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N 나는 자연인이다 화면 캡쳐)목적지를 잃고 방황하던 삶을 살다 비로소 이정표를 찾은 자연인이 있다. 모든 먹거리가 귀한 산골에서 사는 자연인 박봉기씨는 누가 봐도 천생 산사람이다. 몸에 맨 밧줄 하나에 의지해 암벽과 나무를 오르고 아침저녁으로 먹을거리를 챙긴다는 자연인. 계곡이 흐르고 높은 봉우리에 둘러싸인 포근한 보금자리는 5년 동안 그를 따뜻하게 품어주었다. 너른 산속 평지에 땅을 사서 4년간 산을 오르내리며 지은 황토집에서는 훈훈함과 아늑함이 감돈다. 하우스에서 말린 약초로 육수를 내 꿩으로 샤브샤브를 해먹고 귀한 버섯으로 라면을 끓이며 돼지감자로 깍두기를 담그는 등 그의 식탁은 다양한 요리로 항상 가득 차있다. 어렸을 적부터 권투선수를 꿈꿨던 그는 재수하는 과정에서 받은 학원비로 무작정 서울로 가출을 감행한 포부가 있는 학생이었다. (사진=MBN 나는 자연인이다 화면 캡쳐)부모님이 위독하다는 누나의 부름에 고향으로 내려갔지만, 학업을 이어나가길 원했던 부모님의 거짓말이었다. 결국 그는 그런 부모님의 마음을 외면할 수 없어 둘째 누나에게 배운 세탁기술로 세탁소를 차렸다. 한 번 배우면 뭐든 제대로 해내는 성격에 그의 기술은 서울 강 건너까지 소문이나 장사는 성황을 이뤘다. 그렇게 한창 예민할 시기에 꺾여버린 꿈을 뒤로하고 우연처럼 주어진 일이 운명이려니 살아 온 자연인. 한 집안의 가장으로 살아야 했던 자연인은 비좁은 세탁소에서 화학약품과 먼지를 마시며 버틴 세월만 33년이 지났고 가족들은 하나둘씩 암으로 세상을 떠나게 됐다. 애초에 원했던 일이 아니었고 이대로 살다가는 몸도 마음도 부서질 것 같다는 생각에 그는 인생의 중간지점에서 산중생활을 택했다. (사진=MBN 나는 자연인이다 화면 캡쳐) 암벽을 타고 올라 구하기 어렵다는 꼬리 겨우살이와 부처손을 채취하고 산 정상에 올라 아내에게 줄 선물을 챙기는 자연인. 누군가는 고생이라 할지 모르는 일상이지만 그가 원하던 삶이었으며 언젠가 함께할 아내와 아들을 기다리며 그는 산중 낭만을 즐기고 있다. 인생이란 길 위에서 나아가지도 못하고 되돌아갈 수도 없었을 때, 그는 과감히 다른 길을 택했다. 기약 없는 행복을 기다리며 버티기만 하던 자연인은 이제야 제자리를 찾았다고 전한다.
레셀 타운에서 가장 두드러진 고딕 성채. (사진=레셀 공식 홈페이지)레셀(Reszel)은 폴란드 바미아(Warmia)와 마주리아(Masuria) 지방의 작은마을로 중세 이후 도시의 변화가 없었기에 중세시대에 머무른 듯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조용하고 아담한 거리와 넓은 공원, 고딕 양식의 성은 목가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1281년부터 레셀은 방어 요새를 목적으로 하는 벽돌 고성을 건설했고 15세기에 폴란드의 손에 넘어가며 수비 능력을 잃었다. 군사 방어용 요새를 목적으로 건설됐지만 1783~1803년부터는 프러시아 교도소로 사용됐고 현재는 레셀의 다양한 문화 축제와 이벤트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성채는 레셀 타운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건물이자 대표 건축물로 중세시대의 풍부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성채 안에는 현재 21개의 객실이 구비돼 숙박도 가능하며 성채 탑에서 바라보는 구시가지 풍경과 고성 주변을 관람할 수 있는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성채가 여전히 보존된 만큼 고성을 활용한 레스토랑은 지역주민과 관광객들로 오랫동안 많은 인기를 끌어왔다. 소금에 절인 양배추와 고기를 이용한 요리를 선보이며 대표맥주 ‘레흐(Lech)’와 아몬드를 곁들인 고기 요리 등 우아한 요리를 선보인다. 식재료는 전부 지역 명산품을 사용하며 화학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밀가루를 활용해 지역 발전에 기여한다. 레셀 시가지에는 목가적인 분위기의 레스토랑이 즐비해 있으며 지역 특산품을 활용해 건강한 요리들을 선보인다. 성채에서 내려다 본 레셀 시가지 풍경. (사진=레셀 공식 홈페이지)비옥한 영토에 90%가 숲으로 이뤄져 호수와 숲이 발달해있고 넒은 공원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폴란드는 특히 독특한 요리로 유명하며 하루 네끼 식사를 하는 식사패턴을 갖고 있다. 아침은 이른 시간과 오후 10시로 나눠 먹고 일이 끝난 후에는 양껏 먹는 점심다음 자기 전의 간단한 식사로 이뤄져 있다. 성채가 여전히 보존된 만큼 고성을 활용한 레스토랑은 오랫동안 많은 인기를 끌어왔다. 1월부터 성채에서는 오케스트라 크리스마스 자선 콘서트가 열리고 5~6월에 열리는 레셀노래축제부터 7월의 레셀축제와 9월에 열리는 타운 수확제까지 관광지로서 여러 가지 축제가 열리며 지엮 고유의 매력을 발산한다. 마을 곳곳에는 오래된 가옥과 아담하지만 운치있는 골목길, 자전거 길이 조성돼 걷기 좋다. 성채에서 내려다 본 레셀 시가지 풍경. (사진=레셀 공식 홈페이지) 레셀은 슬로시티에 들어서며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문화를 육성하며 도시의 독특한 특성을 보존하기 위해 품질관리 시스템과 환경관리 ISO 9001 실행 등의 환경 활동에 심혈을 기울인다. 레셀인들은 삶의 여유로운 속도는 전 세대를 걸쳐 지속적으로 이어지며 무분별한 개발이나 발전과는 거리가 멀다. 조경, 건축, 슬로시티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슬로시티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식당에서는 지역 특산품을 사용하고 오래된 전통을 가진 방앗간과 200명이 넘는 장인의 공예품까지 슬로푸드 유산으로 인증받고 있다.
