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립아트코리아)코로나19가 장기전에 들어갈 태세다. 정부가 마지막 고비를 일주일로 잡았던 시한이 거의 다 지나가고 있다. 오히려 확진환자가 수백명씩 더 증가하면서 코로나19가 언제쯤 진정될지 누구도 예단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중국 우한의 예를 들며 2달 뒤 정점이 꺾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아직 한달 정도를 꼬박 지금과 같이 대외활동을 삼가고 집에만 있어야 한다. 벌써부터 주변에서는 친구들과 만나지도 못하고 스트레스가 극심하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집안에만 있어서 숨 쉬기가 곤란할 정도라는 하소연도 한다. 이렇게 무료한 시간에 불만을 나타내는 것은 그래도 낫다. 언제 코로나19에 걸릴지 모른다는 걱정이 점점 마음의 병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근거 없이 불안하고 혹시나 내가 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지나친 '건강염려'가 병이 되기도 한다(본지 '코로나19로 마음 건강까지 해치지 마세요' 2.26 보도). 코로나19의 스트레스와 불안이 우리의 정신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어 장기적인 안정요법이 필요하다. 여기에다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집단 히스테리가 나올 수도 있을 정도로 현재 상황은 심각한 편이다. 집단 히스테리는 불안과 공포가 질병처럼 번진 군대 전장 히스테리가 대표적이다. 그 증세는 히스테리와 마찬가지로, ‘들리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다, 손발이 떨린다, 혈압이 올라간다, 맥박이 빨라진다, 눈동자가 커진다, 손발이 굳어진다, 대소변을 지리거나 경련을 일으킨다, 의식을 잃고 졸도한다’ 등이 있다. 24일 오후 6시 40분께 평소 같으면 불빛과 사람이 넘칠 대구의 중심가 동성로의 한 골목이 대부분 상점이 문을 닫아 불빛도 발길도 뜸하다. 대구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시민들이 외출을 꺼려 동성로의 대부분 상가가 이날 휴업하거나 일찍 문을 닫았다. 이렇게 을씨년스러운 상황이 일상이 되면서 대구시민들이 겪는 심리적 스트레스도 상당해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연합)서울시 코로나19 심리지원단장을 맡고 있는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럴 때일수록 심리 전염을 막기 위한 마음의 방역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지역사회 감염 확산 단계에선 다양한 심리적인 변화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만큼 남탓을 하거나 분노하지 말고, 차분하게 상황이 진정되기를 기다리면서 현실을 인정하고 수용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에 따르면 감염성 질환은 공포와 분노라는 2단계 심리 전염 단계를 거친다. 감염병은 보이지 않고, 전염이 되며, 바로 나타나지 않고, 감염 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지 못한다는 속성으로 더 쉽게 공포로 이어진다.바이러스가 보이지 않게 내 몸 안으로 침입하는 것에 대한 공포, 내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안길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현재 내 안에 약간의 증상이 있을 때 감염된 것인지, 아닌지를 알 수 없다는 답답함 등으로 불안과 공포가 작동한다는 설명이다.이 공포감은 분노로 이어진다. 감염 자체에 대한 분노는 물론 감염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나 중요한 행사를 망친 경우 감염의 원인을 찾고, 희생양을 찾아 분노를 폭발하고 싶은 또는 차별하고 배제하고 혐오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는 얘기다.특히 감염자와 접촉자, 격리자들은 신체적 불편과 함께 공포, 불안감, 죄책감, 분리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 학교 등교나 모임 등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거나 철회되는 일이 늘면서 자녀 돌봄이나 시간 사용에 부담이 커지고 이로 인한 불편이나 걱정이 생긴다. 정부 정책과 제공되는 정보에 대해 불신이나 의심이 들기도 한다. 근거 없는 악성 소문에 흔들릴 가능성도 커진다.김 교수는 "감염병은 공포와 함께 분노를 자아내는 방식으로 우리의 마음을 힘들게 한다"면서 "우리를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는 때로 목숨을 빼앗아갈 정도로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하지만 마음을 크게 다치게 하여 사회적 분열이나 혼란을 낳기도 하는 만큼 생명도 지키고 심리도 지키는 면역을 모두 길러야 한다"라고 지적했다.