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생태공동체를 꿈꾸고 역사를 간직한 영국의 2번째 슬로시티 에일셤(Aylsham). (사진=에일셤 디스커버리 홈페이지)영국 에일셤을 대표하는 에일셤 교회. (사진=에일셤 디스커버리 홈페이지)에일셤(Aylsham)은 영국 잉글랜드 노포크(Norfolk) 주에 위치한 도시로 2004년 11월 영국의 두 번째 슬로시티로 선정됐다. 아름다운 해안과 대성당의 도시로 유명한 에일셤은 공동체 삶을 중요시하고 작고 느림의 전통을 고수하며 영국 내에서도 슬로(Slow)를 브랜드로 삼은 마을이다. 인구 6,800명이 거주하고 선사시대때부터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남아있어, 역사적인 시장 도시로도 알려져 있다. 로마시대의 산업 중심지로 주요 생산품은 도자기, 금속물품, 직물이었고 특히 린넨 같은 직물은 에드워드 2세와 3세 왕궁에 공급되기도 했다. 마을 중심부 마켓 플레이스에서는 주간 시장이나 월간 시장, 지역행사가 열려 네셔널 트러스트에 가치있는 공동체마을로 등재돼 있다.이 마을은 헨리 8세의 둘째 부인 엘리자베스 1세가 탄생하고 참수된 앤 볼린의 탄생지로 앤 볼린의 생가 ‘블리클링홀’이 보존된 역사관광지이기도 하다. 에일셤과 각 마을을 연결하는 증기기관차는 관광객들의 발이 되고 16세기에 조성된 상점가에서는 다양한 지역산물 구매가 가능하다. 마을 내에서 활동하는 지역 예술가는 36명으로 특히 전통공예, 도예, 수공예가 발달했다.에일셤은 ‘세계에서 살기 좋은 타운 국제 시상식’에서 4년 연속 수상할 정도로 영국에서도 지역공동체를 대표하는 모델이다. 에일셤이 속한 브로드랜드 군은 웰빙 문화를 전 세계에 전파시킨 발원지 중 한곳으로 꼽히며 행정, 교통, 환경,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수준을 보인다. 주민들이 함께 조화를 이루며 전통을 유지하는 지속가능 공동체에 그치지 않고 정부의 생태타운 조성계획에 적극 참여하며 생태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 에일셤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산책과 자전거타기를 즐기고 '슬로우라인(Slow line)'이라 불리는 자전거 전용 차선이 있다. (사진=에일셤 디스커버리 홈페이지)정부가 내세운 계획 키워드는 타 도시와의 편리한 연계성, 탄소 제로를 실천, 주민을 위해 쾌적한 편의 시설 제공이 있다. 마을 주민들은 자동차보다 자전거로 이동을 선호하고, 산책을 즐기는 등 정부의 친환경 계획에 발걸음을 맞춰 가는 중이다. 민주주의 이름만 달고 불통의 연속인 한국과 달리, 마을 주민들은 시장이나 공무원 같은 고위관리자들과의 연대가 끈끈하고 지속가능한 삶과 삶의 질에 대한 논의가 유연하게 이뤄진다. 이런 에일셤의 슬로시티 운동을 추진하는 선두에는 동네 노년층, 중년 여성, 젊은 학생들이 있다.에일셤을 찾는 연간 관광객은 10만 명으로 시의회와 에일셤 고교가 공동 개최하는 ‘빅 쇼 브렉퍼스트(Big Show Breakfast)' 음식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는 영국 내에서도 가장 큰 음식 축제로 알려져 국가의 주목을 끌고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다. 양질의 슬로푸드를 선보이고 아이들에게 균형있는 음식, 청결하게 조리된 깨끗한 음식, 공정 거래 과정을 거친 공정한 음식에 대한 의미를 가르친다. 식재료가 생산돼 우리 밥상에 오르기까지 걸리는 이동거리 ‘푸드 마일리지(Food Millage)'에 관한 교육도 이뤄진다. 푸드 마일리지는 짧고 가까울수록 건강한 음식으로 여기는 에일셤의 식품 생산방식을 의미한다. 최근 한국도 생산자를 밝히고 생산 환경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운영 중에 있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거리를 소비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10월 초에 열리는 ‘빅 쇼 브렉퍼스트(Big Show Breakfast)'는 영국에서도 최대의 음식축제로 매년 10만여 명의 외지 방문객들이 찾아 에일셤의 음식을 즐긴다. (사진=에일셤 디스커버리 홈페이지)에일셤에서 열리는 재래시장. 광장문화가 발달해 있다. (사진=에일셤 디스커버리 홈페이지)에일셤은 유기농 농산물 추구에 이어 친환경 운동에도 적극 동참하며 1회용 비닐봉투를 추방하는 등 지속가능한 생태공동체를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방문객들이 에일셤에 잠시 머무르는 데 그치지 않고, 장기 체류하는 관광객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5월의 음악 페스티벌, 7월의 카니발, 8월 마지막 월요일에 열리는 에일셤 농산물 쇼, 10월 초의 에일셤 음식페스티벌까지 다채로운 축제가 열려 발걸음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매달 두 번 열리는 농산물 시장에서는 갓 수확한 유기농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마을 주민들은 슬로시티 선정 후, 언론의 보도로 마을이 국내외로 알려진 것에 자부심을 갖고있다. 웰빙 문화의 발원지이자 21세기 친환경 생태공동체의 모델로 거듭나는 것이 의미있다고 생각하며, 에일셤 주민들은 더 멋진 슬로시티의 미래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한다.