유달산에서 바라본 목포 다도해 풍경. (사진=목포시 홈페이지) 목포는 전라남도 서남쪽 끝에 위치한 도시로 호남선의 종착지다. 국내 해양 관문인 목포대교와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다도해 풍경은 특유의 잔잔한 운치를 자아낸다. 1897년부터 자주적 개항으로 모든 선진문물이 유입되고 다양한 해산물이 생산됐던 목포는 국내 대표적인 항구 도시로 거듭났다. 적산가옥부터 소학교, 동양척식주식회사 등 일본 주거지 흔적은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으며 역사·문화 가치가 뛰어난 근대문화유산이 잘 보존되고 있다. 목포대교부터 유달산, 다도해 전경, 슬로시티 섬 외달도까지, 다도해와 산을 동시에 품은 목포 9경은 는 국내 관광명소로 손꼽히기 충분한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학이 떨어져 죽은 자리가 섬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삼학도. 현재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이 위치해있다. (사진=목포시 홈페이지) 외달도는 해변의 모래가 곱고 소나무림이 우거져 해수욕을 즐기기 좋다. (사진=목포시 홈페이지) 목포는 최초로 ‘예향’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지역으로 가수 이난영, 극작가 김우진 여류 소설가 박화성 등 많은 문인을 배출해 낸 예향의 도시이기도 하다. 목포시 산정동 삼학도에는 ‘목포의 눈물’을 노래한 이난영의 수목장이 있으며 기념공원이 조성돼, 현재는 넓고 쾌적한 시민 편의 시설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소삼학도, 중삼학도, 대삼학도는 세 개의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데 석양이 지거나 밤에 공원을 따라 거닐면 운치있는 밤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유달산 맞은편에 위치한 외달도는 외로운 달동네라는 의미의 섬으로 목포 시내에서 서쪽 해상에 자리하고 있는 슬로시티 섬이다. 남도의 청정 해역에서 때 묻지 않은 자연을 그대로 간직해, 외달도 해변은 국토해양부 선정 ‘전국에서 휴양하기 좋은 섬 Best 30’에 선정되기도 했다. 고운 모래와 잔잔한 해변은 가족과 연인들이 찾아 해수욕을 즐기기 좋은 환경을 갖췄고 우거진 소나무 숲에서는 산림욕과 등반을 즐길 수 있다. 탁 트인 해변에서 보는 낙조도 아름다워 소중한 추억을 기억에 오래도록 남기기 좋다. 구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이었던 목포근대역사관 2관. (사진=목포시 홈페이지)카톨릭 교회 경동성당은 미국 신부 헨리(Herold henry)가 설계에 나섰고 목포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다. (사진=목포시 홈페이지)일제 강점기 때 목포항이 개항되면서 목포는 격동과 파란의 시기를 고스란히 겪은 곳이기도 하다. 일본인들은 영사관과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을 설립하는 등 일제 침략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동양척식 주식회사는 일제 식민정책의 수탈기관으로 역사적인 문화재이기 때문에 교육공간으로 활용할 가치가 있다. 이외의 경동성당, 양동교회, 문태고등학교는 근세 서양 건축양식으로 지어져 건축사적인 측면에서 근대 건축기법 연구에 많은 도움을 주는 실증자료가 되고 있다. 노령산맥의 줄기에서 이어진 유달산은 한 폭의 동양화 같은 다도해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목포의 명산이다. 산에는 대학루, 달성각 등 많은 정자가 자리해있고 이순신 장군이 왜적을 물리친 노적봉과 하늘을 찌를 듯한 일등바위는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봄에는 개나리, 벚꽃 등 다채로운 봄꽃이 만개하고 문화예술행사가 개최되며 설산의 시원스러운 풍경 또한 장관이다. 유달산 설경. (사진=목포시 홈페이지)60m 높이의 노적봉. (사진=목포시 홈페이지)목포9미에속하는 홍어회. (사진=목포시 홈페이지)남도 수산물의 메카로 세발낙지, 홍어, 민어 등이 잡히고 이를 활용한 낙지육회 탕탕이, 홍어삼합, 민어회, 병어찜 등은 목포 9미에 속한다. 전통 방식으로 생산되는 목포의 특산품 지주식 김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가 흔히 먹는 인공 양식에 기름 발린 김이 아닌, 김 본래의 맛과 향이 그대로 유지되고 친환경적 양식 방법으로 생산된 지주식 김은 자연식품으로 전국 각지에서 용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목포시는 원도심 지역, 외달도, 달리도 등 인근 섬을 포함해 도시 고유의 자원과 매력을 지켜나가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공동체 문화와 자연생태환경, 친환경 생산방식, 전통 산업승계 등 오래전부터 슬로시티에 걸맞는 조건을 갖췄고 최근에는 슬로시티로 지정받기 위해 자연생태부터 전통문화, 슬로푸드를 앞세워 끊임없이 가꿔나가고 있다. 이후 목포는 이러한 노력과 지역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9년 6월 22일 국제슬로시티연맹 총회에서 세계 253번째, 국내 16번째 슬로시티로 지정됐다.