특히 "감염병의 심리적 전염을 방역하기 위해 공포와 분노를 잘 다스릴 수 있도록 서로 돕고, 서로 존중하고, 따뜻하게 감싸는, 심리 면역과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 이성적이고 지혜로운 현명한 우리가 되어야 바이러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아울러 "우리는 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대처하기 위한 노력은 우리 모두의 훌륭한 면모들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대구시 중구 서문시장에서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사태에 시민들도 잔뜩 움츠려 있다. (사진=연합)다음은 김 교수가 사스의 캐나다 감염 위기 시 토론토병원 로버트 마운더 박사의 감염 스트레스 백신 중 일부를 쉽게 변형해 새로 제작한 심리 방역을 위한 마음의 백신 7가지다. 1. 격려 백신- 나를 격려하기나에게 일어나는 정상 스트레스 반응을 잘 받아들이고 인정한다 그리고 자신을 격려한다.(난 날 잘 조절하고 있어!, 난 지금 내 불안을 잘 다루고 있어! 주의는 기울이지만 큰 걱정은 하지 않아!)2. 긍정 백신 - 좋은 일 하기사회 전체의 스트레스가 극복되도록 내가 참여해서 도울 수 있는 작은 일을 찾아서 실천한다(내가 도울 수 있는 작은 일을 할거야! ,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거나, 혼자 지낼 누군가에게 전화를 해줄 수도 있어!)3. 실천 백신 - 수칙을 솔선수범하여 실천하기모두가 지키기로 한 수칙을 성실히 지키고,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행동을 실천한다(개인 위생수칙 철저!, 마스크 쓰기! 손씻기!, 기침 예절 지키기!) 4. 지식 백신 - 제대로 알기믿을만한 정보를 규칙적으로 잘 듣고, 제대로 알고 잘 인식한다(가짜 뉴스에 속지 말자! 뉴스에 집착하지 말자! 제대로 알자!)5. 희망 백신 - 끝이 온다는 것을 알기 많은 감염은 주기가 있고, 지역사회 감염단계를 지나 종식기가 올 것임을 분명하게 인식한다. (머지 않아 끝난다!, 조금 길어져도 곧 끝난다! 곧 약이 나올 거야)6. 정보 백신 - 도움 받는 법 알아두기보건소, 선별진료소, 연락할 곳 구체적으로 알아두고 필요하면 전화 통화로 확인해놓는다.(도움을 주는 곳은 많아!, 바로 연락만 하면 된다!, 도움을 얻을 사람들과 연락하고 지내고 있다!)7. 균형 백신- 이성의 균형 유지하기감정과 사고의 균형, 몸과 마음의 균형, 가정과 일의 균형, 걱정과 안심의 균형을 위해 노력한다. 몸과 마음의 균형을 잃으면 혼란이 온다. 적절한 균형감각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내 이성을 믿기! 현명하고 지혜롭게 대처하자! 지나친 감정은 금물!)
#코로나19 #숲폐쇄 #방역(사진=클립아트코리아)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은 짧은 산책까지 가로막고 있다.대규모 집단 감염 발생 전까지만 해도 면역력 향상 및 건강관리를 위해 휴양림 같은 개방된 공간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답답해하는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자연휴양림으로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는 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전문가들도 공원이나 숲 같은 공간은 개인위생만 철저히 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의견을 전해 숲은 작은 탈출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그러나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자 공원과 숲길마저 폐쇄되고 있다.산림청은 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해 일부 국립자연휴양림을 임시 휴관 조치했다.또 지역 감염 위험을 막기 위해 문화예술시설, 체육시설과 더불어 생태공원, 캠핑장, 야영장, 시민의숲 등을 일시 폐쇄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주말 휴양림 이용을 계획한 시민들은 국립자연휴양림 홈페이지 등 확인이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TIP. 실내에서 건강하게 보내기△ 청소는 기본, 실내 온도(20~22도)와 습도(50%) 적절하게 유지하기.△ 주기적인 환기로 공기 순환시켜주기.△ 집안에서도 손 자주 씻기.△ 충분한 활동량△ 취침시간, 기상시간 지키며 규칙적인 생활 유지하기.
#코로나19 #마음챙기기 #건강염려증연일 이어지는 재난안전문자와 뉴스특보에 마음까지 어지러운 요즘이다. 실제 건강 상태와 관계 없이 건강염려증이 심해 오히려 건강을 망칠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건강염려증(hypochondriasis)은 심리적인 증상으로 '사소한 신체적 증세 또는 감각을 심각하게 해석하여 스스로 심각한 병에 걸려 있다고 확신하거나 두려워하고, 여기에 몰두해 있는 상태라고 정의된다.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평소 심리적인 문제가 없는 안정적인 성향의 사람이라도 극심한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지금 건강염려증 상태가 아닌지 아래 체크리스트를 확인해 보자.- 의사는 괜찮다고 하는데 자꾸 불안하다.- 질병, 증상에 대한 검색을 만이 하는 편이다.- 작은 신체증상을 심각한 질병과 연결시킨다.- 의료진의 진단결과에 의심이 된다.건강염려증을 줄이는데는 오히려 접하는 정보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 불확실한 정보가 넘쳐나는 때에 '코로나19 때문에 쓰러진 사람'이라며 전해지는 '찌라시'는 오히려 불안을 가중시킨다. 항간에 떠도는 불확실한 정보는 정신건강을 위해 단호히 거를 필요가 있다.