(사진-수리재 홈페이지)"저 푸른 초원 위 하얀 집을 짓고 살고 싶다" "흙집에서 자연과 함께 숨 쉬고 살고 싶다" "나만의 왕국을 꾸며 자유롭게 살고 싶다" 등 누구나 마음 속에는 꿈꾸는 삶이 있다. 비록 현실은 꿈과 거리가 멀지라도 '언젠가'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을 그리며 하루를 살아간다.그런데 여기 나만의 행복을 위해 평생을 꿈으로 품고 있는 삶을 현실로 만든 부부가 있다. 충청남도 부여로 귀촌한 구자운, 오경희 부부가 주인공이다. 연고도 없는 곳이었지만 올챙이 모양의 황토집에 반해 귀촌을 결심한 부부는 한옥 카페와 흙집 펜션을 운영하며 자연과 함께 지내고 있다.(사진-수리재 홈페이지)사실 두 사람은 퇴직 후 귀촌을 꿈꾸며 농사학교까지 다녔다고 한다. 하지만 농사를 지어 먹고사는 현실은 녹록지 않았고 우연한 기회에 카페를 인수 받고 옆 공터에 펜션도 열게 됐다. 부부는 '건강'을 모토로 두 공간을 운영하고 있는데 덕분에 도심에서 진정한 휴식을 위해 찾아오는 이들도 많다. 건강이 우선이기에 모든 식재료는 유기농 또는 친환경만 사용하며 주문 즉시 만들어지는 음식들이 대부분이다. 잠깐 머물다 가는 것이 아쉬운 이들은 '원데이 클래스'로 식사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으며 하루를 푹 쉬어갈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자연이 준 재료로 만들어낸 식사와 건강에 좋은 차를 마시며 비건 디저트 만들기, 그래놀라 만들기 등의 배움을 할 수 있다. 황토방에서 낮잠을 자고 솔바람길을 산책하며 동물들과 교감하는 '서비스'도 제공된다. (사진-수리재 홈페이지)이렇게 손님들에게 '진짜 휴식'을 선물할 수 있는 이유는 본인들이 마음의 여유를 찾았기 때문이다. 시골에서 찾은 여유로 두 사람은 버킷리스트도 하나씩 이루고 있다. '동물들과 교감'에는 산양도 포함되는데 이 역시 두 사람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요즘에는 화덕에 빵 굽기에 푹 빠져있다. 한 가지 빵에 꽂히면 석 달은 같은 빵만 만드는 탓에 치아바타만 주구장창 구워먹고 있다고. 남편이 불붙인 화덕에 아내가 구운 빵은 보기만 해도 절로 행복의 맛이 느껴진다.마지막 버킷리스트는 탱고 배우기로 아내의 제안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이제는 마당에 삼베 천을 널다가도 탱고를 추며 그들만의 '라라랜드'를 즐긴다.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청풍명월 도시 제천의 충주호. (사진=제천시 문화관광 홈페이지)청풍호를 배경으로 열리는 제천 국제음악 영화제. 타 지역에서도 많은 방문객들이 축제에 참여한다. (사진=제천시 문화관광 홈페이지)충청북도 제천은 청풍명월의 도시다. 한반도 중심 중부내륙에 위치해 소백산맥의 기를 이어받은 제천은 소백산, 치악산, 월악산과 이어진 산세가 청풍호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역사와 자연, 문화가 어우러진 제천은 선비의 슬픈 사연이 서린 박달재부터 삼한 시대의 흔적이 남은 의림지까지 자연 자원을 활용한 관광지가 다채롭다. 금수산과 두악산에 둘러싸여 굽이 흐르는 충주호는 한 폭의 풍경화와 같아 매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옥순봉에서 바라보는 충주호 풍경은 단양팔경과 제천 10경으로 손꼽힌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관광자원을 보유해 국내 관광 휴양도시에 속하며 교통·물류의 요충지로 어느 지역에서든 접근이 쉽다. 내륙지역으로 산속에 둘러싸여 공기 좋고 물 맑은 이미지가 강하지만, 제천은 다양한 축제가 열려 문화예술의 도시로도 불린다. 계절별로 지역 테마를 반영한 다양한 축제가 열리며 그중 4월 봄에 열리는 청풍호 벚꽃축제가 대표적이다. 