(사진-달빛소리수목원 블로그)나무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김선기 씨는 도시에 살면서도 나무 사 모으는 취미를 버리지 못했다. 아내 김지순 씨는 그런 남편이 탐탁지 않았지만 결국 두 사람은 2018년 전북 익산에 작은 수목원을 열게 됐다.부부가 운영하는 수목원에는 20여 년 동안 전국 각지에서 수집한 100여 종의 다양한 희귀 고목들이 자리하고 있다. 금목서, 은목서, 납매, 연필향나무, 삼각소나무, 청괴불나무 등 국내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나무들이 눈길을 끈다.수목원 규모는 아담하지만 기묘한 형상의 고목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어 볼거리를 제공한다. '황순원의 소나기 나무' '첫사랑 나무' 등으로 불리는 500년 된 느티나무는 수목원의 마스코트다.(사진-달빛소리수목원 블로그)특히 금목서, 은목서 등 향기로운 나무들이 600여 그루가 수목원에 옹기종기 모여 있어 오감을 자극한다. 처음엔 남편을 이해하지 못했던 아내 지순 씨도 이제 나무와 함께 하는 하루하루가 그저 행복하다. 지순 씨는 "처음엔 수목원을 열었어도 남편이 일을 다 했다. 2~3년은 도망 다녔는데 쫄래쫄래 따라다니다 보니 자연적으로 나무를 사랑하게 됐다"고 말했다.그런 아내를 위해 남편 선기 씨는 지순 씨가 좋아하는 메타쉐커이아를 심어 산책길을 만들었다. 지순 씨는 매일 산책길을 걸으며 산림욕을 하고 그녀만의 방법으로 나무 상태를 체크한다. 마치 '나무 의사'처럼 청진기를 갖다 대며 나무의 맥박과 심장 상태를 들으며 건강을 체크한다. (사진-달빛소리수목원 블로그)어린 나무들은 쫄쫄쫄 물 흐르는 소리가 나며 10년을 자란 나무들에게서는 꿀렁꿀렁하는 소리가 난다. 또 수십 년 훌쩍 세월을 보낸 나무들에게는 물이 흐르는 소리마저도 느릿느릿하다고 한다.선기 씨는 "나무하고 같이 얘기하면 돈도 명예도 다 필요 없고 건강에는 최고입니다"라고 말하며 세상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남은 꿈은 정원을 사계절 내내 향기로운 수목원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선기 씨는 "추운 영하의 기온에도 꽃이 피고 그 향을 우리 사람들에게 선물해줬을 때 그 느낌은 이루말할 수 없다. 나무는 제 영혼이나 다름없다"고 말한다.(사진-달빛소리수목원 블로그)
세공작은 코냑의 최대 산지이며 로마 식민시대부터 와인산지로 명성을 떨쳤다. (사진=시타슬로 홈페이지)세공작은 포도주를 베이스로한 브랜디 코냑(Cogna)의 최대 생산지로 통나무에서 장시간 숙성시키는 전통방식을 고수한다. (사진=시타슬로 홈페이지)세공작은 프랑스 남서부 샤렌테(Charante)에 위치한 작은 지역사회다. 프랑스 코냑 지구에 위치 해있으며, 교외 지역 중에서도 인구밀도가 낮은 편(인구 2200명)이다. 세공작은 라틴어인 두 번 째를 의미하는'세컨두스(seuncdus)'에서 따온 이름이다. 세공작 주민들은 특유의 느긋한 성격에 걸맞게 마을의 상징물 또한 달팽이다. 국가 내에서도 느긋한 성격의 지역사회로 ‘슬로우 포크(slow folk)' 마을로 불리고 있다.시내에는 프랑스의 모토인 “Liberté(자유), Egalité(평등), Fraternité(사교)가 새겨진 유서 깊은 시청이 마을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번화가에는 지역 특성이 두드러진 빵집, 정육점, 레스토랑 등이 한 데모여 마을의 소박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11~12세기부터 만들어진 로마네스크 탑과 고딕 양식으로 지은 생 피에르(St. pierre) 성당은 역사적인 건물이자 세공작의 대표 관광명소다. 세공작의 주민 대부분의 종교는 개신교로 사랑트 데파르트망은 최대 개신교회로 찾아 볼 가치가 있다. 11~12세기부터 만들어진 로마네스크 탑과 고딕 양식으로 지은 생 피에르(St. pierre) 성당은 역사적인 건물이자 세공작의 대표 관광명소다. 세공작의 주민 대부분의 종교는 개신교이며 '사랑트 데파르트망은 최대 개신교회로 찾아 볼 가치가 있다.세공작 시청. (사진=시타슬로 홈페이지) 완만한 고도 (해발 60m)의 평야지대로 낙농업과 목축이 발달해 있고 포도가 풍부하게 수확돼 로마시대 때부터 와인 산지로 이름을 알렸다. 주력 상품은 포도주를 원료로 한 브랜디 ‘코냑(Cognac)’이 있고, 두 지역 사이에 위치해 해산물, 오리, 버섯요리 등 지역적 특성이 드러나는 로컬 푸드가 다양하다.