기본적인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키고, 지나치게 상세한 불필요한 정보를 차단하는 것만이 몸과 마음 건강을 유지하는 비법이다.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의 충격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18일 일본 도쿄의 직장인들이 대거 마스크를 착용하고 인도를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전염성이 강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걸린 경증 환자가 특별한 치료 없이 회복한 사례가 일본에서 나왔다.코로나19 환자 치료를 맡았던 시미즈 쓰네히로(淸水恒廣) 교토(京都)시립병원 의사는 25일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코로나19 경증환자가 특별한 치료 없이 회복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코로나19 대응에서 병원 내 전염과 중증화하기 쉬운 고령자 등의 감염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시미즈 의사가 치료한 코로나19 환자는 20대 2명으로, 이미 퇴원했다고 한다.그는 "경증이라도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을 검사하는 PCR 진단법을 활용하지 않고는 폐렴의 병원체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인지 구별해 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폐렴은 엑스선이나 CT 검사로 폐에 나타나는 흰 음영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지만, 코로나19 환자는 경증 단계에서 음영이 극히 작거나 다른 세균이 원인인 폐렴과 아주 유사한 불투명한 유리 모양의 음영이 보였다는 것이다.시미즈 의사는 코로나19 환자 치료법으로 직접적으로 듣는 약이 없기 때문에 해열제만 처방했다고 말했다.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가 분리해 낸 코로나19 전자현미경 사진. (사진=연합)그는 코로나19 환자가 저절로 회복하길 기다릴 수밖에 없다면서 식사도 통상 입원환자에게 주는 걸 제공하는 등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았는데 점차 좋아졌다고 밝혔다.시미즈 의사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는 것은 무리이고 중증 감염자 수를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반 인플루엔자와 마찬가지로 손 씻기 등을 철저히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한편 시미즈 의사는 코로나19의 전염력이 강한 점을 고려해 환자의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한 비말 전염을 차단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게 하고 환자용 식기는 한번 쓰고 버리는 등 병원 내 감염 예방을 철저히 했다고 말했다.의사와 간호사는 마스크와 모자 외에도 눈을 통한 감염을 막기 위해 보호용 안경을 쓰도록 하고, 환자를 진찰할 때는 장갑까지 끼도록 했다고 그는 덧붙였다.이런 연구 결과는 자칫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을 완화시키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코로나19는 기저질환이 있는 확진자들에게는 치명적인 병이지만 건강하고 면역력이 강한 사람에게는 잠시 들어왔다 그냥 자연스럽게 치유되는 경우도 있음을 알게 해준다. 이는 코로나19 감염 대책이 중증의 감염자를 억제하는 쪽으로 모아져야 한다는 점을 시사해준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도 이러한 중증 감염자에 대한 치료와 방역을 강조한 바 있다. 건강한 일반인들이라면 죽음의 공포를 느낄 정도로 코로나19가 극한적인 병은 아니다. 평소의 건강관리에 더욱 유의하면서 슬기롭게 코로나19 사태를 이겨나갔으면 한다.
강원대학교 관계자가 중국인 유학생 입국을 사흘 앞둔 21일 오전 격리 공간으로 사용하기로 한 학생생활관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강원대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들은 24∼25일 입국해 이곳에서 2주간 격리 생활을 하게 된다. (사진=연합)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구와 경북에 확산하자 휴학을 문의하는 중국인 유학생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1일 경북대에 따르면 중국인 유학생들로부터 휴학 가능 여부와 절차를 문의하는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중국인 유학생들은 지난 18일까지 잠잠하다가 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자 학교로 돌아오는 걸 꺼리는 경향을 보인다고 대학 측은 설명했다.일부 학생은 코로나19 확산 소식을 접한 뒤 학교 측에 '대구가 우한처럼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섞인 질문을 하고 있다.대학 관계자는 "문의 전화 폭주로 담당자가 몸살을 앓을 정도다"고 말했다.영진전문대에서는 20일 50여명에 이어 21일에도 50여명이 추가로 전화를 걸어 휴학 의사를 전했다.이 대학에는 당초 260명이 방학을 마치고 이달 말까지 돌아올 예정이었지만 100여명이 휴학과 함께 입국을 포기했다.영남대도 20일 하루에만 50여명이 담당 부서에 휴학을 문의한 것으로 확인됐다.한편 경산시는 이날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휴학을 적극 권고해 달라 내용의 공문을 지역 대학들에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며칠 사이에 '중국인 유학생들의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던 대구는 이제 중국인 유학생의 '대구 엑소더스'를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대구 상황도 그만큼 위중하다는 방증이다.