여름에는 청풍호를 배경으로 한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여름밤에 낭만을 선사하고 한방 천연물 특화도시로 지정돼 지역 특산물을 살리는 한방 바이오 박람회가 열린다. 겨울철에는 겨울왕국 제천 페스티벌이 열려 공어와 빙어 낚시, 먹거리 장터. 얼음 조형물을 등이 눈을 즐겁게 하고 겨울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한다. 제천시의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제천의 주요 관광지를 찾은 방문객 수는 무려 4,731,374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천 10경 중 1경에 속하는 의림지. 삼한시대에 축조된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와 함께 국내 최고 저수지로 손꼽힌다. (사진=제천시 문화관광 홈페이지)매년 4월 봄마다 열리는 청풍호 벚꽃축제. (사진=제천시 문화관광 홈페이지)제천시의 강제동과 금성면에 걸쳐있는 옥녀봉은 옥녀가 머리를 풀고 있는 형상과 비슷해 붙여진 이름으로 국내 명승지에 속한다. 옥순봉의 기암괴봉과 어우러진 청풍호의 풍경은 조선 성종 때 쓰여진 국내 지리서 ‘여지승람’에도 경치가 뛰어나다고 기록돼 있다. 제천은 을미의병 전쟁의 진원지로 구한말 의병항쟁인 ‘제천의병’이 치열하게 전개된 역사문화유적의 보고이기도 하다. 이후 1941년에는 태백선과 중앙선, 충북선이 교차하는 제천역이 생겨나며 교통 중심지로 거듭났다. 1970년부터는 석회암 지대에 시멘트 회사들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기암괴석 석산이었던 금월봉은 당시 시멘트 제조용 점토 채취장으로 사용됐다. 금강산의 수려한 모습을 빼닮은 금월봉은 섬세하고 독특한 모양의 기암괴석이 한데 모여있는 봉우리로 현재 주변에 관광지가 조성 중이다. 제천시 남동부에 위치한 수산면에는 남한강에 합류하는 여러 갈래의 하천이 흐르고 옥순봉을 품고 있는 제천의 핵심 마을이다. 얼음골과 용담폭포는 여름 피서지로 제격이다. 수산면은 충주댐 건설로 일부 마을이 수몰돼 터전을 산 위로 옮긴 아픈 역사가 있음에도 마을 주민들은 정월 대보름마다 신에게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동제 ‘오티별신제’를 400년째 이어오고 있다. 오티별신제는 충북 북부 지역의 서낭굿 전형을 유지하면서 전승되온 민속제의를 일컫는 말이다. 박달도령과 금봉낭자의 사연이 서린 박달재. (사진=제천시 문화관광 홈페이지)10가지가 넘는 약초로 차려진 제천 특산물 약초 밥상. (사진=제천시 문화관광 홈페이지)2000년대에는 비수리(야관문), 복분자, 칡 같은 한방 천연 특화물을 앞세워 자연치유 타이틀을 건 도시로 알려졌고 이후 한방바이오산업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산이 70%, 호수가 12%를 차지하는 지역 특성상, 약초 재배가 쉬워 약초·산채정식을 판매하는 식당이 마을에 넘쳐난다. 각종 나물류로 20여 가지 반찬을 낸 산채 정식이 유명하고 오가피, 황기 등 15가지가 넘는 산야초와 버섯, 수육을 함께 끓인 약초쟁반도 인기다. 산촌개발사업이 이뤄지며 생겨난 명암 산채건강마을도 들러볼 만하다. 명암 산채 건강마을은 도시 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의 심신을 치유하는 치유 마을로 한방 진료 체험이 가능한 한방명의촌부터 주말장터, 산채식당, 찜질방, 약초 탐방로가 조성돼 있다. 지역에서 나고 자란 식재료로 요리하고 잘 보존되온 전통문화를 배경으로 각종 축제를 열어 사람들과 어울리는 제천시의 모습은 지역 정체성이 뚜렷하고 공동체 운동을 실천하는 슬로시티의 면모가 잘 드러나, 국내 11호 슬로시티로 지정됐다.