꼬냑은 증류 후, 참나무 술통에서 숙성하는 전통 방식을 고수하며, 포도를 재배하고 숙성하는 데 많은 인력과 노동이 필요하다. 생산하는 데 오랜 기간이 소요돼 자연의 흐름에 맡겨두고 인내의 시간을 보내야 질 좋은 코냑이 완성된다. 뿐만아니라 세공작은 프랑스 지역 중에서도 다양한 유제품과 토종닭 요리가 유명하다.고딕 양식으로 지은 생 피에르(St. pierre) 성당은 세공작의 역사적인 건축물이다. (사진=시타슬로 홈페이지)세공작은 지역 장인의 작업을 시에서 지원하고 장인 정신의 가치를 높이 산다. ‘그랑데 샴페인 세공작 컨비움 슬로우 푸드(Grande des champagne segonzac CONVIVIUM SLOWFOOD)' 대회에서는 지역에서 나고 자란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 축제가 열리고, 일요일 아침에는 작은 시장이 열린다. 매년 열리는 지역 박람회 (Foire-Exposition de la Grande Champagne) 도 볼만하다. 농산물, 장비, 자동차를 판매하는 클래식 노점부터 페달 카 경주와 주류 경연 등 세공작은 모든 연령과 취향을 아우르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한다.주민들의 복지에도 신경을 써, 장애인의 접근이 편리한 ‘작은 공원(Petite jardin)’ 녹지를 개발하고 주민들의 일상생활 개선과 관광객들의 도시 관람을 위한 자전거 도로, 조용한 산책로를 마을 곳곳 조성했다. 세공작은 산업화와 도시화로 발전을 이룬 21세기 현대사회에서도 전통 방식으로 이뤄지는 농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지역 특산품의 소중함을 드러낸다. 과거 농촌 생활의 추억과 역사를 그대로 보존하고 생활 풍속과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점에서 세공작은 프랑스 슬로시티로 선정됐다.
자연인 사공철씨. (사진=MBN '나는 자연인이다' 홈페이지)겨울이 그려낸 순백의 설경, 깊은 해발 1,100m 첩첩산중에서 살아가는 남자가 있다. 처음 보는 낯선 사람에게도 선뜻 말을 걸며 미소를 보이는 자연인 사공철씨. 산에 들어온 지 4년째인 그는 험한 산길도 능숙하게 오른다. 해발 1,300m를 찍고 향한 자연인의 집은 해발 700m 산 골짜기에 위치 해있다. 4년 전, 자연인은 삶에 지쳐서 어머니처럼 품어주는 아늑한 이곳에 터를 잡았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던 그는 가정을 돌보지 못한 탓에 이혼의 아픔을 겪고 혼자 아들을 키우게 돼 생계를 책임지느라 바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그럴수록 아들은 더욱 외로워졌다. 설상가상 용돈을 벌기 시작한 아들마저 사고로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고 그는 사회생활을 전부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모든 것을 잃은 고통을 잊기 위해 산을 오르기 시작했지만 그럼에도 우울증과 불면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자연인. 그는 훗날 아들을 곁에 두고 살아야겠다는 결심이 섰고 힘들더라도 견뎌내겠다는 마음으로 너른 산의 품 안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나무로 지어진 정갈한 자연인의 집 내부.(사진=MBN '나는 자연인이다' 영상 캡쳐)표고버섯을 넣고 끓인 자연인 표 김치찌개. (사진=MBN '나는 자연인이다' 영상 캡쳐)그는 꽁꽁 언 계곡에서 족대로 잡은 물고기와 농사지은 각종 채소로 소박한 한 끼를 해결한다. 예전과 달라진 식습관이 있다면 육류 대신 직접 재배한 표고버섯을 먹게 됐다는 것. 바람이 통하게 해 불이 잘 붙도록 만든 자연인표 화덕은 여느 가스레인지와 오븐도 부럽지 않다. 집안 대물림으로 한옥을 짓는 일을 해온 자연인은 사찰부터 가정집, 드라마 세트장까지 직접 제작할 정도로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었다. 산수화처럼 펼쳐진 산 중턱, 볕이 잘 드는 자리에 위치한 자연인의 집은 시내에서 용역을 해가며 일궈냈고 곧 자연의 품으로 데려올 아들과 자신을 위한 보금자리다.튼튼한 체격에 손재주가 타고나고 성실하기까지 해, 과거의 그는 인정받는 목수였다. 선반이나 수납장 등 살림살이를 만들고 집 한 채를 지을 정도로 뛰어났던 그때의 기술은 지금의 집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사진=MBN '나는 자연인이다' 홈페이지)(사진=MBN '나는 자연인이다' 홈페이지)시간을 때우기 위한 간단한 조각품이나 정자를 만들기 위해 쌓아둔 200kg의 통나무도 거침없이 잘라내는 그의 손길에서 목수 시절, 나무를 꽤나 베어 본 솜씨가 드러난다. 누군가에게는 노동일 수 있지만, 자연인에게는 즐겁고 마음을 다듬을 수 있는 시간이다. 적적한 시간을 달래려 머릿속 생각을 그리고 마음속 이야기를 적다 보면 외로움은 사그라들기 마련이다. 산에서 살아갈수록 자연인이 겪은 지난날의 아픔과 상처는 옅어져 간다. 아픈 기억을 완전히 잊기는 어렵겠지만 그는 조금씩 치유 받고 지금의 시간이 쌓이다 보면 자신의 인생 또한 나아지리라 믿는다. 아들을 데려오기 위해 몸을 관리하고 좋은 마음을 가지려 노력한다는 자연인. 감당할 수 없는 이별을 겪어도 그는 조금씩 웃어보기로 한다. 