(자료=연합)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경북 지역에서 빠르게 증가하며 이런 확산세가 전국으로 확대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감염병 전문가들은 다른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빨리 신호를 잡아 전파를 조기에 진압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상당한 유행이 우려되고, 환자 여러 명이 계속해 감염 환자를 만들어 낼 가능성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환자는 더 늘 것이고 수백~수천 명 단위에서 끝날지, 전국적인 유행이 될지는 1~2주 안에 판단할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역시 "감염군집이 대구에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금은 이런 감염군집을 발견하고 더 확산하지 않도록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는 닷새째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코로나19 확산이 멈추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16일부터 해외여행력이나 코로나19 확진자 접촉이 없었던 환자들이 서울과 대구 등에서 발견됐고, 이후 신규 감염자가 집단으로 발생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지역사회에서 이런 '깜깜이 전파'가 가능한 것은 코로나19의 초기 증상이 매우 경미하고, 이런 경증 상태에서도 바이러스 전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천 교수는 "증상이 심하지 않으니 환자는 본인이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자료=연합)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 역시 20일 중앙임상위원회 기자회견에서 국내 환자 28명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며 "코로나19는 증상 초기 단계부터 바이러스 배출량이 높은 데다 상기도에서 나와 기침을 통해 쉽게 전파되리라 본다"면서 "(초기에) 증상이 경미하거나 무증상이라, 코로나19 진단을 받기 전 지역사회 감염과 확산이 가능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환자가 증상을 아예 느끼지 못하는 '무증상 감염' 사례도 있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같은 기자회견에서 "'증상이 없는 환자가 있느냐', 이건 이제 과학적인 사실이 됐다"면서 "중국 우한에서 독일로 이송된 114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증상은 없는데 바이러스가 확인된 사례가 확인됐다"고 말했다.정부는 지난 한 달간 감염자를 발견하고 이 사람의 접촉자를 찾아내 격리하는 방역 전략을 취해 왔지만 이제 지역전파가 시작된 만큼 '불특정 감염'까지 고려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안이다.오 위원장은 "집회 자제, 휴교, 재택근무 등으로 사람 간 거리를 넓혀 코로나19의 확산 속도를 늦춰야 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환자 수 증가를 늦춰야 의료기관도 병실과 시약 등을 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코로나19와의 '장기전'에 대비해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도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자료=질병관리본부)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올려야 한다"면서 "전국적 전파일 때 '심각'으로 올릴 수 있는데, 지금 이런 전파가 아니라고 할 수 있나"라고 강조했다.'미지의 확진자'와 만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개인 차원에서도 감염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방역 당국이 현재 제시하는 감염병 예방 수칙은 ▲ 비누로 30초 이상 꼼꼼하게 손 씻기 ▲ 기침할 때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기 ▲ 기침 등 호흡기 증상 시 마스크 착용하기 ▲ 의료기관 방문 시 해외여행력 알리기 등이다. 대한감염학회 역시 '손 씻기'를 최고의 예방법으로 꼽는다.