크리스마스 시즌이지만 코로나19로 조용히 거리두기를 하며 지내야 하는 연말이다. 평소 연말에 여러 송년 모임으로 바쁘게 보냈다면, 올해엔 나들이를 자제하고 가족과 함께 더 의미있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거리두기를 하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조금은 내고 싶다면 가볼만한 곳, 봉화 분천역 산타마을이다.일년 내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분천역 산타마을. (사진=한국관광공사)경북 봉화의 분천역에 꾸며진 산타마을은 역 일대가 일년 내내 산타 콘셉트로 꾸며진 곳이다. 산타마을답게 여기저기에 산타 조형물들이 많아, 크리스마스 기분을 느끼기에 제격이다. 매년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축제를 해왔지만,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봉화군은 산타마을 공식 행사는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산타마을의 시작을 알리는 개장식과 같은 공식 행사는 열지 않지만, 관광객과 주민들이 산타마을의 분위기를 누릴 수 있도록 조성한 경관과 시설은 상시 개방한다. 축제는 열리지 않지만, 연중 어느 때라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길 수 있도록 꾸며진 곳이라 꼭 겨울이 아니어도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싶을 때 찾아가도 좋은 곳이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크리스마스축제는 열리지 않지만, 크리스마스 시설은 상시 개방한다. (사진=봉화군)분천역 산타마을. (사진=한국철도공사)분천역 산타마을은 스위스 체르마트역과의 자매결연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사진=네이버)1956년 영동선과 함께 문을 연 분천역은 한때 울진과 봉화 등지의 목재를 전국으로 운송하는 거점 역할을 하는 역이었으나 물동량이 줄어들며 점점 잊혀가던 곳이었다. 이곳 인근에 산타마을을 만들어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2014년 12월부터. 봉화군은 2013년 5월 한국과 스위스 수교 50주년을 맞아 체르마트역과의 자매결연을 계기로 이곳에 산타마을을 만들었고 이후 차츰 이름을 알리며 관광객들이 찾기 시작했다.분천역은 백두대간 협곡구간을 운행하는 개방형 관광열차인 V-train(백두대간 협곡열차)을 탑승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V-train은 경북 태백 철암역과 경북 봉화 분천역(철암-석포-승부-양원-비동-분천)을 오가는 열차로 백두대간 협곡 구간을 운행하는 관광전용열차다. 승부역과 양원역, 비동역 구간은 자동차 도로로는 연결되지 않아 오로지 열차로만 관광이 가능하다. 백두대간 협곡열차를 통해 만날 수 있는 풍경. (사진=한국관광공사)양원에서 비동까지는 ‘체르마트길’이라는 2.2km의 트레킹 코스가 있어 협곡을 구경하며 걸어보는 것도 좋다. 스위스 빙하특급열차가 출발하는 체르마트역과 분천역이 자매결연을 맺으며 체르마트길이라는 새 이름을 얻은 이 길은 예전에 실제 마을 사람들이 이용하던 길이었다.협곡을 구경하며 걸을 수 있는 트레킹 코스인 체르마트길. (사진=한국관광공사)또한 강릉부터 분천(강릉-정동진-묵호-동해-신기-도계-동백산-철암-석포-승부-양원-비동-분천)까지 이어지는 동해산타열차도 운행되고 있어, 동해산타열차와 V-train을 함께 즐기는 여행 코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가 조금 잠잠해지면 열차여행과 함께 산타마을을 함께 방문해도 좋을 것이다. *분천역 산타마을경북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 964-1문의: 봉화군청 054-679-6351~3, 분천역 054-672-7711
전남 목포는 항구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도시다. ‘목포는 항구다’라는 노래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이고, 바다를 인접하고 있는 도시 대부분에 항구가 있음에도 ‘목포=항구’를 떠올리게 되니 노래 한 곡의 영향력이 참 크다 싶다. 그렇게 목포항을 가봐야겠다 싶어 떠났던 전남 목포에서 만난 해변의 걷기 좋은 길, 목포 갓바위까지의 호젓한 산책로를 소개한다.천연기념물 500호 목포 갓바위. (사진=유주 기자)전남 목포시 용해동에 있는 갓바위는 천연기념물 제 500호로 지정된 곳이다. 서해와 영산강이 만나는 강의 하구에 있는 갓바위는 해수와 담수가 만나며 풍화작용과 해식작용을 통해 만들어진 풍화혈이다. 풍화혈은 수분이 암석 내부로 쉽게 스며드는 균열이 있는 부위에 발달하며 파도 모양 혹은 버섯 모양의 형태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목포 갓바위는 인위적 요인이 전혀 작용하지 않고 자연적인 과정으로 빚어진 풍화혈 상태의 자연적인 조각품으로 다른 지역 풍화혈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희귀한 형태라고 한다. 