로 가을철 노랗게 물든 풍경이 장관이다. 은행나무 길은 고요한 남한강 변의 물소리와 신선한 공기를 뿜어내는 용문산자락이 이어져 자연의 숨소리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서울 도심과 가장 거리가 먼 코스로 길이는 10.7km에 3시간이 소요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우리의 일상은 다시 제한되고 있다. 여러 사람과 함께 할 수는 없지만 혼자서라도 답답한 기분을 전환하고 싶다면 양평 물소리길을 찾아보자. 서울 도심과 거리가 멀지 않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도전할 수 있다. 사람이 없는 날을 골라 유유자적 걷는 시간은 단순히 걷는 행위에 지나지 않고 심신이 치유되며 여유로운 삶의 행복을 느껴보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양평 물소리길 코스 지도. (사진=물소리길 홈페이지)
네덜란드의 첫번째 슬로시티인 '미드덴 델플란드(Midden-Delfland)'는 문화, 레크레이션 기반시설을 제공하고 낙농업이 발달돼 녹색지구로 인증된 곳이다. (사진=미드덴 델플란드 홈페이지)네덜란드의 지방 도시인 ‘미드덴 델플란드(Midden-Delfland)’는 2008년 6월 28일 네덜란드의 첫 슬로시티로 선정됐다. 미드덴 델플란드는 총 1만800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작은 도시로 지방 자치단체의 성격을 띤다. 도시는 마스랜드(Maasland), 스키클루이덴(Schipluiden), 덴 호른(Den Hoorn)등 다양한 시내 중심가가 도시를 이루고 있다. 미드덴 델플란드는 네덜란드 남부지역에서도 델프트(Delft)와 로테르담(Rotterdam), 헤이그(Hague) 등 인구 밀집 지역 사이에 자리해 주변 도시민들의 근교 휴양지가 되어주고 각종 레크레이션 관광을 유치해 레크레이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미드덴 델플란드는 이 지역을 방문하는 방문객들에게 각종 문화, 환경, 기반시설을 제공하고 지역 정체성을 키우고 강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발전해 나가고 있다. 넓은 초원 지역과 전형적인 전원 마을의 형태를 갖추고 낙농업이 잘 발전돼, 정부로부터 작은 녹색 지구로 지정되기도 했다. 또 벨기에와 더불어 주변 유럽국가보다 낮은 고도에 위치해 고유의 간척지 풍경은 방문객의 시선을 끌기 충분하다. 지역 상품 역시 유명한데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포도, 양봉가의 꿀, 농장에서 만든 구식 유제품, 구식으로 구운 빵 등이 있다. 낙농이 오랫동안 유지되온 탓에 치즈 또한 유명하다. 지역 상품은 현지 제품을 홍보하고 ‘정직한 지역 제품만을 팔 것’을 선언한 ‘농장 상점(Farm shop)’에서 판매를 주관한다. 목가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미드덴 델플란드의 어느 농가. (사진=미드덴 델플란드 홈페이지)미드덴 델플란드는 농업이 활성화돼 주민 1/3이 농사를 짓는다. (사진=미드덴 델플란드 페이스북)자동차 사용자보다 자전거 사용자가 더 많아 자전거도로가 잘 조성돼있다. 타운을 따라 가로지르는 자전거 길은 전원마을 풍경을 감상하며 달릴 수 있다. (사진=미드덴 델플란드 페이스북)도시환경 조성을 위한 프로젝트로는 가로등 조광을 위해 LED 가로등을 설치하고 자동차보다 자전거를 애용하는 국민들을 위해, 안전한 자전거 길을 마련했다. 자전거 길을 따라 타운을 달리다 보면 목가적이고 한가로운 풍경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진정한 쉼을 선사한다. 마을 축제로는 서머 페스티벌과 항해 퍼레이드, 미덴 델플란드의 날이 있고 다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눠 먹는 식으로 진행된다. 마을 내 유적지로는 호든페일(Hodenpijl) 교회와 란드스타트(Randstad) 정원이 있다. 란드스타트정원은 지명에서 따온 이름으로 130만 명이 거주하고 있을 만큼 네덜란드에서도 인구 밀집 지역으로 손꼽힌다. 무역이 활발하고 추운 기후 때문에 따뜻한 분위기에서 요리를 먹는 문화가 있어 다양한 레스토랑이 거리 곳곳에 자리해있다.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은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된 츠베트호일(Zwethheul)이 대표적이고 팬 케이크를 파는 헤트손네(Het sonnetju), 농장 레스토랑인 드 리커바르트스푸브(De Lickebaertshoeve) 등이 있다. 다양한 지역 상품과 전통적인 전원 마을 분위기가 어우러져 고유의 분위기를 풍기는 미드덴 델플란드는 네덜란드의 관광상품이자 자랑거리다. 이후 네덜란드의 슬로시티는 미드덴 델플란드에 이어 보르허 오도른(Bprger-Odoorn), 알픈 –캄(Alphen Chaam)까지 해서 총 3개로 늘어났다. 도시는 각각의 도시로 존재하지 않고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성해 슬로시티의 역사를 이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