한편 최근 확진자들이 찾은 응급실이 폐쇄되는 사례가 잇따르며, 정부는 의심 사례가 있을 경우 응급실 대신 '선별진료소'를 먼저 방문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기침 등 감기나 호흡기 증상이 있으신 분은 병원이나 응급실로 바로 찾아가지 않도록 당부드린다"면서 "발열이 없는 가벼운 감기 증상의 분들은 가급적 집에서 쉬시면서 경과를 지켜보고, 발열이 동반된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는 1339 콜센터나 보건소를 거쳐 선별진료소를 이용하기 바란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코로나19 유행은 초기단계에 해당됐고, 이제 진정한 코로나와의 싸움이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방역당국도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했던 대로 '지나치리만큼' 시스템적으로 방역체계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정부도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인 만큼 의료체계가 수도권에 비해 미비한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과 지원이 주먹구구식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것이어야 한다. 기간을 정해서 한달 이내에 반드시 코로나19를 잡겠다는 구체적 목표와 실행력 없이 대증요법으로 맞선다면 큰 후유증을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대구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지역감염 단계에 사실상 들어섰다. 이 말은 지역의 불특정 다수 누구와 접촉해도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최대한 바깥 외출을 자제하면서 사람 접촉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꼭 만나야 할 사람이나 모임이 있다면 감염의 가능성을 줄이는 '면역력 강화'가 최우선 과제다.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코로나19는 뚜렷한 치료제와 백신이 없어 결국 감염자의 면역력에 의해 병의 치료 과정이 좌우된다고 한다. 면역력을 높이려면 ▲균형 잡힌 영양소를 함유한 끼니를 거르지 말고 ▲스트레스를 줄이고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도움이 된다. 더불어 '과음'을 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과음으로 만성피로와 수면부족을 호소하는 사람은 면역력이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과음은 간을 피로하게 만들어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술만 마시고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지 않아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알코올 중독 환자는 특히 음주로 인한 간 손상이 심하다. 만성 음주력이 있는 환자는 상대적으로 외부의 바이러스나 세균 질환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알코올 중독 환자는 정상인보다 전반적인 면역체계가 망가진 상태여서 바이러스 감염 빈도가 잦고 증상도 더 강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술에 취해 있는 알코올 중독 환자는 자신의 면역력이나 건강 상태를 확인해볼 여력이 없다. 가까운 가족이 이를 제대로 파악해 치료받게 해 환자의 면역력을 대신 지켜주는 게 중요하다. 따라서 면역력을 높이려면 무조건 과음을 피해야 한다. 자신에게 알코올 중독이 의심된다면 최대한 술을 안 마시려는 노력을 하고, 술 이외에 다른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대안을 지혜롭게 찾아야 한다. 이제 코로나19는 확산 단계 초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이 사태가 얼마나 갈지 누구도 알지 못한다. 길어지면 여름까지도 갈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운동과 절제있는 생활 패턴 만들기가 중요하다. 최근 들어 면역력을 높이는 다양한 건강기능식품도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것보다는 음주자제와 운동 등으로 코로나19와 맞서서 이겨내는 몸 만들기가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예방법임을 잊지 말자.
#소식 #하라하치부 #장수비법(사진=클립아트코리아)일본 오키나와 지역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수마을이 많다.전문가들은 장수의 이유를 그들의 식습관에서 찾았다.오키나와 전통 식단은 칼로리가 낮고 건강한 지방과 단백질을 풍부하게 섭취했다.그보다 주목한 점은 '하라하치부' 문화다. 음식을 먹을 때 배가 부르기 전 위의 80%만 차면 젓가락을 내려놓는 '소식'이 몸에 밴 습관이었던 것.오키나와에서 비만 노인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도 이 덕분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적게 먹으면 오래 산다'는 말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칼로리 섭취를 줄이면 몸무게가 줄고 노화를 늦출 수 있다.