이름처럼 삿갓을 쓰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갓바위까지 넓은 데크길이 만들어져 있다. (사진=유주 기자)삿갓을 쓴 형상을 하고 있는 갓바위는 자연적으로 빚어진 희귀한 형태를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갓바위 입구에는 달맞이공원 주차장이 널찍해 주차하기에도 편하다. 주차장에서 바다위로 난 데크길을 따라가다보면 갓바위를 만날 수 있다. 갓바위 주변을 한바퀴 돌기 편하도록 데크길이 넓게 잘 조성되어 있었다. 자연스레 거리두기를 할 수 있어 코로나 시기에 나들이하기에 적당한 곳이었다. 가까이에 다가가서 본 갓바위는 매우 신기한 모습이었다. 사람이 갓을 쓰고 있는 모습과도 비슷했지만,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와도 닮아 보였다.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보았던 카사밀라의 굴뚝도 겹쳐졌다. 가우디를 매우 좋아했던 스타워즈의 조지루카스 감독은 가우디의 카사밀라에서 영감을 받아 다스베이더를 디자인했다. 아마 갓바위를 그가 보았다면 또다른 캐릭터가 만들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야간 조명이 켜진 갓바위 일대. (사진=네이버)갓바위 일대는 노을을 감상하기에도 매우 좋은 곳이다. 해질녘 찾아가면 노을이 비치는 바다와 목포 입암산의 절벽에 반사되는 노을빛이 아름다워 입암반조(笠岩返照)라 불려왔다. 갓바위는 목포9경 중 제3경이기도 하다. 목포자연사박물관 정원. (사진=유주 기자)공룡에 관한 다양한 전시가 되어있는 목포자연사박물관 내부. (사진=유주 기자) 갓바위 일대를 산책하고 난 뒤엔, 근처에 있는 목포자연사박물관과 평화광장에도 가보자. 자연사박물관은 세계 최대 크기의 육식공룡알 둥지 화석 등 공룡과 관련된 다양한 전시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곳이다.(내년 1월 31일까지 리뉴얼공사로 휴관) 목포 평화광장의 춤추는 바다분수. (사진=유주 기자)평화광장도 갓바위에서 바로 이어진 곳이어서 갓바위를 본 후 해안도로를 따라 산책하기 좋다. 여름시즌(6월~8월)에는 하루 세 번(밤8시, 8시30분, 9시) 춤추는 바다분수쇼가 펼쳐진다. 이 일대에는 버스킹공연도 자주 열리기 때문에 밤바다와 분수쇼를 바라보며 버스킹을 즐기기에도 좋다.평화광장 앞의 해안 산책로. (사진=유주 기자)*목포 갓바위전라남도 목포시 용해동 산 86-24 인접해역(지도=네이버)
스웨덴 베스터 괴틀란드 지방에 위치한 소도시 '팔쾨핑(Falköping) 전경. 팔쾨핑은 2008년 슬로시티에 가입했다. (사진=팔쾨핑 바스타 스베리지 홈페이지) 농축업이 발달한 팔쾨핑은 250년 전통을 자랑하는 치즈가 대표 특산품이다. (사진=팔쾨핑 페이스북) 농축업의 도시답게 안내 표지판도 소 모양을 본떴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산을 줄이기 위해 거리를 유지하자는 안내가 적혀있다. (사진=팔쾨핑 페이스북) 팔쾨핑(Falköping)은 스웨덴 베스터괴틀란드(Vastergotland) 지방의 현 소재지에 속하는 소도시다. 인구 16,350명이 살고 도시 면적은 불과 8.54㎢에 달한다. 도시는 스웨덴의 대도시, 스톡홀름과 예테보리 사이에 위치 해있다. 스웨덴 남부도시 옌쾨핑(Jönköping)을 경유하는 서부 본선 철도 라인은 예테보리로 1시간 이내 접근이 가능해 도심과 접근이 편리하다. 2008년 국제 슬로시티 운동에 가입한 팔쾨핑의 슬로시티 철학은 ‘서두르자(festina lente)’, ‘유니크한 특별성을 찾자’, ‘작은 것을 존중하며 세계화로 가자’, ‘인도적인 것과 지속성을 찾자’이다. 주요 산업은 농축업으로 주요 생산품은 250년 전통을 자랑하는 치즈와 우유가 있다. 도심에는 200여 가지의 치즈를 판매하는 치즈 레스토랑과 부티크가 가득하며, 방문자 수는 해마다 2만 5000명이 넘는 수를 기록한다. 치즈는 마을의 작은 유가공 기업에서 엄격한 품질관리를 거쳐 생산되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협력하며 우유와 치즈를 생산한다. 두 공동체가 함께 생산하는 농축산물 중 10%는 유기농으로 이를 이용해 요리하는 레스토랑도 마을 내에서 인기다. ‘생태적으로 건전한 지역 산품과 행복한 동물(Locally produced, ecologically sound and happy animals)’이 이들의 슬로건으로 음식의 품질만큼은 꼼꼼하게 관리한다. 슬로시티의 철학에 맞는 바이오 가스 공장도 갖춰져 있다. 공장에서는 음식물 찌꺼기와 인분을 혼합해 65%의 메탄가스를 생산하고, 화석 연료 소비량을 줄여 친환경 자동차를 운행하는 데 사용된다. 이 바이오 가스 시스템은 발명가의 나라 스웨덴답게 스웨덴 고유 특허 기술로 지구 환경을 지키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우리나라에도 스웨덴의 바이오 가스 시스템을 도입해 현재 울산시에서 생산하고 있다. 1870년에 조성된 ‘아슬레타 (Asle Ta)’마을도 주목할 만하다. 