아들과 함께할 미래를 위해.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삶은 자극의 연속이다. 타인과 충돌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마음의 휴식이 필요하다. 사람은 종종 외부 자극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충분한 인지 과정 없이 성급히 판단하고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며 진위를 따지려 드는 과정에서 뇌는 피로해진다. 물론 인생을 살다 보면 관계에서 오는 자극과 부정적 감정으로 피로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외부 자극에서 조금이나마 자유로워지고 싶다면 일상을 단순하게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친구와 가족, 동료, 이웃처럼 개인의 삶을 이루는 수많은 인간관계는 소중하고 삶을 풍요롭게 한다. 하지만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에게 압박을 주는 행동은 마음에 해를 끼칠 수 있다. 하기 싫은 제안을 억지로 받아들이거나 화가 나도 참는 것처럼 심리적으로 현명하지 못한 선택을 할 경우, 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는 심화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감사, 거절 등 확실한 의사 표현을 확실히 하는 것이 좋다. 또 매번 만나는 것보다 거리를 두며 각자 관계의 재충전 시간을 가지는 것도 관계의 집착을 예방하는 좋은 자세다. 사람의 마음은 일이 생각한 대로 풀리지 않거나 세워놓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자신이 잘못됐다고 여기고 잘못된 부분을 고치려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큰 변화를 맞이하기 전까지는 리셋 버튼을 누르고 잠시 휴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은 “삶에 변화를 주기 위해 다른 국가로 이주하고 다른 직업을 갖고 결혼·이혼을 할 필요는 없다. 단지 약간의 휴식을 취하면 해결될 일이다”고 설명한다. 긴 하루 끝에서 스스로를 비난하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그저 충분한 숙면과 휴식으로 하루를 새롭게 바꾸는 리셋 타임을 가져보자. 성급하게 행동하지 않고 한숨 돌리며 쉬어가는 시간은 미처 보지 못한 상황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고 이는 마치 명상상태에 드는 것과 같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자신의 감정을 수시로 체크인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흔히 스트레스가 과도해 무기력해지거나 우울감에 빠져있으면, 감정이 소진돼 번아웃 (Burnout)이나 우울증처럼 마음의 병에 걸리기 쉽다. 그럴 경우, 불안하고 우울하게 만드는 원인은 무엇이고 왜 이런 감정이 나타나는지 스스로 물어야 한다. 감정을 체크인하는 자세는 자신의 기분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두려운 상황이 다가와도 통제 불능 상태를 예방할 수 있으며 적당한 긴장감도 즐길 줄 알게 된다. 타인에게 인정받는 외적인 성취가 아니라 개인적인 성취에 집중하는 시간은 삶에서 필수적이다. 승진이나 수상처럼 외부에 드러나는 결과는 타인의 평가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단순한 성취 욕구에 사로잡혀 진정한 즐거움을 찾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그보다는 운동으로 몸을 만들거나 기타를 치고 요리 수업참여처럼 조용한 유형의 성취욕으로 개인적으로 정말 관심이 있고 흥미를 느끼는 데 에너지를 집중해보자. 진정으로 원하는 분야에 도전하다 보면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만족감과 성취감을 이루며 마음 깊은 곳에서 진정한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현대인들의 생활반경은 대부분 집과 직장 그리고 가끔 친구를 만나는 패턴으로 일상이 반복된다. 최근에는 코로나 19로 인해 그 경계가 좁아졌고 마음대로 여행을 떠날 수도 없게 돼, 삶에 활력을 줄 만한 일이 현저히 줄었다. 하지만 집안 인테리어를 바꾸거나 새로운 식물을 들이고 청소하는 것만으로도 일상생활에서 평화와 만족감을 느끼는 등 심리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보다 편안한 재택근무를 위해 집안을 원하는 모습의 사무실로 꾸미거나 이불 커버를 교체해 침실 분위기를 새롭게 하는 등 홈 카페 도구를 구매해 소박하게나마 카페 분위기를 내는 등 방법은 다양하다. 이렇게 코로나 19 이후 집안을 카페, 호텔처럼 꾸미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이유는 심리적인 안정감과 대리만족감을 느끼기 위해 일상 속에서 잠시 여유를 가지기 위한 최선의 조치인 셈이다. 