소식을 습관화하면 우리 몸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대사 작용에 비교적 적은 열량을 소모한다.대사가 느려지는 만큼 노화 진행도 느려지고 산화 스트레스가 줄어 세포 손상도 줄일 수 있다.다만 소식도 '적당한 시기'가 있다.성장기에는 소식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며 활동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20~30대도 비만이 아니라면 소식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하지만 중장년층이 되면 기초대사량이 줄고 신체활동량도 적어져 소식이 도움이 된다.또 70대 이상의 노년층은 장기가 노화하면서 영양소 흡수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많은 양을 먹어 영양을 충분히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임신 25주째 몸무게 645g으로 태어난 초미숙아가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에서 치료받고 있다. (사진=의정부성모병원 제공)645g의 초극소 저체중(초미숙아)으로 태어난 여자 아기가 135일간 집중 치료를 받고 건강하게 퇴원했다.17일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 따르면 A씨는 임신 25주째인 지난해 9월 병원을 찾아 딸을 출산했다. 40주를 채우지 못하고 예정일보다 15주나 빨랐다.아기는 몸무게가 645g에 불과한 초미숙아였다.초미숙아는 특히 폐가 성숙하지 않아 호흡에 문제가 생기고, 면역력이 약해 심혈관 기관, 신경계 기관, 소화기관, 대사 등 모든 신체 활동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이 아기는 우려대로 엄마 뱃속을 나온 직후 움직임과 울음이 없었다. 온몸에 청색증도 관찰됐다. 의료진은 심장 박동 수가 60회 미만으로 떨어지자 기도에 관을 넣고 심폐소생술도 실시했다.부모와 의료진의 걱정 속에 아기는 이 병원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로 옮겨졌다.임신 25주째 몸무게 645g으로 태어난 초미숙아가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에서 135일간 치료받은 뒤 부모와 함께 건강하게 퇴원하고 있다. (사진=의정부성모병원 제공)아기는 인공호흡기를 차고 24시간 집중 치료를 받았다. 호흡곤란증후군 때문에 특정 주사도 맞아야 했다.아기의 면역력을 높이고 괴사성 장염을 막으려면 모유 수유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의료진의 조언에 따라 아기의 엄마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모유를 짜내 사투를 벌이는 아기에게 먹였다.위급한 순간도 있었지만 아기는 버텨냈고 기적적으로 조금씩 회복했다.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의 각별한 치료로 인공호흡기를 떼고 스스로 숨을 쉴 수 있게 됐다. 모유를 입으로 먹을 정도로 호전됐다.아기는 입원한 지 135일 만에 몸무게 2.9㎏을 기록, 지난달 29일 건강한 상태로 퇴원했다.아기 엄마 A씨는 "아이가 이렇게 건강을 찾아 품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 준 의료진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은 2016년부터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를 운영 중이며 지난해 2월 소아청소년과 이연경·고선영 교수를 초빙한 뒤 진료 체계를 만들고 산부인과와 협력 체계를 구축, 소아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Naver TV '시리즈M:별의별인간연수고' 캡처)MBC 아나운서 임현주가 작은 사회통념 깨기에 도전하고 나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는 브래지어를 차지 않고 생방송을 진행한 뒤 소감을 전했다.임현주 아나운서는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1겹의 속옷을 뛰어 넘으면 훨씬 더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1인치의 장벽 봉 감독님 오마주)"라며 "노브라로 생방송하던 날 약간의 용기가 필요했지만 겉으로 티 나지 않아서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이렇게 해보고 나니 이젠 뭐 어떤가 싶어졌다. 뭐든 시작이 망설여지는 법이죠. 공감과 변화는 서서히"라고 전했다.앞서 임현주 아나운서는 지난 2018년 4월 12일 둥근 뿔테 안경을 쓰고 MBC 아침 뉴스 '뉴스투데이' 앵커로 나서, '여성 앵커는 안경을 쓰지 않는다'는 그간의 고정관념을 깨기도 했다.당시 임현주는 "이벤트로 (안경을 쓰고 뉴스를 진행)한 것이 아니다. '앞으로 내가 안경을 (방송에서) 쓸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서 시작한 것"이라며 "저도 편하고 시청자도 좋다면 더 자주 안경을 껴서 시청자들도 익숙해지면 좋을 것 같다. 앞으로는 안경이 필요한 날 고민 안 하고 편하게 쓰고 싶다"고 말했다.이번 노브라 생방송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뤄진 셈이다.(사진=Naver TV '시리즈M:별의별인간연구소' 캡처)임현주는 SNS에서 "대다수의 여성들이 브래지어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노브라를 지향하지만 망설이는 이유는 유두 노출에 대한 엇갈린 시선 때문일 것"이라며 글을 이었다."