아슬레타는 스웨덴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마을 주민들이 재단을 결성하고 슬로시티협회와 협력해 마을의 전통생활 원형을 잘 보존·재현한 곳이다. 팔쾨핑의 교육은 지방 정부와 중앙정부 하에 지원받으며 질 좋은 교육을 지원한다. (사진=팔쾨핑 페이스북) 팔쾨핑의 교육제도는 초·중·고는 지방 정부에서 지원하고 대학은 중앙정부에서 지원해 누구나 학비 부담 없이 학업에 참여할 수 있다. 대학에 가야 사람이 된다고 여기고 무조건 ‘인 서울’만 최고로 보는 한국과는 달리, 대학은 진짜 공부를 하고 싶어 하고, 연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만 입학한다.중앙정부의 지원 아래에서 질 좋은 대학의 교육을 받고, 연구 개발도 지원받으며 입사한 기업에서는 그간의 교육을 바탕으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한다. 교육 부분에서는 스웨덴을 움직이는 세 가지 정부 기관·민관단체·기업의 협력이 여실히 드러나며, 세군데 기관의 지원은 세계적인 발명가와 특허 전문가를 배출하는 기반이 된다. 팔쾨핑의 트라토르겟(Trätorget)광장. (사진=팔쾨핑 코뮨 홈페이지)파란 선 부분이 할소슬링간에 해당한다. 할소슬링간(Hälsoslingan)은 팔쾨핑 시민들의 웰빙을 책임지는 산책길이다. (사진=팔쾨핑 페이스북) 화산 폭발로 형성된 독특한 자연환경에 전설적인 고원 ‘플라토(Plateau)’와 거석문화 ‘돌멘(dolmen)’등 역사를 간직한 팔쾨핑의 풍경은 여유와 역사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보여준다. 쇼핑몰 비롯해 학교, 직장, 레저 시설은 도심·외곽 어디든 갖춰져 있어, 마을 주민들의 생활에는 큰 불편함이 없다.팔쾨핑의 ‘할소슬링간(Hälsoslingan)은 ’건강의 경로‘를 의미하며 걷기 좋은 8km의 산책길로 시민들의 웰빙을 책임진다. 또 유럽 특유의 광장(Plaza) 문화가 남아있어 ’트라토르겟(Trätorget)‘ 광장에서는 고단한 삶의 현장에서 소통에 목마른 사람들의 대화의 장이된다. 북유럽은 지리적 환경의 악조건 속에서도 삶의 질만큼은 어느 나라보다도 최상위를 달리고 있다. ‘휘게(hygge)’, ‘라곰(lagom)’ 등 일상 속에서 자신만의 여유와 행복을 찾는 라이프 스타일은 ‘천천히’를 추구하는 국가의 따뜻한 분위기에서 비롯됐음을 예상할 수 있다. 국가 전체가 협력하고 지역만의 특성을 찾아 질 높은 삶을 보여주는 스웨덴 팔쾨핑은 각박한 삶에 지친 대도시 국가에게 진정한 슬로시티의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MBN '나는 자연인이다' 영상 캡쳐)(사진=MBN '나는 자연인이다' 영상 캡쳐)산에서 인생의 2막을 연 자연인이 있다. 자연인 김춘래씨는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를 여의고 새 가족들 틈에서 외롭게 자라 단란한 가정에 대한 애착이 컸다. 이후 27세의 젊은 나이에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낳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시작했지만, 교통사고로 3살배기 딸을 떠나보냈고 가슴에는 지울 수 없는 상처만 남았다. 사고 이후 부부의 관계는 점점 틀어졌고 자책하는 횟수는 날이 갈수록 늘었다. 그는 그럴 때마다 다른 건 다 제쳐두고 일에만 몰두했다. 귀에 이명이 생길 정도로 공사판에서 일했고 조경 사업을 하며 전국을 돌아다녔다. 가족을 위한 돈벌이였지만 남편, 아버지로서 역할에는 소홀해져 가족은 결국 남남이 됐다. 결국 자연인은 가족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는 정신적 충격에 빠져 밥보다 술로 하루하루를 채웠고, 생식기능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러다 정신이 번쩍 뜬 자연인은 상처만 가득한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산으로 올랐다. (사진=MBN '나는 자연인이다' 영상 캡쳐)(사진=MBN '나는 자연인이다' 영상 캡쳐)산줄기가 훤히 보이는 산 중턱에 터를 잡은 그는 황무지였던 땅에 폐자재를 이용해 집을 짓고, 조경 솜씨를 발휘해 나무도 심어 보금자리를 채워나갔다. 집 앞에는 가끔 찾아오는 손녀들을 위해 나무 시소와 그네도 만들었다. 그는 새로운 삶을 선사한 자연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산에서 자라는 나물과 약초가 마르지 않도록 시기에 맞춰 씨를 뿌리고, 직접 기른 칡넝쿨이 죽지 않을까 애지중지 보살피는 삶을 살고 있다고 전한다. 자연인 김춘래씨는 “자연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때 산이 없었다면 아마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상처로 가득한 도시 생활을 지나 보내고 어제보다 오늘 더, 오늘보다 내일이 더 행복할 것이라 믿는 자연인. 자연이 사람에게 주는 긍정적인 영향과 자연과 사람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사연이다.