삶은 때때로 단순하게 흘러갈 필요도 있다. 빠르게 흘러가는 현대사회에서 긴장을 잠시 내려놓고 휴식하는 시간이 없다면 사회로부터 받는 자극과 스트레스에 삶이 압도될지도 모른다. 하고 싶던 취미생활을 하고 주변 환경에 변화를 주는 단순한 행위는 일상 속에서 너무나 당연히 이뤄져 왔기 때문에 특별하게 여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일상 속 소박한 행위를 통해 휴식을 취하고 행복을 느끼는 자세는 지속적인 자극에서 벗어나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는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서천은 역사적 가치가 높은 세계문화유산과 다양한 생태관광자원을 갖춘 해양 도시다. 사진 속 장소는 사시사철 푸르름을 간직하는 서천군 마량리 동백나무 숲. (사진=서천군청)1500년 전통 천연섬유 한산모시의 메카인 한산모시마을. (사진=서천군청)충청남도 서천군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갯벌과 품질이 좋은 한산모시의 본고장으로 매년 축제가 열리는 역사 문화도시다. 역사적 가치가 높은 문화자원과 빼어난 생태 자연유산을 보전하고 전통문화를 강조해, 2018년 5월 서천군은 국제 슬로시티로 인증받았다. 이후 서천군은 슬로시티 철학과 목적에 맞게 ‘올드 관광지’에서 ‘뉴 관광’으로 패턴을 바꾸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발전된 슬로시티로서의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서천의 한산모시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에서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선정된 바 있다. 천연모시는 1500년의 전통을 가진 최고급 품질의 천연 섬유로 까끌한 질감에 단아하고 청아한 멋이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최고급 모시를 생산한 한산모시 마을은 서천 9경 중 3경으로 모시를 짜던 조상들의 손때가 그대로 묻은 전통문화 마을이다. 모시는 재배를 거쳐 수확하고 짜기, 삼기, 날기 등의 세분화 된 제조과정을 거쳐 탄생하는데 단계별로 전문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분업화되어 온 특징이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 갈대밭 7선 중 한 곳인 신성리 갈대밭. (사진=서천군청)서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갯벌이다. 해안평야가 발달한 서해안은 갯벌이 있어 희귀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가 되어준다. 금강과 서해안이 만나 형성된 하구 갯벌을 비롯해 다양한 갯벌(모래 갯벌, 펄 갯벌, 혼합갯벌, 자갈 갯벌)이 발달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이에 서천 주민들은 생태계 보전가치가 뛰어난 자연자원을 훼손방지하고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해 세계 습지의 날(2008.2.1.)에 서천군 서면, 비인면, 종천면 및 유부도 일대 연안 습지를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했고, 2009년에는 람사르 습지로 지정해 지속적으로 관리에 나서고 있다. 매년 겨울 50여만 마리의 다양한 조류를 관찰할 수 있는 금강 하굿둑은 철새 탐조의 최적지로 세계적으로 보전되야 할 국내 중요 생태 지역이다. 우리나라 4대강 중 서해 바다와 이어지는 금강은 호수같이 드넓은 장엄한 풍경을 자랑해 방송에서도 여러 번 소개된 적이 있다. 조류생태전시관에서 출발해 영화 JSA 촬영지로 유명한 신성리 갈대밭까지 이어지는 금강변 생태 자전거길(16km)도 낙조가 질 때 달려보면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풍경을 만나 볼 수 있다. 춘장대 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낙조. (사진=서천군청)5~6월에 열리는 도미, 광어 축제에서 광어 잡기 중인 관광객과 서천 시민들. (사진=서천군청)문헌서원부터 기린봉과 건지산성을 크게 도는 천년 마중길, 주항 배다리 입구에서 서천 해양축제의 중심지인 춘장대 해수욕장으로 향하는 춘장대 도보 여행길 등 서천 곳곳에 발달한 생태체험길은 서천의 속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코스로 서천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길라잡이가 되어준다.바닷가인 만큼 3~4월에는 주꾸미가 제철이고 5~6월에는 광어와 도미가 잡혀, 봄 내내 바닷가에서는 시끌 벅적한 먹거리 축제가 열린다. 축제는 서천의 특산품 판매는 물론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맨손으로 해산물 잡기 체험 프로그램과 깜짝 경매 이벤트도 진행된다. 