노브라 여성을 봤을 때 아무렇지 않게 자연스럽게 대할 사람이 현재로서 많다고 할 수 있을까? 누가 옳고 그르고를 따지기 전에 단지 익숙하지 않아 어색함을 느끼는 데는 십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결을 달리해 노브라를 무조건적인 비난의 대상으로 만드는 것을 이전에 여러 사례를 통해 우리는 목격했다. '문란하다, 자극적이다, 자기 생각만 한다, 예의가 없다, 꼴보기 싫다…' 나는 잠시 뒤 노브라로 생방송을 하게 된다."그는 "내가 노브라로 출연한다는 사실을 알고 같은 여자 출연자들이 더 반가워했다"며 "이전에 전혀 상상해 보지 못했던 일이 현실로 일어난다는 것에 대해 놀라움과 대리만족이 섞여 있었다"고 했다."겉보기에 브래지어를 했는지 안 했는지 알 수 없는 의상이다. 보는 사람에게도 불편함이 없으리라 생각하니 나도 편안함을 느끼며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방송에 임할 수 있었다. 혹시나 해서 살펴 본 시청자 게시판에도 항의글 하나 올라오지 않았다. '가끔 이렇게 브래지어를 하지 않고 방송 해도 되겠는데?' 신선한 경험이자 발견이었다."임현주는 "노브라 촬영을 진행하며 남자 제작진들의 변화가 눈에 띄었다"며 "남자 PD는 이전에 브래지어에 와이어가 있다는 사실도, 그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답답함을 느낀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고 했다. 이해가 이해를 낳았다"고 전했다.이어 "그러니 혹여 노브라 기사에 성희롱적인 댓글을 다는 남자들이 있다면, 어느 더운 여름날, 꼭 하루는 브래지어를 차고 생활 해 보길 권합니다"라고 강조했다.사실 브래지어는 건강의 관점에서 볼 때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브래지어는 통기성과 흡습성이 좋지 못하고 혈액순환에 그리 좋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방암 내력이 있는 집안일 경우에는 의사들이 가능한 한 브래지어를 차지 않고 생활할 것을 권장하기까지 한다. 매년 7월 9일은 여성들이 브래지어로 인한 건강상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세계 노브라의 날'로 정해져 있기도 하다. 임현주 아나운서는 지난 2018년 4월 12일 둥근 뿔테 안경을 쓰고 MBC 아침 뉴스 '뉴스투데이' 앵커로 나서, '여성 앵커는 안경을 쓰지 않는다'는 그간의 고정관념을 깨기도 했다. (사진=임현주 아나운서 SNS 캡처)브래지어는 여성의 몸을 압박하는 형태를 띠고 있어 하루종일 착용하고 있으면 숙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2000년 ‘옷이 피부에 주는 압력이 서캐디안 리듬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속옷을 입을 때 피부에 가해지는 압력이 멜라토닌의 발생을 억제해 숙면을 방해한다고 나타났다. 잘 자려면 브래지어를 풀고 자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다.또 다른 연구에서는 너무 꽉 끼는 브래지어를 입을 경우 소화 장애와 신경 손상 그리고 혈전 및 녹내장 등 다양한 질병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고 꽉 끼는 속옷이 부교감 신경을 억제해 소화액 분비를 감소시키고 대장 운동을 저하해 변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브래지어를 하지 않으면 가슴 형태가 흐트러지고 쳐진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오히려 가슴의 모양과 탄력은 선천적이고 호르몬과, 노화, 다이어트, 출산 횟수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매일 브래지어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성의 노브라를 둘러싸고 남자와 차별을 두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노브라 논쟁은 지난해 가수 설리가 "브래지어는 건강에도 좋지 않고 액세서리일 뿐"이라며 '노브라' 권리를 주장한 데 이어 걸그룹 마마무 화사의 '노브라 공항 패션'이 알려지면서 누리꾼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진 바 있다. '노브라'를 비판하는 이들은 여성 연예인의 '노브라' 차림이 보기 불편하다고 하지만, 찬성하는 이들은 "우리 사회가 남성보다 여성의 신체를 과하게 제약하고 있어서 나오는 성차별적 반응"이라고 반박하고 있다.SNS에서도 여성의 유두와 가슴은 드러내서는 안 되는 규제의 대상이다. 지난 2018년 6월 페이스북은 한 여성단체가 시위 목적으로 여성의 유두가 포함된 사진을 게시하자 음란성을 이유로 삭제했다. 이에 여성의 몸을 성적 대상으로만 본다는 지적이 쏟아지자 페이스북 코리아는 공식으로 사과하고 삭제했던 게시물을 복구했다.그러나 2019년에도 같은 일이 반복됐다. 페이스북 코리아는 지난해 6월 29일 같은 단체가 게시한 여성의 가슴 노출 사진을 '유두가 포함된 여성의 가슴 이미지는 일부 제한된다'라는 규정을 이유로 차단 조치했다. 페이스북에서 차단된 게시물은 작성자만 볼 수 있고 일반 사용자는 접근할 수 없다. 단체가 "여성과 남성의 신체 이미지에 대해 상이한 잣대를 들이대는 상황이 개선되지 않았다"며 재차 항의하자 페이스북은 또다시 차단 조치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미디어도 유독 여성의 몸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기는 마찬가지다. 