송악산 진지동굴에서 바라본 산방산. (사진=유주 기자)제주 송악산은 주변 바다가 시원스레 내려다보이는 경관으로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다. 올레길과 연결되어 있는 코스이기도 해서, 많은 이들이 이곳을 방문하고 지나간다. 하지만 대부분 주차장에 내려 사진 몇 장 찍고 이동하기 일쑤다. 이곳에는 아픈 역사가 서린 진지동굴이 있다. 해변까지 내려와 조금 걸어가면 만날 수 있는 곳, 진지동굴은 숨겨진 사진 명소이기도 하다.송악산에서 바라본 바다. 왼쪽에 산방산이 보인다. (사진=유주 기자)송악산은 가파도와 마라도로 가는 뱃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선착장 주변에서 조금 떨어져 송악산 주변에 펼쳐진 둘레길을 거닐어보자. 탁 트인 송악산 앞 제주 바다가 한눈에 보인다. 송악산 둘레길은 제주 올레길 10코스와 연결되어 있다. 송악산은 자연휴식년제로 인해 2021년 7월 30일까지는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대신 둘레길을 걸으면서 주변경관을 감상해 보자. 가까이에 보이는 산방산, 형제섬, 범섬이 그림같이 펼쳐진 곳이다. 송악산 진지동굴이 있는 해변가. (사진=유주 기자)나무 데크로 걷기 좋게 잘 만들어져 있는 송악산 둘레길은 총 2.8km로 1시간 정도면 걸을 수 있다. 곳곳에 제주의 상징인 말들이 평화롭게 거닐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송악산 둘레길을 거닐고 나서 남들은 잘 가지 않는 장소까지 보고 오면 좋다. 바로 송악산 진지동굴이다. 송악산의 아름다운 모습 뒤에는 역사적 아픔이 공존하고 있다. 진지동굴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해군의 특공 기지였다. 일본군은 송악산 해안가 절벽 아래를 뚫어 다양한 크기의 15개의 동굴을 만들었다. 동굴을 뚫는 데는 제주주민이 강제로 동원됐다. 송악산 일대를 걷다보면 말들도 만날 수 있다. (사진=연합)진지동굴 안에 들어서서 너무나 아름다운 경관을 눈앞에 두니, 이게 자연적인 동굴이었다면 얼마나 아름답게만 느껴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동굴의 위치에 따라 다른 배경이 펼쳐졌다. 첫 번째 동굴에서는 형제섬이 보이고, 두 번째 동굴까지 가면 산방산이 보인다. 두 장면 모두 한 폭의 액자에 담긴 그림 같았다.송악산 진지동굴에서 바라본 형제섬. (사진=유주 기자)송악산 화산 지형. (사진=유주 기자)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송악산은 다양한 화산의 흔적도 볼 수 있다. 진지동굴이 있는 해안가 절벽은 바람이나 물에 의해 퇴적물이 쌓여간 흔적인 물결무늬의 연흔도 볼 수 있다. 진지동굴은 역사적 아픔이 담긴 곳이나, 이제 그 아픔을 치유하고 아름다움으로 거듭난 사진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지도=네이버)
(사진-OBS 경인TV '로망다큐 가족')과학 선생님으로 10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쳤던 유현상 씨(59)는 '꿀 보이스'와 뛰어난 실력 덕분에 학원가로 스카웃 됐다. 그렇게 25년 동안 월, 화, 수, 목, 금, 토, 일요일까지 단 하루도 온전히 쉬지 못하고 달려온 결과 지금은 자신의 이름을 딴 과학 학원을 운영 중이다.지역에서는 일명 '일타 강사'로 이름을 알렸지만 잃은 것도 많았다. 1박 2일 가족들과 마음 편히 여행 한 번 떠나지 못했으며 아내와 마주 앉아 이야기 할 시간도 없었다. 평생 꿈의 공간이자 사각의 링 위에서 고군분투한 결과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탈모로도 이어졌다.지난해 OBS 경인TV '로망다큐 가족'에 출연한 현상 씨는 "좋은 샴푸를 써봐도, 약국에 가서 약을 타먹어도, 병원에 가서 치료를 해봐도 나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의 현상 씨는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을 하고 있다. (사진-OBS 경인TV '로망다큐 가족')4년 전 황토 갯벌로 유명한 전라남도 무안군의 황무지를 보고 반해 그곳에 '행복 쉼터'를 짓고 생겨난 변화다. 현상 씨는 "처음 이 땅을 봤을 때 황새 수십 마리가 푸드덕 푸드덕하면서 확 올라가는 거예요. 그 순간 느낌이 팍 오는 게 여기다"라며 첫 만남을 회상했다.사실 처음에는 아내 신인자 씨(58)의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내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는 바다와 맞닿은 땅, 심지어 바닷물이 들어오면 맹지로 돌변했고 오랜 시간 묵힌 땅이라 칡넝쿨과 잡초가 뒤엉켜 엉망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포기를 모르는 남편 때문에 결국 대출까지 받아 '야생의 땅'을 구입하고 평지로 다듬은 뒤 컨테이너로 작은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두 아들의 이름을 한 자씩 따고 정원이라는 뜻으로 '산강뜰'이라는 이름도 붙였다. 산강뜰에서 시간을 보낼 수록 현상 씨는 웃음이 많아졌고 머리카락도 쑥쑥 자랐다.(사진-OBS 경인TV '로망다큐 가족')지금은 아내도 자연의 매력에 푹 빠져 두 사람은 일주일 중 3일은 광주 도심에서, 나머지는 산강뜰에서 시간을 보낸다. 직접 꽃과 나무를 심으며 정원을 꾸미고 바다로 나가 먹을거리를 구해오기도 한다. 자연산 석화를 따온 남편을 본 아내는 "믿기질 않는다"며 신기해하며 한 상을 차려낸다.아내 인자 씨 역시 '산강뜰'에서 보내는 시간에 진정한 행복을 느끼는 중이다. 남편과 마찬가지로 평생을 맞벌이로 살며 아들 둘을 키웠기에 편히 등 한 번 붙일 시간 없었던 세월을 보냈다. 산강뜰에 와서야 바늘과 실을 손에 들며 세상 시름을 잊고 미처 몰랐던 재능을 발견하며 기뻐한다.그 곁에서 남편 현상 씨는 파란 플라스틱 의자 에 앉아 바다를 보며 맥주 한 잔을 마신다. 그는 "이 순간이 진짜 사는 것 같다. 나를 버리며 치열하게 살아왔다. 이제는 이곳에서 손자, 손녀들과 손잡고 지내는 게 로망이다"며 미소 짓는다.