맑은 공기와 자연이 조화를 이룬 국내 슬로시티 서천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날이 풀렸을 때 서천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생태환경을 보호하고 지역 먹거리를 풍부하게 하기위해 친환경 베이커리 '다루마리(Talmary)를 차린 와타나베 다다시(오너 셰프)와 아내 와타나베 마리코. (사진=다루마리 홈페이지) 일본 돗토리현 야츠즈군 치즈초에 위치한 '다루마리 베이커리'. (사진=다루마리 홈페이지)고속성장하는 일본 사회에서 벗어나 진정한 워라밸(Work, Life, Balance)을 실천하는 부부가 있다. 도쿄에서 태어난 와타나베 이타루는 목표 없이 청춘을 흘려보내다, 아버지와 함께한 1년간의 헝가리 생활로 삶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그는 신선하고 가공되지 않고 소박한 먹거리를 추구하는 헝가리인들의 식습관에 반했고 일본으로 돌아와 대학 때부터 꿈꿔온 시골 생활을 체계화시키기로 한다. 귀국 후, 농산물회사에 재직하던 와중에 환경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던 아내와 만나게 됐고 청정 자연과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둘의 꿈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음을 알게됐다. 이후 그들은 막연히 꿈꾸던 것을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했고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지속 가능한 친환경 빵집, ‘다루마리 베이커리’다. ‘다루마리’는 자신들의 이름 앞부분을 딴 것으로 부부의 끈끈한 유대감이 드러난다. 다루마리는 일본의 치즈초(지역명)의 '탈머리(Talmerley)'라 불리는 농업 가공 공장 근처로 이사해 치즈타운 내에서 재배되는 원료로 빵을 만든다. (사진=다루마리 홈페이지)빵은 효모, 물 ,밀가루 등의 재료 상태와 제조 방법에 따라 질감과 맛이 변한다. (사진=다루마리 홈페이지)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를 지배하는 고성장 시스템에서 벗어나길 선택한 만큼, 와타나베 부부는 생태주의에 기반한 지역생산과 지역 소비를 중점에 두고 베이커리 운영을 시작한다. 천연균 배양기술로 만들어진 천연 효모를 사용하고 인근 숲에서 채취한 나무를 땔감 삼아 돌가마로 빵을 구워낸다. 전기오븐 대신 돌가마를 택한 것 또한, 과도한 전기 사용과 화재 위험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겠다는 부부의 의도였다. 빵의 기본이 되는 밀은 돗토리현의 깨끗한 공기와 광천수로 자라고 천연균은 생성되기까지 일정 시간이 소요된다. 때문에 다루마리 베이커리에서 ‘빨리’와 ‘많이’ 공식이 통하지 않는다. 자연이 인간에게 필요한 것을 선뜻 내어줄 때까지는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한 것이다. 자연에 녹아들길 택한 만큼 두 부부는 자연스레 슬로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다. 버터와 우유 등 간이 되지 않은 담백한 맛의 다루마리 빵. (사진=다루마리 홈페이지)돗토리현의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을 먹고 자란 밀. 다루마리의 빵은 오직 동네에서 재배된 무농약 밀을 사용한다. (사진=다루마리 홈페이지)빵의 기본 재료인 우유, 버터, 계란은 일절 사용하지 않고 오직 국산 밀과 천연 효모로 만든 빵을 판매한다. 살균과 멸균과정을 거치지 않고 기본적인 조미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에 심심한 맛으로 처음에는 ‘맛없다’는 평이 많았다고. 하지만 한국의 교양 방송을 탄 이후로 수많은 한국인 관광객이 찾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져 부부는 당황스러우면서도 이러한 관심이 고맙다고 말한다. 뺄 건 빼고 필요한 것만 더한 빵은 어딘가 마치 담백한 그의 인생과 닮아 있는 듯하다. 와타나베는 빵을 매개로 지역 내 농산물을 순환시키는 것이 삶의 목표라고 말한다. 기계로 찍어낸 공산품을 별다른 생각 없이 소비하기보다 지역생산과 지역 소비를 실천하고, 전기 사용을 줄이는 일이 세상을 보호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와타나베 부부. 생태 환경보호와 지역 먹거리를 풍요롭게 하는 일에 선뜻 발 벗고 나섰기 때문에 식재료와 목재에 다소 비용이 들어도 그들은 전혀 소비를 망설이지 않는다. 두 부부는 꿈꾸던 철학을 매일 완성해나가며 필요 이상의 물질적인 풍족을 바라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생산을 위해 인내하고 절약하는 자세로 꿈꾸는 미래를 완성시키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멘드리시오(Mendrisio)'는 스페인 남부 티치노(Ticino)주 최남단 도시로 2008년 국제 슬로시티로 인증받았다. (사진=시타 멘드리시오 홈페이지)멘드리시오(Mendrisio)는 스페인 남부 티치노(Ticino)주 최남단 도시로 2008년 국제슬로시티로 인정받았다. ‘웅장한 마을’이라는 의미의 멘드리시오는 인구 14,492명 (2018년 기준)이 거주하는 지방도시로 일찍이 도시화를 이뤄 철도가 건설되고 신흥 상업 및 산업 허브로 거듭났다. 