방송심의위원회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에서 품위유지 조항에 해당하는 27조와 성 표현 관련 조항인 35조를 근거로 방송에서 가슴 노출을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방송에서 남성의 가슴 노출에 대한 제재가 이뤄진 사례는 거의 없는 실정이어서 사실상 여성의 가슴에 국한된 규정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에 방송심의위 관계자는 "여성과 남성을 구분해 가슴 노출에 대해 규제하고 있지는 않다"며 "방송 내용을 보고 맥락이나 표현을 고려해서 심의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남녀의 '가슴'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상반된 시선은 단순히 여성도 가슴을 드러낼 수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노브라' 권리를 주창하는 이들은 브래지어로 대표되는 여성의 가슴에 대한 사회적 통제가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현재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A(21)씨는 "브래지어를 하지 않고 데이트에 나가면 남자친구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착용하면 안되냐고 하며 불편해했다"면서 "처음엔 남자친구의 반응이 신경 쓰였지만 브래지어를 하면 소화가 안 돼 복통에 시달리기 때문에 착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김혜지(가명·23)씨도 "어깨 인대 수술을 한 어머니가 브래지어를 하지 말라는 의사의 조언에도 사회적 시선 때문에 굳이 착용하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꼈다"며 "신체적 건강을 위해서 당당히 노브라를 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가슴을 포함한 여성의 신체에 대해 감추거나 '쉬쉬'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는 여성의 과도한 자기검열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한 대학교 캠퍼스에서 만난 정소민(가명·24)씨는 "여러 명이 모인 자리에서 생리에 대해 언급하기란 자유롭지 않다"며 "학창 시절 생리통이 심해도 교사 등 주변에 알리고 도움을 청하기 어려웠다"고 여성의 생리현상을 공개적으로 말하지 못하는 현실을 비판했다.또 정씨는 성인이 되어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받으려 했는데도 부모가 "네가 왜 거길 가느냐"고 말렸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미혼 여성이 산부인과에 가는 것을 우리 사회가 좋지 않게 보는 것 같은데 단순히 병원을 가는 것이지 않냐"며 씁쓸해했다.정다운산부인과의 원영석 원장은 "통계청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자궁경부암으로 1년에 여성 2.5명이 죽는데도 산부인과에 자궁경부암 예방 주사를 맞으러 오는 여성은 아직 매우 적다"면서 "아직도 사회적 편견 때문에 산부인과 방문을 꺼리는 여성이 많은 탓"이라고 지적했다.건국대 몸문화연구소의 윤김지영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몸에 대한 정보는 숨겨야 하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면서 "이에 따라 여성 신체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고 그 결과 여성의 건강권이 침해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공중파 아나운서가 노브라를 공개적으로 선언하며 생방송을 진행하는 세상이 됐다. 사회통념과 규범은 바뀌기 마련이다. 여성 억압의 대명사인 코르셋도 원래는 남성이 착용하던 것이었다. 전통적으로 서양의 장교가 배가 나오는 것을 수치로 여겼는데 나온 배를 가리는 도구가 바로 코르셋이었다. 스타킹도 원래는 남성 속옷이었다. 예전에 갑옷을 입을 때 안에 입을 옷이 마땅치 않아 가볍게 입게 된 것이 스타킹이었다. 그러다 갑옷을 입을 일이 없어지면서 스타킹의 필요성은 사라졌고, 몸이 드러나지 않게 가리려는 전통이 남아있는 여성들만 스타킹을 신게 되었다.브래지어의 시초가 된 중세시대 궁사들의 팔목보호대인 브레이서. 브래지어(brassiere)는 원래 활을 쏠 때 걸리는 것을 막기 위해 했던 손목 착용구(팔목보호대)가 그 시초다. 중세유럽의 전쟁터에서 궁사의 팔목보호대를 뜻하는 '브라시에르'(braciere)에서 온 말이다. 영어로 '브레이서'(bracer)라 불린다. 여성 속옷과 궁사들의 팔목보호대는 상당한 거리감이 있지만, 브레이서는 중세말기를 지나면서 단순히 팔목보호대를 넘어 갑옷의 가슴 보호구를 통칭하는 용어로도 쓰이면서 오늘날 브래지어와 연결고리가 생겼다고 한다. 19세기로 넘어와 프랑스어 브라시에르는 조끼 혹은 구명조끼 등을 뜻하는 단어가 됐고, 현대적 의미의 브래지어가 발명된 이후에는 주로 여성들이 가슴에 착용하는 속옷의 의미로 뜻이 고정되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브래지어를 하는 것이 여성의 건강과 생활의 편리함에서 온 것이 아니라 여성 신체의 일부를 가리려는 '방어막'으로 인식되어 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인간이 만든 많은 사회 규칙들과 규범은 시대상황에 따라 변화돼 왔다. 이제는 브래지어에 관한 사회규범도 여성이 남성과 똑 같이 존중받고 편안함과 건강을 추구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