가을 빛으로 물들어가는 경상북도 청성군 주왕산. (사진=청송군 홈페이지)지질학적 가치가 뛰어난 신성 계곡 백석탄. 하얀 빛 바위가 인상적이다. (사진=청송군 홈페이지)청송군은 유네스코세계지질공원이자 지질 명소의 가치가 뛰어난 국내 대표 여행지다. 국립공원 주왕산은 국내 국립공원이자 경북 제일의 명산으로 아름다운 산세를 자랑한다. 청송군의 면적은 82%가 임야로 이루어져있고 수목의 60%가 푸른 소나무로 이뤄져 청송이라는 이름도 여기서 유래됐다. 주왕산은 백두대간의 낙동정맥 정상부근에 위치해 있으며, 주변 산으로는 대둔산, 영덕군의 진산, 영양산, 영천의 보현산이 있다. 주왕산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높이가 낮기 때문에 큰 암봉으로 이뤄진 주왕산의 산세가 돋보인다.신성 계곡은 코로나 시국 자연환경을 즐기며 지질학적 공부도 겸할 수 있는 최적의 비대면 여행지다. 홧나활동이 활발했을 당시에 분출된 용암은 산성화산암으로 기암절벽과 폭포가 발달한 것은 화산재인 회류응회암 때문이다. 용암이 굽이치는 듯한 백석탄의 하얀 바위는 지질학적 가치가 뛰어나고 청송 8경중 1경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이외에도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용추폭포와 절구폭포, 병풍바위도 지질 명소로 손꼽힌다. 청아하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주산지. 안개 낀 풍경사진 한 장이 공개되며 많은 사진가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는 국내 사진 명소다. (사진=청송군 홈페이지)99칸 한옥의 원형을 그대로 보존한 청송 송소고택. (사진=청송군 홈페이지)주왕산은 한국인이라면 꼭 방문해야 할 명산으로 사진가들의 촬영 명소이자 영화 촬영지로 잘 알려져 있다. 뛰어난 자연환경을 간직해 트레킹을 즐기기 좋고, 특히 기암봉을 물들이는 가을철 단풍은 매우 아름다워 주왕산을 찾는 관광객은 해마다 늘고 있다. 마치 무릉도원같은 분위기의 주산지는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호수로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고 천연기념물 왕버들 200여 그루가 자생하는 등 자연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새벽녘의 신비로운 저수지 경치는 관광객과 사진가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국립공원 내에는 동물 902종 식물 888종이 서식해 생태보고의 장 역할을 한다. 산림은 침엽수가 대부분으로 지명에 따라 소나무와 리기다 소나무, 낙엽송, 자작나무 등이 있고 동물은 너구리, 여우, 담비 등이 서식한다. 주왕산에서 나와 마을로 향하면 전통 건축양식이 보존된 덕천마을의 송소고택을 볼 수 있다. 송소고택은 130년의 전통 고택으로 99칸 한옥의 원형이 보존된 유일한 곳이다. 뿐만 아니라 서벽고택, 수정사, 청송향교, 추원당 등 고 건축물이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잘 보존되어있어 여전히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청송의 특산품인 약수 닭백숙. (사진=청송군 홈페이지)맛있는 음식을 먹어야 여행에 화룡점정을 찍듯이 식도락도 빼놓을 수 없다. 각종 약재를 넣어 끓인 토종약수닭백숙과 산채정식이 유명하며 시원한 버섯전골도 일품이다. 청송군은 음식테마거리까지 조성해 방문객들의 식도락을 책임지고 대부분 식당은 주왕산이 보이는 자리에 위치해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보며 다양한 건강식을 즐길 수 있다. 마스크 속 갇힌 공기로 답답하지만 울창한 주왕산 소나무 숲속을 걸어 주산지를 마주하면 코로나 스트레스도 단숨에 날아갈 듯하다. 당장의 여행은 어렵겠지만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방역수칙을 지키며 청송을 방문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