주변 지자체와 네트워크 연결성도 좋아 건축 아카데미, 정신 병원, 산업 등 주변지역에 다양한 지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로마제국 붕괴 후, 멘드리시오는 11세기에 카운티에서 독립 도시가 됐고 12세기부터는 지방자치단체 시대가 시작됐다. 이후 점차 영토를 확장하며 다양한 양식의 건축물들이 지어졌고 19세기에는 마을에 철도를 건설해 주변 국가 간의 산업 교류가 활발해졌다. 2000년에는 노동인구 3분의 1이 서비스업에 종사하면서 산업 발전의 정점을 이뤘다. 현재 멘드리시오는 사회 변화를 빠르게 흡수하는 지방 도시로 알려져 있고 이탈리아 국경에 위치해 많은 주민과 근로자들이 국경을 넘어 통근하는 상업 도시로 거듭났다. 멘드리시오는 해발 367m에 위치한 평야 지대로 토지면적 중 숲이 47.2%를 차지한다. 삼림이 발달해 도시 어디를 가든 초록이 우거져 있고 과수원과 목초지가 발달해, 스위스 내에서 포도 재배 면적만 36%에 달한다. 시는 풍부한 자연환경을 활용해 매년 탄생하는 아이들을 위한 ‘생명의 나무 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나무 구성 요소와 건강상태를 분석해 나무 무리를 구성하는 등 도시 전체를 녹색 정원으로 만들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 멘드리시오는 해발 367m 평야지대로 스위스에서 포도 재배 면적이 36%에 달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거주 공간 지붕이나 마당에 평방 20m의 밭이나 잔디밭을 갖추는 ‘녹색 벽’을 만들면 시에서 5000 CHF(스위스 프랑, 한화 618만 9.050원) 이상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혜택도 보여준다. 녹색 벽은 도시화에 의해 억제된 자연 공간 일부를 되찾고 동·식물의 서식지를 제공하며 환경적인 측면에서 에너지를 절감하고 조경 품질을 높이는 멘드리시오 고유의 ‘퍼블릭 그린(Public green)’ 정책이다. 마르티노 교회, 토리아니 궁전 등 멘드리시오 다수의 고건축물은 파손 없이 건축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해 스위스 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녹음 사이에 역사의 흔적을 간직한 고건축물은 도시에 고풍스러움과 우아함이 빛을 발한다. 예수의 죽음을 기념하는 기독교 휴일 ‘성 금요일(Good Friday)’에는 그리스도의 행렬이 열린다. 9월에는 지역에서 재배된 농산물을 전시하고 최고 품질의 포도를 가리는 축제가 펼쳐진다. 이 시기는 ‘가스트로노믹(Gastronomic)’시즌으로 부르며 지하에서 숙성시킨 유서 깊은 치즈와 방목해서 키운 질 좋은 소고기 등 제철 음식과 각종 슬로 푸드를 선보여 주변 도시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이끈다. 축제는 돌담으로 둘러싸인 안마당(Courtyard)에서 열리고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과 공연을 감상하며 문화의 향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양배추에 소고기를 곁들여 가스트로노믹 시즌에 선보인 플레이트. (사진=시타 멘드리시오 홈페이지)산악 지형을 갖춘 멘드리시오에서는 다양한 레저를 즐기기 좋은 지형으로 주민들은 산악 자전거를 즐기고 매년 사이클링 대회도 개최된다. (사진=시타 멘드리시오 홈페이지)멘드리시오는 국토 70%가 산악지대로 시골길 걷기, 산악자전거(MTB), 패러글라이딩 등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기 좋은 지형을 가졌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천천히 달리는 라이딩이 인기를 끌었고 2009년에는 월드 사이클링 챔피언십이 열려 자전거 붐이 일기도 했다. 2015년부터는 지속 가능한 이동수단 구축을 위해 전기자동차 공공 네트워크 ‘헤모티(Emoti)’를 운영하며 전기차 사업에도 발을 들였다. 매년 전기 유통 회사와 협력해 충전소를 새롭고 성능이 우수한 모델로 교체하며 도로 곳곳에는 전기 자동차 관련 주행 정보와 표지판이 구비 돼 있다. 한국도 전기차가 상용화 중에 있지만 아직 전기차 충전소나 구체적인 정보가 부족한 상태라 대비되는 부분이다. 가정에서 직장의 출퇴근을 위한 전기 자전거 ‘플라이어(Flyer)’는 지속 가능한 이동성을 위한 멘드리시오의 계획사업으로 통근자 절반 이상의 두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회사와 각 기관은 직원들의 자전거 사용료를 적극 지원하며, 자전거 이용 횟수가 가장 높은 사람에게는 회사 내에서 상금을 지급하기도 한다. 개인과 공동체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고 전통문화와 산업, 지역 예술을 지키는 멘드리시오의 모습은 슬로시티가 추구하는 지역 공동체 운동 취지에 부합하며 지속 가능한 도시 발전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